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충격에 따른 강남 약세…한강벨트로 번질 듯"
강남3구·용산구 아파트값 2년만에 하락 전환
"보유세 부담 압박도…대출규제로 매물 쌓여"
"강남→한강벨트→외곽 연쇄 영향 집값 조정"
![[서울=뉴시스]](https://img1.newsis.com/2026/02/26/NISI20260226_0002071675_web.jpg?rnd=20260226174907)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서울 핵심지역인 강남3구와 용산구 아파트값이 2년만에 하락 전환했다. 전문가들은 다주택 급매물 출회와 보유세 강화 불안이 겹치며 상급지부터 시작된 서울 집값 조정이 주변으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27일 한국부동산원 2월 넷째 주(23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4%포인트(p) 내린 0.11%로 4주 연속 오름폭이 줄어들었다.
자치구별로 보면 강남구는 전주(0.01%) 대비 0.07%포인트(p) 내린 -0.06%, 서초구는 0.05%에서 0.07%p 내린 -0.02%로 2024년 3월 둘째 주 이후 100주만에 하락 전환했다. 송파구(0.06→-0.03%)와 용산구(0.07→-0.01%)도 각각 47주, 100주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는 올해 초부터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 종료 방침을 발표하자 고가 아파트 보유자들이 주택 처분을 위해 가격을 내린 급매물을 내놓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정책 충격에 따른 급매물 출회로 인한 약세"라며 "지금은 다주택자 뿐만 아니라 고령의 1주택자들이 차익 실현을 위해 주거를 다운사이징하는 매물이 섞여 나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이전과 달리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높은 상황에서 보유세 부담이 커질 것이란 강한 심리적 압박이 작용하고 있다"며 "더욱이 대출 규제와 증시 강세로 부동산으로 자금이 유입되지 않고 있어 매물이 쌓이면서 가격이 조정되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급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강남권의 경우 고강도 대출 규제로 매매 수요가 제한적인 데다가 집값 하락 기대감에 매수자들의 관망 기류가 강해 거래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 것도 영향을 주고 있다.
KB부동산 2월 넷째 주 주간 동향을 보면, 서울의 매수우위지수는 73.4로 1월 마지막 주(99.3) 이후 하락세를 이어갔다. 매수우위지수가 100을 하회할 수록 매도자가 많아 '매수자 우위' 시장이라는 의미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대출 규제로 인해 25억원 초과 아파트가 많은 강남권의 경우 현금 20억원 이상을 보유하고 무주택자여야만 진입이 가능해 거래가 쉽지 않다"며 "그 안에서도 급한 매물이 저가로 거래가 되면서 매매가격이 하락 전환하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도 "실제 서울의 경우 매물량이 1개월 사이 1만호 이상 증가한 상황"이라며 "매물이 단기적으로 증가하며 매도자는 호가를 내리고 있지만 매수자는 추가 가격 하락에 대한 기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해 강남권 집값이 가파른 오름폭을 보이며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이 8.98%로 19년만에 최고치를 찍은 것도 매수자들을 신중하게 하는 요소다.
KB부동산에 따르면, 1월 기준 강남구(37.7%), 송파구(39.4%), 용산구(39.7%), 서초구(41.6%) 전세가율은 서울 평균(50.6%)을 크게 하회하고 있다. 전세가율이 낮은 것은 매매가격과 전셋값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는 의미다.
박 위원은 "전세가율만으로 집값 거품을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매매가격이 전셋값에 비해 지나치게 앞서 나가고 있다는 점은 분명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강남3구와 용산구에서 시작된 집값 약세가 한강벨트 등 주변 지역으로 전이되며 순차적으로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박 위원은 "강남과 용산은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를 선도해온 풍향계와 같은 지역"이라며 "매물이 늘지만 소화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들 지역의 하락세는 한강벨트는 물론 서울 나머지 지역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줘 서울이 곧 약세로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함 랩장은 "지난주 과천 집값이 하락하고 강남이 보합 전환한 상태라 이대로 매물이 더 증가한다면 강남 외에 양천구, 동작구 등의 가격 하락도 가능하리라 본다"며 "조정대상지역 확대나 주택임대사업자에 대한 대출 축소 시그널, 7월 부동산 세제 개편 방향을 고려하면 연내는 수도권에 매물이 더 나오면서 당분간 매물 잠김은 제한적일 듯 하다"고 전망했다.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이후에도 보유세 강화, 비거주 1주택자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 축소 등 추가 세제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불안이 집값 조정의 향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위원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가 확정된 데다가 종합부동산세 강화가 유력해보이니 문의만 하던 분들이 실제 매물을 내놓으려고 세금을 계산하는 문의가 많았다"며 "5월9일 양도세 중과 이후에도 종부세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는 만큼 선제적으로 처분을 하려는 주택 보유자가 나오면 가격 조정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양 위원은 "키를 맞추는 집값 성격상 강남권이 떨어지면 한강벨트와 다른 지역도 가격 조정 흐름이 전이될 수 있다"며 "대출 규제 영향이 덜한 외곽지역 거래가 늘며 반사이익을 받고 있지만 준상급지인 한강벨트까지 조정에 들어가면 외곽지역도 가격이 계속 오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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