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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내린다"…'예테크' 힘들어진다

등록 2024.01.03 14:00:00수정 2024.01.15 09:4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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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가 온다-자산시장 기상도⑤]

'예테크족' 갈 곳 잃고 '영끌족' 부담 덜어


"기준금리 내린다"…'예테크' 힘들어진다


[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지난해 기준금리 동결 기조에 이어 올해에는 금리 인하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한국은행도 뒤따라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다.

이러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국내 은행권의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는 이미 하락세다. 고금리 기조 속에 예금 이자를 쏠쏠하게 챙겼던 '예테크족'들은 갈 곳을 잃게 됐다. 반면 이자 부담에 시달렸던 '영끌족'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에서 연 4% 이상 금리를 주는 정기예금이 사라지고 있다. 일부 지방은행과 특수은행에만 남아있는 상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공시 대상 19개 은행의 36개 정기예금(12개월) 상품 중 최고금리는 Sh수협은행 'Sh첫만남우대예금'의 연 4.25%다. 지난달 초 전북은행 'JB123정기예금'이 연 4.37%로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한 것과 비교하면 한 달 만에 최고금리가 0.1%포인트 넘게 내린 것이다.

5대 은행의 예금금리 하락폭은 더 가파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정기예금 주요상품 최고금리는 전날 기준 연 3.70~3.75%로 집계됐다. 한 달 전에는 금리 상단이 4%를 나타냈다.

예금금리에 영향을 주는 금융채(은행채) 금리가 내리면서 정기예금 금리도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 1년물 금리는 지난달 4%대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달 29일에는 3.714%를 기록했다.

은행채 금리는 지난해 11월 초부터 하락세가 시작됐다. 당시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연속 동결하면서 금리 인상 기조가 마무리될 것이라는 관측이 강해졌다. 지난달에는 기준금리를 3회 연속 동결하고 올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자 금리가 내려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더 커졌다.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하락하면서 인터넷은행과 저축은행권의 예금금리도 내림세다. 인터넷은행에서도 금리 4%대 예금이 사라졌으며 저축은행권 정기예금 평균금리도 3%대로 내려왔다.

이에 올해에는 고금리 예금에 가입해 이자 수익을 얻는 '예테크'가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예금금리가 다시 오르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2022년의 5%대 예금, 지난해 하반기 4%대 예금이 재등장하기는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은행들의 자금 확보가 원활한 데다 금융당국도 금리 경쟁 자제를 권고한만큼 먼저 나서서 예금금리를 끌어올릴 필요성도 없다.

예금금리 내리면 대출금리 떨어져…변동금리 차주 체감은 '글쎄'

예금금리 인하는 대출금리 하락으로 이어진다. 고금리 시기에 이자 부담에 시달린 '영끌족'에게는 희소식이다.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이자 부담이 커지자 금융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대출 상환이 최고의 재테크'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시장금리에 향후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미리 반영되면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벌써 금리 하단이 3%대로 내려왔다. 전날 기준 5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연 3.28~5.656%로 집계됐다. 미 연준이 2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던 지난해 11월2일(연 4.39~6.683%)과 비교하면 두 달 만에 금리가 약 1%포인트 떨어졌다.

주담대 고정금리의 준거금리로 쓰이는 은행채 5년물 금리가 하락한 영향이다. 은행채 5년물은 지난달 29일 연 3.705%로 연저점을 기록하며 한 해를 마감했다. 지난해 10월26일 기록한 연고점(4.810%)에서 약 두 달만에 1%포인트 가까이 내린 것이다.

두 달간 금리가 급락한만큼 향후 기준금리 인하가 본격화하더라도 금리 인하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기존에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차주의 금리가 내려가려면 시간이 걸린다. 은행권 관계자들은 시장금리 하락세가 변동금리에 반영되려면 2~3개월의 시차가 소요된다고 설명한다. 변동금리 산정 지표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한 달에 한 번 공시되기 때문이다. 코픽스는 은행의 예금금리, 금융채 등 자금조달 비용을 바탕으로 한다.

앞선 예금금리 상승 영향에 11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4.00%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이에 같은 시기 주담대 고정금리 하락에도 변동금리는 상향 조정됐다.

게다가 변동금리는 일반적으로 6개월마다 코픽스 변동폭을 반영해 금리가 재산정된다. 금리 재산정 주기를 맞은 변동금리 대출자가 금리 하락을 체감하려면 앞서 상승했던 코픽스가 6개월 전보다 낮아져야 한다. 그만큼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은행권 관계자는 "변동형 대출을 받은 기존 차주의 대출금리가 하락하려면 몇 달 이상 걸릴 것"이라면서 "대환대출 인프라가 이달부터 주담대로 확대되는만큼 이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혼합형 대출로 갈아타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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