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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아버지'는 성차별적? …英성공회, 중립 호칭 검토

등록 2023.02.09 16:02:28수정 2023.02.09 17: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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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AP/뉴시스] 12일 영국 성공회가 부뢀절을 맞아서도 코로나 19로 인한 교회당 폐쇄 조치를 풀지 않는 가운데 한 여성 신도가 성공회 본당인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의 닫힌 문 앞에서 무릎을 끊고 기도하고 있다. 2020.

[런던=AP/뉴시스] 12일 영국 성공회가 부뢀절을 맞아서도 코로나 19로 인한 교회당 폐쇄 조치를 풀지 않는 가운데 한 여성 신도가 성공회 본당인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의 닫힌 문 앞에서 무릎을 끊고 기도하고 있다. 2020.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영국 성공회가 '하느님'을 부르는 남성적 표현인 '하느님 아버지' 호칭을 대체할 중립적 표현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르면 성공회가 성명을 통해 "올 봄에 하느님을 언급하는 방식을 연구하는 프로젝트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성공회는 이 프로젝트 취지에 대해 "고대부터 기독교인들은 신이 남성도 여성도 아니라고 인식해왔다"며 "성경에서 발견되는 하느님을 묘사하는 다양한 방식이 항상 예배에 반영되지 않고 있어 이 프로젝트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이번 주 런던에서 열리는 성공회 총회를 앞두고 영국 남부 바스&웰스 교구의 조안나 스토바트 신부가 전례위원회에 하느님에 대한 용어에 대해 질문하면서 하느님 용어 문제가 안건으로 제기됐다. 

스토바트 신부는 지난 6일 질의서에서 "하느님을 남성적 언어로 표현된 기도문 등 공인된 전례에 성별 구분 없이 하느님을 표현하길 원하는 사람들에게 선택권을 주는 포괄적 언어 개발에 진전이 있는지"를 물었다.

전례위원회 부위원장 마이크 입그레이브 신부는 "전례위원회가 신앙 및 직제위원회와 수년간 하느님 용어에 대해 연구해왔으며 추가적 연구 계획을 발표했다"고 답했다.

텔레그래프는 하느님 용어 변경에 대한 어떠한 결정도 성공회 입법 기구인 총회의 승인을 거쳐야 하며 성공회에서도 사용하기 가장 좋은 용어에 대해 합의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지 신학자들은 이 프로젝트는 성공회에서 예전에도 있어왔지만 이제는 이를 종교적 용어를 현대에 맞게 바꾸는 큰 시대적 흐름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디아메이드 맥클로흐 옥스퍼드 대학 종교사학과 명예 교수는 "하느님에 대한 성별 부여는 항상 하느님을 비유적으로 어떻게 표현하느냐의 문제였다"며 "인간이 신을 인간의 언어로 효과적으로 요약해 표현하기 어렵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성별과 성에 대한 이해에 대한 사회적 변화를 고려하면 예배에서 우리가 사용하는 하느님의 표현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는 당연히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란시스 나이트 노팅엄 대학 현대 기독교 역사학 교수는 "약 50년 전만 해도 성공회에서 전례 상 허용되는 융통성이 상대적으로 적었고 이는 남성적인 하느님이 불멸의 환영 같은 인상을 주게 됐다"며 "이제는 예배에서 사용하는 언어가 명확성, 시의성, 품위에 중점을 두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성공회 내부에서도 첨예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보수층은 "남성과 여성의 이미지는 교체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반발하고 있는 반면 진보적 기독교인들은 "하느님을 남성으로 배타적으로 읽는 신학적 오독이 여성에 대한 지속적인 성차별을 조장해왔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반면 하느님 용어 변경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도 정해지지 않았다. 총회에서 어떤 결론이 나더라도 바로 정책 변경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성공회 대변인은 "현재 공인된 전례 폐지 또는 개정 계획은 전혀 없다“며 "광범위한 입법 없이는 그러한 변경은 이뤄질 수 는 없다"고 덧붙였다.

성공회는 이외에도 총회에서 동성 커플 축복 허용 등 교회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안건들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현재 성공회는 결혼은 한 남자와 한 여자가 평생  함께하는 것이란 공식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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