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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 정해주면서 연차 쓰라는 회사…문제 없나요?"[직장인 완생]

등록 2023.07.29 12:00:00수정 2023.07.29 12: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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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첫째 주 개인 연차 사용해 사업장 전체 휴가

별도 여름휴가 부여는 일종의 '복지'…의무 아냐

휴가시기도 근로자 대표가 합의했다면 문제없어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 올해 초 한 중소 제조업체에 입사한 A씨. 이제 막 일을 시작한 터라 경제적 여유가 충분치 않아 올해는 휴가를 가지 않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A씨의 회사는 8월 첫째 주를 일괄적으로 여름휴가 주간으로 정해 모든 직원들이 한꺼번에 휴가를 가는 시스템이었던 것. 게다가 여름휴가가 따로 있는 게 아닌, 개인 연차를 소진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입사 후 1년이 되지 않은 A씨는 1개월 만근 후 하루 지급되는 휴가가 아직 5일이 발생하지 않은 상태여서 추후 발생할 연차까지 끌어다 써야 하는 상황이 됐다. A씨는 "원하지 않는 시기에 연차까지 써서 쉬는 게 부당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본격적인 여름휴가 성수기를 맞았다. 최근 들어 서로 휴가를 겹치지 않게 하는 '분산휴가'를 장려하는 분위기지만, 제조업과 같은 일부 업종은 특성상 공장 휴업기간에 맞춰 여전히 7말8초 단체 휴가를 실시하고 있다.

문제는 A씨와 같이 단체 휴가에 동의하지 않는 경우다. 별도로 휴가를 지급하지 않고 연차로 대체하게 하면서 특정 시기에 쉬게 하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을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문제가 될 수도,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우선 법적으로 직전 1년간 80%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발생하는 15일의 연차(1년 미만의 경우 1개월 만근시 1일 발생) 외 별도로 여름, 겨울 휴가를 줘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의무가 아니라 일종의 회사 복지인 셈이다. 실제로 많은 직장인들이 별도의 휴가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갑질119가 지난 23일 여론조사업체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연차 유급휴가 이외 별도의 여름 특별휴가를 보장받지 못한다는 응답은 67.5%였다.

그렇다면 특정 시기에 연차를 써서 쉬게 하는 건 문제가 없을까?

5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되는 근로기준법 제60조 제5항은 '사용자는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휴가를 주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바로 뒤에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 시기를 변경할 수 있다'고 정해놨지만, 법원은 해당 요건을 굉장히 엄격하게 해석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인정되기는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서울고등법원은 2019년 판결을 통해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를 따지는 기준으로 ▲근로자가 담당하는 업무의 성질 ▲남은 근로자들의 업무량 ▲사용자의 대체 근로자 확보 여부 ▲다른 근로자들의 연차휴가 신청 여부 등을 제시했다. 이 사건은 가전제품 수리 업체에서 일하던 근로자가 연차휴가 사용을 반려 당하자 무단으로 결근해 사측이 정직 징계를 내린 것인데, 법원은 결과적으로 A씨의 연차 사용을 막은 회사 측이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해 류재율 법무법인 중심 대표변호사는 "사실상 법적으로 근로자가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일수대로 휴가를 가겠다고 하는 경우는 법적으로 유효하며 회사가 근로자를 징계하거나 문제 삼을 수는 없다"며 "A씨가 끝까지 내가 정한 대로 휴가를 가겠다고 하면 회사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A씨의 회사 근로자대표가 사측과 7말8초 휴가에 서면으로 합의했다면 법적으로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근로기준법 제62조에 따르면, 사용자가 근로자대표와 서면 합의를 했다면 연차 유급휴가일을 갈음해 특정한 근로일에 근로자를 쉬게 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adelant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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