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58세에 창업 뛰어든 스타트업 대표, 7년만에 CES 혁신상 수상 [인터뷰]

등록 2024.01.22 07:00:00수정 2024.01.22 07:10:25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해상 오염물 방재 로봇 제작 업체 '코아이'

유출유·미세플라스틱·부유물 수거·저장 한 번에

[부산=뉴시스] 이동민 기자 = 박경택 코아이 대표가 CES 2024 혁신상 트로피를 들고 있다. 2024.01.22. eastsky@newsis.com

[부산=뉴시스] 이동민 기자 = 박경택 코아이 대표가 CES 2024 혁신상 트로피를 들고 있다. 2024.01.22. [email protected]


[부산=뉴시스]이동민 기자 = 부산에서 장난감 제조사를 20년 넘게 운영한 사업가가 만 58세라는 다소 늦은 나이에 해양 오염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일념으로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그로부터 7년 후 그의 회사는 세계 최대 규모의 IT 전시회인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 2024'에서 혁신상을 받는 쾌거를 이뤘다.

코아이를 설립한 박경택 대표의 이야기이다. 코아이는 해상 오염 물질을 수거하는 장비와 로봇을 제작·판매하는 업체로 2017년 11월 설립됐다.

박 대표는 지난 18일 부산 동의대 산학협력관 내 본사 사무실에서 진행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혁신상을 받은 비결에 대해 "오염물을 수거해 해수로부터 분리한 후 저장까지 원스톱으로 이뤄지는 로봇은 코봇 S가 세계 최초"라면서 "인공지능(AI) 기술이 탑재돼 1대가 아닌 3~4대의 군집 형태로 돌아다니며 스스로 해양 오염물을 수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봇 S, 해상 오염물 수거부터 저장까지 원스톱
[부산=뉴시스] 부산 앞바다에서 시험 운영 중인 코아이의 해상 오염물 방재 로봇 (사진=코아이 제공) 2024.01.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 부산 앞바다에서 시험 운영 중인 코아이의 해상 오염물 방재 로봇 (사진=코아이 제공) 2024.01.2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박 대표에게 혁신상을 안겨준 'KOBOT(코봇) S'는 지난해 11월 개발된 해상 오염물 방제 로봇이다.

가로 1.5m, 세로 90㎝, 높이 95㎝ 크기에 60㎏의 무게를 가진 이 로봇은 출발 지점으로부터 1㎞ 반경 해상에서 선박으로부터 유출된 원유나 미세 플라스틱, 해상 부유물 등을 수거할 수 있다.

특히 코봇 S는 전 세계 해상 곳곳에서 원유 유출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별도의 저장 공간을 확보했을 경우 1시간에 최대 26t의 저유황유(LSFO)를 수거할 수 있다. 저유황유는 선박용 연료유로 널리 활용되는 원유 중 하나다.

박 대표는 "현재 코봇 S 장비 운용에 필요한 소프트웨어와 시물레이션 개발을 마치고 해역 내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수 끝 CES 혁신상 수상…비결은 "꾸미지 마라"
[부산=뉴시스] 원유를 수거하는 실험 중인 코아이의 해상 오염물 방재 로봇 (사진=코아이 제공) 2024.01.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 원유를 수거하는 실험 중인 코아이의 해상 오염물 방재 로봇 (사진=코아이 제공) 2024.01.2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박 대표에게 CES 혁신상을 수상하기까지 과정을 묻자 그는 "지난해 처음으로 혁신상 수상에 도전했으나 실패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박 대표는 "CES 2023이 끝난 후 전시회 주최기관인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던지는 혁신과 관련한 질문의 요지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이들이 요구하는 혁신이 무엇인 지 파악하고 여기에 대응할 수 있는 답변을 준비한 것이 도움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기술의 혁신성을 담백하게, 그리고 꾸밈없이 설명하려 했다"며 "세계적으로 환경을 보호하려는 기조에 적합한 기술을 선보인 것도 수상에 도움이 됐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만 58세 창업, 지금은 연 매출 500억원 목표
[부산=뉴시스] CES 2024 전시회 당시 코아이가 운영 중인 행사 부스에 격려 차 찾아온 게리 샤피로 CTA 회장(왼쪽)과 박경택 코아이 대표 (사진=코아이 제공) 2024.01.22. photo@newsis.com

[부산=뉴시스] CES 2024 전시회 당시 코아이가 운영 중인 행사 부스에 격려 차 찾아온 게리 샤피로 CTA 회장(왼쪽)과 박경택 코아이 대표 (사진=코아이 제공) 2024.01.22. [email protected]


박 대표는 도전의 아이콘으로 불릴 만하다. 1959년생인 그는 한때 완구제조사 '돈키호테'를 20여년 간 운영해왔으나, 만 58세라는 다소 늦은 나이에 재창업한 계기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우리나라가 저출생 사회로 접어들면서 장난감에 관심을 가질 수요층이 없으니 연 매출이 절반 넘게 떨어졌었다"면서 "어쩔 수 없이 공장을 정리했다"고 말했다.

이후 박 대표는 사업을 접고 장난감 브랜드 '햇님토이'로 유명한 한스이엔지에서 연구소장을 맡게 됐다. 당시 한스이엔지가 유회수기(기름 회수 장치) 시장에 진출할 무렵이었다.

이후 박 대표는 2017년 해운대 조선비치호텔에서 태안 기름 유출 사고 극복 10주년을 기념해 열린 행사에서 유회수기 전시관 기획을 맡던 중, 해양오염방재기구 국산화를 위한 R&D 국가 과제를 추진하던 해양경찰청으로부터 용역에 참여해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용역에 참여하려면 회사를 차려야 했다. 코아이 창립의 출발점이었다.

이후 코아이는 유출유를 수거할 수 있는 기름 뜰채, 보트에 매달 수 있는 유출유 수집장치 등을 잇따라 출시하며 회사를 키워갔고, 올해 CES 혁신상 수상이라는 쾌거를 얻을 수 있었다.

박 대표는 올해를 코아이의 세계화 원년으로 삼았다. 연 매출 500억원을 달성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

그는 "우리 제품 수주를 받기 위해 다음달 인도네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에 방문할 예정"이라며 "특히 중동 시장을 선점해 연 매출 최대 500억원을 달성하는 것이 올해의 목표"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