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은 소비가 아니라 공양"…선재스님이 경쟁 속 지킨 사찰음식의 철학 [문화人터뷰]
'흑백요리사2' 출연한 사찰음식 명장 1호
"잘 만드는 것보다 먼저 잘 먹는 법 배워야"
"한 끼라도 제철 재료…몸에 맞는 음식인지"
"관심에 감사…외출·만남 줄이며 리듬 찾아"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선재스님이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한국사찰음식문화체험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12.14. ks@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2/12/NISI20251212_0021094405_web.jpg?rnd=20251214143224)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선재스님이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한국사찰음식문화체험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12.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한이재 기자 =
경쟁은 치열했고, 카메라는 자극을 원했다. 그러나 '사찰음식 명장 1호' 선재스님은 흔들리지 않았다. 예능 프로그램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그는 순위보다 사찰음식의 철학을 전하는데 방점을 찍었다.
뉴시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선재스님은 사찰음식에 담긴 본질을 '관계'에서 찾았다. 먹는 일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행위가 아니라는 것이다. 사람은 음식을 통해 몸과 마음을 만들고, 세상과 관계를 맺는다. 그가 말하는 연(緣)은 생명들이 서로를 필요로 하는 관계성이다. 요리하는 일도, 먹는 일도 그래서 수행이다.
"행주좌와어묵동정(行住坐臥語默動靜)이 우리 수행이에요."
걷고, 멈추고, 앉고, 눕고, 말하고, 침묵하고, 움직이고, 고요한 모든 일상이 수행이라는 뜻이다. 음식 역시 예외가 아니다.
그는 잘 만드는 것보다 먼저 잘 먹는 법을 배워야한다고 말했다.
"아침에는 몸을 깨우는 맑은 음식, 낮에는 충분히, 저녁에는 과한 열량과 자극을 줄이는 식으로 자기 리듬을 만드는 게 좋습니다."
음식을 급하게 삼키지 말고, 몸속으로 들어오는 시간을 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집에서는 거창할 필요가 없다. 한끼라도 제철 재료로, 덜 자극적으로, 버리는 음식이 적게 만드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권했다.
사찰음식의 핵심은 화려한 기술이 아니라 덜어내고 살리는 마음과 태도에 있다는게 스님의 생각이다.
비싼 재료가 곧 건강한 음식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했다. 오히려 제철 재료는 비교적 값이 덜하고, 그 시기에 필요한 기운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사람 역시 자연의 일부이기에 계절의 리듬을 거스르면 몸이 먼저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제철을 먹는 일은 몸과 자연의 조화를 지키는 방법이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선재스님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 열린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2' 제작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12.17. jini@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2/17/NISI20251217_0021098970_web.jpg?rnd=20251217114427)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선재스님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 열린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2' 제작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12.17. [email protected]
이같은 철학을 알리기위해 그는 예능 무대에 섰다. 처음에는 망설였다. 주변의 만류도 있었다.
"사찰음식이 경쟁이라는 자극적인 프레임 안에서 오해되지 않을까 걱정했습니다. 하지만 한국 전통 음식과 발효 문화, 그리고 '어디서 왔는지, 어떤 마음으로 만들었는지, 누가 먹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현장에서 그는 또 다른 '수행자'를 만났다고 했다. 각자의 자리에서 성실하고 진지하게 임하는 요리사들의 모습 속에서 경쟁 이상의 가치를 봤다는 것이다.
방송 이후 예상보다 큰 관심이 쏟아졌다. 감사한 일이지만, 수행자로서의 리듬을 지키는 일은 어려워졌다.
"제가 식당을 운영하지 않는데도 직접 찾아와 음식을 먹어보고 싶다는 분들이 늘었습니다. 외출과 만남을 줄이고 본래의 리듬을 지키려 애쓰고 있습니다."
방송에서 단순하다는 평가를 받을 걸 알면서도 '당근국수'와 '당근전'을 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재료 본연의 맛을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다만 짧은 방송 시간 안에 사찰 음식의 철학을 모두 담기 어려웠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경쟁의 무대에 섰지만, 스님이 지키려 한 것은 단 하나였다.
"요리는 기술이 아니라 마음입니다."
![[서울=뉴시스] '당신은 무엇을 먹고 사십니까' (사진=불광출판사 제공) 2026.01.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1/07/NISI20260107_0002035142_web.jpg?rnd=20260107101141)
[서울=뉴시스] '당신은 무엇을 먹고 사십니까' (사진=불광출판사 제공) 2026.01.0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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