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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소소한 클래식' 김윤경 "아마추어의 열정, 전문가에게 큰 자극"

등록 2023.02.07 07:00:00수정 2023.03.15 15: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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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때부터 마이크 잡고 진행하는 데 익숙해"

"아마추어 콩쿨 개최…클래식 문턱 낮추고 싶어"

"올해는 '본캐'에 다시 집중할 것…독주회 예정"

"클래식 음악은 다이아몬드…다듬을수록 빛나"

[서울=뉴시스]'김윤경의 소소한 클래식' 김 대표는 지난달 31일 압구정의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김윤경 대표 제공) 2023.02.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윤경의 소소한 클래식' 김 대표는 지난달 31일 압구정의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김윤경 대표 제공) 2023.02.0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강운지 인턴 기자 = 유튜브 채널 '김윤경의 소소한 클래식'을 운영하는 김윤경 대표는 지난달 종료된 '제1회 소소한 클래식 아마추어 피아노 대전'에 대해 "심사위원들끼리 '(출연자들이)저렇게 잘 칠 줄 몰랐다'고 말했다. 스스로 자랑스럽게 생각하셨으면 좋겠다"며 미소 지었다.

그는 지난달 31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평생 음악계에 종사하며 지치고 아쉬운 순간들도 있었지만, 결국 음악이라는 배경 안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게 내게 맞는 것 같다"고 전했다.

클래식 음악의 매력에 대해서는 “다이아몬드가 깎고 세공해야만 빛이 나듯, 클래식 음악도 접하고 알아갈수록 소중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부터는 본캐에도 집중할 것"이라며 독주회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아래는 김윤경 대표와의 일문일답.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웅변대회에서 최우수상을 탄 적이 있다. '목소리가 좋다'는 얘기를 대학 때도 들었고, 2009년도 초 미국에서 귀국하자마자 해설 음악회를 10년 정도 했다. 그때만 해도 연주자가 나와서 직접 얘기하는 게 흔치 않았다. 주변에서는 '라디오에 나가보지 않겠냐'고 하면서 또 도와주는 사람은 없더라. 그래서 '오케이, 그럼 내가 개척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기까지 그렇게 오랜 세월이 걸렸다."

-말하는 모습이 매우 능숙하고 전문적이다. 학창 시절부터 강단에 서거나 나서서 말을 하는 학생이었나.

"그렇다. 남 앞에서 마이크 잡고 사회를 보거나 이벤트를 이끌어가는 데 익숙했다. 잘하기도 했고 좋아하기도 했다."

-혹시 MBTI는 어떻게 되나.

"INTP다. 나도 내가 E일 줄 알았는데 I였다."

-유튜브를 통해 '김윤경이라는 사람을 브랜딩'하려는 포부가 있었다고. 그간의 활동이 성공적이었다고 보나.

"적성에는 100% 맞는 것 같다. 지금 4년째인데, 클래식 애호가들이 어느 정도 신뢰하는 채널로 잘 성장하고 있는 것 같다. 클래식 음악계에서는 앞서 나간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롤 모델이 없는 게 힘들기는 하지만, 후배들이나 다음 세대에게 좋은 선례가 되지 않을까 한다."

-유튜브와 관련해 곤란했던 경험이 있나.

"영상을 다 만들어 올렸는데 중간에 문제가 있을 때, 그리고 수십 시간 동안 편집했는데 컴퓨터가 얼어서 파일이 날아갈 때의 그 망연자실함. 또 비방하는 일부 댓글도 있다. 나는 외국에 오래 살아서 영어를 말할 때 저절로 혀가 굴러가는데, 발음이 너무 마음에 안 든다고 한다. 예를 들어 왜 '반 클라이번'의 발음을 굴리냐고 한다. 처음에는 상처받고 화가 나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냥 씩 웃고 지운다."

-'소소한 클래식 아마추어 피아노 대전 1회'가 며칠 전 끝났다. 아마추어를 대상으로 콩쿨을 열게 된 계기는 뭔가.

"내 채널이 가장 아마추어 콩쿨에 결이 맞는 플랫폼이라고 생각했다. 애초에 채널을 시작하게 된 계기 자체가 '대중을 타겟으로'였다. 그 대중이란 음악회를 한 번도 안 가본 사람, 클래식 음악을 조금도 모르는 그런 분들이다. 어떻게 보면 문턱을 낮추고 싶었던 거다."

-콩쿨에 대한 음악계의 반응은 어땠나.

"일단 심사위원들이 전문가들인데, '저렇게 잘 치실 줄 몰랐다'는 얘기가 전반적이다. 우리에게 많은 자극이 됐다. (연주자들이)취미로 피아노를 하면서 너무 좋아하시는 거다. 그 시간만큼은 자유롭고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낀다고 하더라. 그런 모습들에 감동했고, 솔직담백하게 심사위원과 연주자들의 대화가 이뤄진 게 굉장히 좋았다."

-프로의 눈으로 봐도 아마추어들의 열정이 심금을 울리는지 궁금하다.

"그렇다. 일단 남 앞에서 무언가를 할 수 있을 정도까지 갔으면 얼마나 많은 노력이 있었겠나. 스스로 자랑스럽고 대견하다고 생각하셨으면 좋겠다."

-11일 ‘위너스 콘서트’도 예정돼 있다. 다들 콩쿨에 참가했던 곡으로 나오시는 건가.

"물론이다. 최고상과 1등, 2등 수상자분들이 연주하실 거다. 콩쿨에서 친 곡은 심사위원에게 어느 정도 검증되지 않았나. 콘서트라면 가장 콘서트다운 연주를 할 수 있어야 한다."

-2회 계획이 있나.

"있다. 올 가을이다."

-4살 때 피아노를 시작하고 어린 나이에 유학 생활까지 했다. 일생을 피아노에 바친 셈인데, 혹시라도 아쉬움은 없었는지 궁금하다.

"학창 시절에는 계속 있었던 것 같다. 영어 표현으로 'What if', 만약 내가 다른 걸 했다면 어땠을까. 어릴 때부터 시키면 다 잘했기 때문에 성악을 하고 싶기도 했고, 변호사 등 전문직을 하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 예술이라는 건 체력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나와의 싸움'이다. 그걸 조그마한 연습실에서 한다는 게 너무 고달팠다. '너무 잘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내가 굳이 해서 뭐 하나'(라는 생각을 했다). 대학 때 한 번, 박사 중간에 또 한 번 그런 슬럼프가 왔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나는 음악을 해야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주변 사람들이 '너는 음악에 되게 진심이잖아' 이런 얘기를 많이 한다. 나는 몰랐다. 음악에 바탕을 두고 다양한 걸 하는 게 내게 가장 맞는 옷인 것 같다."

-전업으로 피아노 연주를 할 때의 생활과 현재 생활의 차이점이 있다면.

"연습을 덜 한다? 농담이다. 지금까지는 소소한 클래식 채널을 꾸준히 이어가야 한다는 책임이 있어 연주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올해부터 다시 본캐에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 독주회가 예정돼 있기도 하다. 왜냐면 사람의 부캐는 본캐 없이 있을 수가 없다. 내가 하는 일은 피아니스트라는 정체성 위에 있다. 그게 제일 탄탄해야 한다."

-같은 음악인을 평가할 때는 어떤 요소를 중시하는지 궁금하다.

"전부 본다. 작곡가의 의도를 어떻게 전달하는지, 감성의 성숙도, 얼마나 기교적으로 숙달됐는지, 얼마나 설득력이 있는지, 얼마나 그 시대에 맞게 잘 해석하는지, 소리가 얼마나 예쁜지, 시각적으로 불편한 행동을 하지는 않는지, 얼마나 사람을 끌어당기는 흡입력이 있는지(다 본다). 하나만 가지고 승부할 수는 없다. 프로라는 건 다 갖췄지만 유독 뛰어난 부분들이 다른 거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주목하는 루키가 있나.

"요즘 10대들에게 처음으로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차세대 K-클래식을 책임져 나갈 다음 세대에게 주목하는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 이미 촬영은 끝났다. 2월 안에 볼 수 있을 거다."

-고전 예술에는 특유의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클래식 음악의 가치는 무엇일까.

"다이아몬드가 그냥 돌일 때는 사람들이 그 가치를 모른다. 수없이 깎이고 또 공예라는 과정을 통해서 제품으로 만들어졌을 때 그게 더 빛이 나지 않나. 클래식 음악을 듣고 접하고 알아가는 과정은 다이아몬드를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우리의 인생에 음악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그중 클래식 음악이라는 장르는 알면 알수록 더 소중해질 거다."

-일반 사람들이 클래식에 입문하기 좋은 음악에는 무엇이 있을까.

"어릴 때 교과서에 나온 음악이 가장 보편적이다. 한 번 들어봤고, 공부해 봤고, 시험도 쳐 보지 않았나. '클래식 음악'이라고 인식하고 들은 게 아니고 그냥 공부한 거다. 그런 음악을 사람들은 편하게 생각한다. 모르는 음악을 접하게 되면 긴장을 하고, 긴장하면 더 안 들린다."

-최근 피아노뿐만 아니라 여러 악기로 영역을 넓혀가는 것 같다. 앞으로 꼭 시도해보고 싶은 콘텐츠가 있나.

"현재 하는 것들에 기반한 확장. '초아프(초보,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가 우리 채널에서 가장 사랑받고 인기 있는 콘텐츠인데, 그걸 다양한 업계로 넓힐 거다. 'K-클래식 다음 세대’도 새로 시작된 코너다. 또 '아마추어 피아노 대전'은 다른 악기들까지 확장될 거고, 대한민국 온 국민이 같이 참여할 수 있는 '슈퍼스타K'처럼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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