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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하원의장 결국 사임…'나치 연루자' 전쟁영웅 오인(종합)

등록 2023.09.27 05:02:22수정 2023.09.27 10: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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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와( 캐나다)=AP/뉴시스] 캐나다 의회에서 기립박수를 받은 나치부대 경력의 야로슬라우 훈카(98. 오른쪽)가 22일 의회안의 방청석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의회 연설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로타 하원의장을 그를 '영웅'으로 지목하며 기립박수를 선도했다. 2023.09.26.

[오타와( 캐나다)=AP/뉴시스] 캐나다 의회에서 기립박수를 받은 나치부대 경력의 야로슬라우 훈카(98. 오른쪽)가 22일 의회안의 방청석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의회 연설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로타 하원의장을 그를 '영웅'으로 지목하며 기립박수를 선도했다.  2023.09.26.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앤서니 로타 캐나다 하원의장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에 부역한 우크라이나계 이민자를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의회 합동 연설에 참석하도록 초청한 데 대해 책임을 지고 26일(현지시간) 사임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로타 의장은 이날 오후 하원 당 지도부와 회동을 가진 후 이 같은 사임 결심을 굳혔다.

로타 의장은 "이 하원의 어느 누구도 우리보다 위에 있지 않다. 그러므로 나는 여러분의 의장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의회에서 말했다. 이어 “나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의회 합동 연설에서 나의 실수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사과했다.

그는 자신의 부적절한 처신에 대해 "폴란드의 나치 생존자들 외에도 캐나다와 전 세계의 유대인 공동체를 포함한 개인과 공동체에 고통을 줬다"며 "나는 내 행동에 대한 전적인 책임을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22일 캐나다 하원에서 연설을 한 직후 캐나다 의원들은 98세의 우크라이나계 캐나다인 야로슬라브 훈카 노인에게 기립박수를 보냈다.

당시 로타 하원의장은 훈카를 러시아에 맞서 우크라이나 제1사단에서 모국 독립을 위해 싸운 전쟁 영웅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제1사단은 나치의 지휘 하에 있던 무장친위대(Waffen-SS) 갈리시아 분대 또는 제14와펜-SS 돌결분대로도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앞서 캐나다의 주요 야당은 전날 로타 의장의 퇴진을 요구했고, 하원 의원이자 국제개발부 장관인 카리나 굴드는 "의원들이 로타 의장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굴드 장관은 로타 의장이 캐나다 정부나 우크라이나 대표단에 알리지 않고 훈카를 초청한 점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굴드는 "이제 그가 명예로운 일을 할 때"라며 자진 사임을 압박했다.

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무장관(하원 의원)도 사임을 촉구했다.

졸리 장관은 로타 의장의 부주의한 초청에 대해 "그건 용납될 수 없다. 하원과 캐나다인들에게 당혹스러운 일이었고, 나는 의장이 의원들의 말을 듣고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졸리 장관은 우크라이나 정부와 이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도 전헀다.

마크 홀랜드 캐나다 보건부 장관(하원의원)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당혹스럽다"며 하원의장의 처신을 문제 삼았다.

국제유대인인권단체 사이먼비젠탈센터도 로타 의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센터는 성명을 내 "우리는 그의 사과를 인정하지만, 홀로코스트 만행에 연루된 것으로 악명 높은 와펜-SS의 전 구성원을 캐나다 의회에 초청하기로 한 로타 의장의 결정은 캐나다와 세계에서 깊은 영향을 미치고 캐나다의 존경 받는 입법부에 오점을 남겼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은 338명의 모든 의원들을 위태롭게 했고 또한 러시아에게 선전의 승리를 안겨줬다. 그것은 또한 캐나다의 유대인 공동체, 홀로코스트 생존자, 참전용사 및 나치 정권의 다른 희생자들에게 큰 고통을 줬다"고 지적했다.

앞서 로타 의장은 24일 낸 사과문에서 자신의 지역구 출신 훈카를 초대하고 인정한 것은 자신에게만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하원의장실은 다음날인 25일 훈카가 젤렌스키의 연설에 참석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훈카의 지역 사무실에 연락한 것은 로타 의장의 아들이라고 밝혔다.

캐나다의 모든 국회의원들은 훈카가 누구인지에 대해 알지 못한 채 그에게 박수를 보냈다.

이에 크렘린궁 대변인은 훈카가 오타와를 방문하는 동안 기립박수를 받은 것은 "터무니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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