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노쇼'에 "티켓값 절반 환불" 약속…中선 '배후설'까지

경기 주최사 태틀러 사과…"환불 세부사항 3월에 공개"

中관영매체 "'정치적인 동기' 추측도…배제 못해"

[도쿄=AP/뉴시스] 인터 마이애미(미국)의 리오넬 메시가 6일 일본 도쿄의 호텔에서 비셀 고베와 친선 경기를 앞두고 기자회견하고 있다. 앞서 한 일본 매체는 "홍콩에서 결장한 메시가 고베와의 경기에도 나서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보도했다. 2024.02.06.

[베이징=뉴시스]박정규 특파원 = 홍콩에서 열린 친선 축구경기에서 벤치에 머무른 리오넬 메시를 둘러싸고 '노쇼'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해당 경기를 마련한 주최 측이 티켓값 절반을 환불해주기로 했다. 이번 노쇼 사태와 관련해서는 중국 내에서 정치적인 배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4일 메시의 소속팀인 미국 인터 마이애미와 홍콩 프로축구 올스타팀이 벌인 친선경기의 주최사인 태틀러 아시아는 팬들이 구매한 티켓에 대해 50% 환불을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날 오전 발표한 성명에서 태틀러 아시아는 환불에 대한 세부사항을 다음달 중순 이전에 공개하겠다고 밝히고, 이 같은 환불정책은 공식 채널을 통해 구입한 티켓에만 적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주최사로서 책임을 회피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사태에 대한 사과의 뜻도 내비쳤다.

주최 측의 환불 계획에 대해 홍콩 정부도 환영의 뜻을 표했다. 홍콩 정부는 "관련 결정을 환영한다"며 "주최사인 태틀러 아시아의 보상계획은 책임감 있는 접근법"이라고 밝혔다고 SCMP는 전했다.

태틀러에 따르면 주최사는 이번 경기의 티켓 판매와 상품 판매, 후원, 광고 등으로 1억5690만 홍콩달러(약 267억원)을 벌었지만 출연료, 경기장 임대, 숙박, 여행 등 관련 비용으로 1억4390만 홍콩달러(약 245억원)을 지출했다.

이로써 1300만 홍콩달러(약 22억원)의 순이익을 벌어들였지만 환불금액은 5600만 홍콩달러(약 95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SCMP는 이번 경기를 위해 태틀러 아시아 측이 인터 마이애미에 지불한 금액이 미화 700만 달러(약 93억원)에 가까울 것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일부 티켓 구매자들은 소송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게 현지 분위기다.

[홍콩=AP/뉴시스]홍콩 투어서 벤치 지킨 리오넬 메시. 2024.02.04.

이런 가운데 메시가 경기에 전혀 나서지 않은 데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사흘 뒤 일본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는 메시가 직접 경기에서 뛰는 모습을 보인 데 대해, 홍콩 정부도 팬들에게 합리적인 설명을 내놔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중국 내에서는 외부 세력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온다. 대형 이벤트로 경기부양을 꾀했던 홍콩에 찬물을 끼얹으려는 외부의 의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중국 관영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7일 사설을 통해 "메시가 일본 무대에서 보여준 '힘찬 활약'은 외부의 의구심을 더욱 강하게 한다"며 "메시와 인터 마이애미의 설명은 설득력이 없고 그 이면의 진짜 이유에 대해 많은 추측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홍콩이 이 행사를 통해 경제를 부양하려는 의도가 있었고 외부 세력은 이 사건을 통해 고의로 홍콩을 당황하게 만들고 싶었다는 정치적인 동기가 있다는 설이 있다"며 "상황의 전개로 미뤄볼 때 이런 추측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일부 서방 언론들은 이번 일이 홍콩의 국제적 이미지와 명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왔다고 주장하면서 홍콩을 비방하는 기회로 만들고 있는 점도 중요하다"며 "스포츠의 본래 의도에서 벗어난 이들은 동기와 관계없이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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