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의 현실 그린 ‘광부 화가’ 황재형 별세…향년 74세
1980년대 태백 탄광촌 정착, 삶의 현장 화폭에 담아
한국 리얼리즘 미술 대표 작가
![[서울=뉴시스] 황재형 작가.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2021.5.04.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1/05/04/NISI20210504_0000740204_web.jpg?rnd=20210504114206)
[서울=뉴시스] 황재형 작가.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2021.5.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한국 리얼리즘 미술을 대표해온 '광부 화가' 황재형 화백이 27일 새벽 5시 별세했다. 향년 74세.
유족과 가나아트센터에 따르면 황 화백은 췌장암 투병 중 최근 병원에 입원했으며, 병세가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1952년 전남 보성에서 태어난 그는 1982년 중앙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197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1980년대 초 강원도 태백에 정착해 일하는 사람들의 삶 속으로 직접 들어가 노동 현장과 삶의 터전을 화폭에 담았다.
그는 산업화의 그늘에 놓인 노동자와 서민의 삶을 주요 화두로 삼아 한국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정면으로 응시했다. 이러한 태도는 1980년대 한국 리얼리즘 미술의 중요한 흐름을 형성하는 데 기여했다.
특히 1982년 태백에서 실제 광부로 일한 경험은 그의 작업 세계를 결정지은 전환점이었다. 탄광 노동의 고단함과 위험, 광산촌 공동체의 애환을 몸으로 겪은 뒤 이를 사실적으로 그려내며 ‘광부 화가’라는 별칭을 얻었다. 그의 작품은 개발과 성장의 이면에 놓인 시대의 얼굴을 기록한 작업으로 평가된다.

높이 2m가 넘는 황재형의 그림 '황지 330'. 낡고 헤진 작업복은 1980년 황지탄광에서 매몰사고로 사망한 광부의 작업복이다. 이 작품은 1982년 제5회 중앙미술대전에서 장려상을 수상했고 ‘임술년’ 창립전에서도 선보여 주목받았다.

2021년 5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렸던 황재형 개인전 '회천回天' 전시 전경. 사진은 십만개의 머리카락'으로 만든 신작 '드러난 얼굴'작품. 2021.05.04. [email protected]
2017년 가나아트에서 열린 개인전에서는 머리카락 십만여 가닥을 사용해 완성한 작품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물감 대신 머리카락 한 올 한 올로 완성한 인물과 풍경은 노동과 삶의 체취를 물질적으로 환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가나아트센터는 당시 머리카락을 재료로 온전한 회화를 제작한 사례는 세계 최초라고 밝힌 바 있다.
이어 2021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린 개인전 ‘회천(回天)’에서는 탄광촌 노동자 작업복 연작부터 머리카락 초상화까지 40여 년의 작업을 조망하는 65점을 선보이며 한국 리얼리즘 미술의 미술사적 가치를 재조명했다.
황 화백은 2016년 제1회 박수근미술상을 수상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1호(3층)에 마련됐다. 발인은 3월 1일 오전 7시 40분, 장지는 강원도 태백시 황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