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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뭉칫돈 활용②]위기의 한전에 대출…금융시장 '구원투수'

등록 2022.12.11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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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에 몰린 자금 기반으로 유동성 공급 책임

5대 금융지주, 연말까지 95조원 유동성 공급하기로

하나·우리, 한전 1조5000억 대출…기업대출 증가

대기업대출 증가세…올해 5대 은행서 29조원 늘어

[은행 뭉칫돈 활용②]위기의 한전에 대출…금융시장 '구원투수'


[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은행권이 '역머니무브'에 몰려든 뭉칫돈을 기반으로 자금시장의 유동성 공급을 책임지고 있다. 한국전력을 비롯해 유동성 위기에 처한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고 시장 안정을 위해 나섰다. 기업들은 채권시장이 경색되면서 현금 마련을 위해 은행으로 대거 향하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은행들은 한국전력에 1조5000억원의 자금을 공급했다. 하나은행이 6000억원을, 우리은행이 9000억원을 한전에 대출하기로 했다.

채권시장 안정화를 위해 금융당국이 한전채 발행 자제와 은행 대출 전환을 권고한 데 따른 것이다. 다른 주요 은행들도 한전에 추가 대출을 실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채로 인해 다른 회사채가 외면받는 '구축효과'에 더해 '레고랜드 사태'로 기업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정부는 한전에 채권발행 대신 은행을 통한 대출 등을 권고해왔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채권시장 불안 상황 속에 자금시장 유동성 공급의 '구원투수'로 나서고 있다.

5대 금융지주는 한전 대출을 포함해 연말까지 총 95조원의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하기로 했다. 한국전력 등 공기업과 소상공인·중소기업·대기업에 대한 자금공급, 특은채·여전채·회사채·기업어음(CP) 및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매입,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머니마켓펀드(MMF) 운용규모 유지, 제2금융권 크레딧라인 유지, 채권시장안정·증권시장안정펀드 참여 등이다.

시장 유동성 공급 확대에 73조원, 채안펀드·증안펀드 참여에 12조원, 지주그룹내 계열사 자금공급에 10조원을 투입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은행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지만 채안펀드, 증안펀드 등 기금 조성에 나서야 하고 기업대출, 소상공인 대출 등 조달 수요가 많다"며 "가계대출 감소에도 기업대출은 우상향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채권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은 은행권 대출로 자금을 마련하고 선제적인 현금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기업대출 증가 중 일부는 선제적인 자금 수요와 일시적인 자금 조달 시장의 충격으로 인한 것"이라며 "특히 회사채 시장의 거래 위축과 회사채 금리 급등은 대기업들이 은행 대출을 통한 자금 조달을 늘리도록 했다"고 분석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기업대출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큰 폭의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말 5대 은행의 대기업대출 잔액은 111조3276억원으로 전월보다 4조2010억원 증가했다. 대기업대출은 지난해 말보다 29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599조938억원으로 한 달 사이 1조5531억원이 늘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의 기업대출은 11개월째 증가세다. 은행의 기업 원화 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1179조7000억원으로 한 달 동안 10조5000억원이 늘었다. 11월 기준 통계 속보치 작성(2009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대기업대출은 6조5000억원 증가한 223조원을 기록했다. 11월 기준으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연내 한전을 대상으로 5000억원 이상의 추가 대출이 예상되고 있어 대기업대출 증가세가 연말까지 견조하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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