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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문학상 대상 최진영 "가장 멀리 있는 상이었는데...이로운 계약서 받아"

등록 2023.01.27 13:4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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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홈 스위트 홈'으로 수상...상금 5000만 원

우수작 김기태, 박서련, 서성란, 이장욱, 최은미 선정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소설가 최진영이 27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2023년 제46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이상문학상 심사위원회는 본선에 오른 16편 작품집에서 최진영 작가의 단편소설 '홈 스위트 홈'을 대상작으로 선정했다. 2023.01.27.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소설가 최진영이 27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2023년 제46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이상문학상 심사위원회는 본선에 오른 16편 작품집에서 최진영 작가의 단편소설 '홈 스위트 홈'을 대상작으로 선정했다. 2023.01.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신재우 기자 = "마음 한 켠에 죄책감이 있어요. 누군가 먼저 움직이고 목소리를 내어서 바꿔놓은 이 밥상을 내가 그냥 먹어도 되나라는 마음이 있고 마음 한 켠에 미안한 마음이 아주 커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설가 최진영(42)이 제46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자가 됐다. 수상작은 단편소설 '홈 스위트 홈'이다.

최 작가는 27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이상문학상 수상 기자간담회에서 "2020년 이상문학상의 저작권 문제가 발생한 이후 해결되어가는 과정을 언론을 통해 보았다"며 "이번에 대상 수상 후 받아 든 계약서 초안은 작가에게 이로운 계약서의 표본이었고 너무 깨끗하고 단정한 계약서였다"며 3년 전 불거졌던 이상문학상의 저작권 양도 논란이 해결됐음을 밝혔다.

이어 그는 "이상문학상은 저에게 가장 멀리 있는 상이었다"며 "이 자리가 사실 굉장히 비현실적이고 수상작가라는 체감도 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상을 주신다는 건 좋은 소설을 써서 '잘했다', '칭찬한다'의 의미이고 앞으로의 작업에도 격려를 보낸다는 의미인 것 같아서 얼떨떨하지만 감사한 마음으로 받고 앞으로 제가 쓰는 소설에도 큰 힘과 응원 될 거 같다"며 소감을 전했다.

최진영은 2006년 실천문학으로 문학에 등단한 후 '끝나지 않는 노래', '나는 왜 죽지 않았는가', '구의 증명' 등의 장편소설을 발표했고 여러 소설집을 발간하며 문단의 주목을 받아 온 중견작가다. 수상작인 '홈 스위트 홈'은 온전히 자신의 집을 갖지 못한 채 살아온 화자가 말기 암 진단을 받은 후 얻은 폐가를 자기만을 위한 공간으로 고쳐 현재의 삶에 충실하려는 과정을 간결하며 섬세한 문체로 그려 낸 작품이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소설가 최진영이 27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2023년 제46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이상문학상 심사위원회는 본선에 오른 16편 작품집에서 최진영 작가의 단편소설 '홈 스위트 홈'을 대상작으로 선정했다. 2023.01.27.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소설가 최진영이 27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2023년 제46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이상문학상 심사위원회는 본선에 오른 16편 작품집에서 최진영 작가의 단편소설 '홈 스위트 홈'을 대상작으로 선정했다. 2023.01.27. [email protected]


최 작가는 이번 수상작을 쓰기 위해 조한진희 작가의 '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를 비롯해 시사인의 2020년 기획 시리즈 '죽음의 미래', 다큐멘터리 '엔드 게임: 생이 끝나갈 때' 등을 참고했다. 그는 "소설에 영향을 끼친 책과 기사와 영상이 있듯, 한 편의 소설을 쓰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글쓰기가 혼자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는데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너무 늦지 않게 깨달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심사위원을 맡았던 권영민 문학주간은 "('홈 스위트 홈'은) 비애감이 깔리는 주제임에도 주인공에게 생을 긍정하는 힘을 불어넣고 삶의 기억이라는 것이 시간 속에서 반복적으로 이뤄지는 것이지만 공간 특히 집이라고 하는 장소와 결부되지 않으면 그 기억이 시간 속에 전부 휘발 없어진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시간과 공간을 직조할 수 있는 장소인 집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됐고 특히 주인공이 자기 자신이 살아온 과정을 회고하며 제대로 된 자기만의 공간 가져본 적 없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소설 속에 드러냈다"며 수상자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변화된 현대문학의 흐름도 이번 이상문학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권 주간은 "최종심에 오른 16명의 작가가 대부분이 2000년대 이후에 등단한 작가였다. 또한 그전에도 그랬지만 대다수가 여성 작가였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그간 터부시했던 장르문학이나 SF도 구태여 따질 필요가 없어졌다. 우리도 폭넓게 받아들이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며 달라진 흐름을 짚었다.

우수작으로는 김기태의 ‘세상 모든 바다’, 박서련의 ‘나, 나, 마들렌’, 서성란의 ‘내가 아직 조금 남아 있을 때’, 이장욱의 ‘크로캅’, 최은미의 ‘그곳’이 선정됐다. 대상 상금은 5000만 원이며 우수작 재수록료는 각 500만원이다. 작품집은 다음달 출간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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