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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문원주 "트레이서 자부심…연기 포기 안하길 참 잘했죠"

등록 2022.03.29 08:2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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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 '트레이서' 속 늦깎이 공무원 '고동원'으로 존재감 각인

"몇 수 앞 내다보는 임시완 보며 반성…손현주 가장 존경"

올해도 열일행보…'소방서 옆 경찰서'·'비2밀' 출연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트레이서 시즌2 고동원 역의 배우 문원주이 지난 17일 서울 광진구 문연기 학원에서 뉴시스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2022.03.29.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트레이서 시즌2 고동원 역의 배우 문원주이 지난 17일 서울 광진구 문연기 학원에서 뉴시스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2022.03.2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배우 문원주(42)는 배역을 맡을 때마다 "친구 사귄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상상하며 편지를 쓰고, 익숙해지면 그 역할로 일기를 쓴다. 매번 다른 사람 삶에 가까워지며 흥미를 느끼는 편이다. 웨이브 드라마 '트레이서' 속 늦깎이 공무원 '고동원'은 처음 해보는 캐릭터였지만 "가장 편하고 행복했다"고 한다. 이전에는 돋보이려고 욕심 부렸다면, 이번에는 조금 내려놓으니 한결 편해진 모습이다.

트레이서는 누군가에겐 판검사보다 무서운 곳 국세청, 일명 '쓰레기 하치장'이라 불리는 조세 5국에 굴러온 '황동주'(임시완) 활약을 그렸다. 동원은 중앙지방국세청 조세 5국 1팀 팀원이다. 엄살이 많고 희생정신도 없지만, 마음이 약해 실속을 채우지 못했다. 푼수 끼 가득한 성격 탓에 미워할 수 없었다.
 
"본인 연기는 평생 봐도 부족해 보일 것 같다. 매번 아쉽다. 욕심을 내면 더 이상해지는데, 이번에는 친구들이 '편해졌다'고 얘기를 많이 해줬다. 동원은 평면적으로 바라보면 익살 맞고 재미있는 역이다. 국세청에 왜 들어왔고 '5국1팀 안에서 원하는 게 뭘까?' 고민했다. 평소 밝은 역을 연기할 때 어두운 면을 보고, 어두운 역을 연기할 때는 밝은 면을 보려고 했다. 촬영하면서 나의 예전 모습도 들여다봤다."

촬영 전 국세청 자료조사도 했지만, 세무 공부를 완벽히 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국세청 내부 조직 등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김현정 작가가 워낙 디테일하게 써 극본을 보면 대부분 이해됐다"며 "배우들끼리도 '작가님이 10년 고민하면서 쓴 것 같다'고 할 정도"라고 귀띔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트레이서 시즌2 고동원 역의 배우 문원주이 지난 17일 서울 광진구 문연기 학원에서 뉴시스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2022.03.29.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트레이서 시즌2 고동원 역의 배우 문원주이 지난 17일 서울 광진구 문연기 학원에서 뉴시스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2022.03.29. [email protected]


문원주는 첫 회부터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동원은 화가 난 민원인이 던진 홍시를 온몸으로 받았다. 짠내 넘치는 표정과 호들갑스러운 몸짓이 인상적이었다. 문원주는 "촬영하면서도 재미있었다. 좀 더 맞길 원했다"며 "홍시철이 아니라서 아이스 홍시로 맞았다. 상상한 거보다 약한 느낌이었지만 화면에서는 괜찮았다"고 설명했다.

5회에서는 동원이 동주와 함께 '서혜영'(고아성)을 끌고 사무실로 나오는 장면이 웃음을 줬다. 임시완(34)이 아이디어를 많이 냈다며 "마지막회에서 동주가 떠날 때 들어올리는 것도 시완이 아이디어였다. 함께 작업한 친구 중 제일 똑똑하다"고 극찬했다. "시완이는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내 생경하고 살아있는 장면을 만들었다"며 "'어쩜 저렇게 영리할까?' 싶었고, 스스로 반성도 많이 했다. 세트에서 촬영할 때 별로일 것 같다고 생각한 신이 있었는데, 화면으로 보니 정말 좋더라. '얘 장난 아니구나'라고 생각했다. 내가 현재만 본다면 시완이는 미래 앞을 몇 수 내다보는 느낌"이라고 강조했다.

조세 5국 1팀 반장 '안경희'(전익령), 팀원 '김한빈'(문수인)과 호흡도 빛났다. 전익령(41)은 중앙대학교 연극과 한기수 선배라며 "학교 다닐 때 함께 공연을 많이 했는데 작품으로 만난 건 처음이다. 그 때도 의지를 많이 했는데, 누나가 배려를 많이 해줘 재미있게 촬영했다. 수인이도 성격이 워낙 좋다. 중간에서 막내 역할 해주고 추진력도 좋아서 사적으로 술도 많이 마셨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트레이서 시즌2 고동원 역의 배우 문원주이 지난 17일 서울 광진구 문연기 학원에서 뉴시스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2022.03.28.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트레이서 시즌2 고동원 역의 배우 문원주이 지난 17일 서울 광진구 문연기 학원에서 뉴시스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2022.03.28. [email protected]


애초 트레이서는 웨이브에서만 공개할 계획이었지만, MBC TV 금토극으로도 방송했다. 시즌1은 시청률 7~8%대로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토론 등으로 자주 결방해 흐름이 끊겼다. 시즌2는 웨이브에서 전 회차를 한 날에 공개하고 MBC에서 뒤늦게 방송했다. 시즌2 마지막 8회는 9.0%(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찍으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문원주는 "예전에는 시청률에 많이 집착했다"면서도 "이승영 PD님께 촬영이 다 끝난 후 장문의 카톡을 보냈다. 그중 하나가 '자부심 갖게 해줘서 감사하다'는 내용이었다. 첫 방은 MBC로 봤는데 너무 긴장해 웨이브로 볼 때 더 좋더라. 극본뿐만 아니라 연출도 훌륭했다. PD님이 뚝심있게 연출해 편집에서도 다 드러났다. 모든 회차 두 세 번씩 봤고 볼 때마다 새롭고 재미있었다"고 털어놨다. "시즌3를 꼭 했으면 좋겠다"며 "'오영'(박용우)이 국세청장 되고, 위기를 겪을 때 5국1팀이 어떻게 활약하는 지가 그려지지 않을까. 동주가 지방에서 올라오고, 5국1팀 팀원들이 반대 세력에 맞서 좀 더 전문성있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트레이서 팀워크는 빛을 발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 탓에 회식 한 번 못했지만 "초반부터 서먹함 없이 편했고, 가족처럼 지내 끈끈함이 생겼다"고 회상했다. 손현주(57)가 중심을 잡아줬고, 임시완의 리더십과 고아성(30)의 배려심, 박용우(51)의 순수함이 조화를 이뤘다. 특히 문원주는 손현주에게 존경심을 드러냈다.

"학교 선배인데 작품에서는 두 번째 호흡을 맞췄다. 처음 뵀을 때 '함께 하게 돼 영광입니다'라고 인사했다. 다른 배우들과는 편한데, 선배는 워낙 존경해 바라보게만 된다. 연기하면서 범접할 수 없는 에너지가 느껴지더라. 세트장 밖까지도 에너지가 퍼졌고, 상대방이 연기할 필요가 없게 만들었다. 트레이서 배우들 모두 잘했지만 손현주 선배 연기는 압권이었다. 후반부에 동원이 '인세준'(손현주) 청장을 계속 미행하는데, 부딪히거나 한 장면에 담긴 신이 한 번도 없어서 아쉬웠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트레이서 시즌2 고동원 역의 배우 문원주이 지난 17일 서울 광진구 문연기 학원에서 뉴시스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2022.03.28.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트레이서 시즌2 고동원 역의 배우 문원주이 지난 17일 서울 광진구 문연기 학원에서 뉴시스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2022.03.28. [email protected]


문원주는 연극무대에서 실력을 쌓은 후 2005년 영화 '잠복근무'(감독 박광춘)로 데뷔했다. '모던보이'(감독 정지우·2008) '방자전'(감독 김대우·2010) '투혼'(감독 김상진·2011) 등에서 활약했다. 드라마 '녹두꽃'(2019)을 시작으로 '스토브리그'(2019~2020) '크라임 퍼즐'(2021)에 연이어 출연하며 주목 받았다. 중간에 슬럼프도 겼었지만, 지금까지 포기하지 않고 연기를 계속 한 게 "가장 잘한 일"이라고 짚었다. 차기작도 확정한 상태다. SBS TV 드라마 '소방서 옆 경찰서'와 영화 '비2밀'로 열일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문원주는 서울 자양동에서 '문연기학원'도 운영 중이다. 수많은 후배들을 가르쳤지만, SNS에 남긴 것처럼 "촬영할 때가 가장 좋다"고 미소지었다.  짚었다. 지난해 트레이서와 크라임퍼즐을 동시에 촬영하고 대학원까지 다녔다. "학원 운영하면서 VR 사업하고, 연극 치료사에도 도전하는 등 정신없이 지냈다"며 "촬영장에 가는 게 소풍 가는 느낌이었다. 20~30대에는 내 자신을 잃고 연기해 현장 나가기가 싫을 때도 있었다. 지금은 못하는 모습도 인정하려고 한다"고 했다.

"작품이 끝날 때마다 조급함이 찾아온다. 박용우 선배가 '그러지 말라'면서 '조금 더 지나면 훨씬 많이 일 할 수 있다'고 조언해주더라. 스스로 바쁘지 않으면 불안해 하는 것 같다. 요즘 강아지를 돌보면서 부성애를 많이 느낀다. 결혼은 아직 안 했지만 부성애 연기를 해보고 싶다. 물론 극을 끌고 가고 싶은 욕심도 있다. 그런 날이 곧 오지 않을까? 하하."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트레이서 시즌2 고동원 역의 배우 문원주이 지난 17일 서울 광진구 문연기 학원에서 뉴시스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2022.03.28.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트레이서 시즌2 고동원 역의 배우 문원주이 지난 17일 서울 광진구 문연기 학원에서 뉴시스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2022.03.28.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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