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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방영환씨 빈소 조문객들 "택시노동자 권익 뜻 이을 것"

등록 2024.02.25 21:22:29수정 2024.02.25 21:2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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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7일 시민사회장…사망 142일만

동료 조합원들 "책임감 있던 분" 술회

"택시 현장 바꾸려 앞서서 싸운 사람"

완전월급제 도입 1인시위 중 분신해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택시기사 고(故) 방영환 씨 빈소가 마련되어 있다. 방씨는 지난해 9월 26일 완전월급제 시행 등을 요구하며 분신을 시도하고 열흘 뒤인 10월 6일 숨졌다. 2024.02.25.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택시기사 고(故) 방영환 씨 빈소가 마련되어 있다. 방씨는 지난해 9월 26일 완전월급제 시행 등을 요구하며 분신을 시도하고 열흘 뒤인 10월 6일 숨졌다. 2024.02.2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선정 기자 = 택시 완전월급제 등을 주장하다 분신해 숨진 택시기사 고(故) 방영환씨의 장례가 25일 시작됐다. 지난해 10월6일 고인이 숨진 지 142일 만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방영환 열사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대책위)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2호실에 방씨의 빈소를 마련하고 오후 3시부터 조문을 받고 있다.

빈소를 찾은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은 영정 사진을 앞에 두고 절을 하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해성운수 분회장인 방씨는 임금 체불, 택시 완전월급제 등에 대해 항의하며 1인 시위를 하다가 추석 연휴 이틀 전인 지난해 9월26일 오전 8시30분께 스스로 몸에 불을 붙였다. 전신 60% 이상에 3도 화상을 입고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겨진 그는 분신 열흘 만인 지난해 10월6일 오전 6시18분께 사망했다.

이날 빈소를 찾은 이삼형 공공운수노조 정책위원장은 "고인은 강직하고 신념이 확고한 사람이었다"며 "택시 노동자들이 대부분 고령이라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말 한마디 못 한다. 고인은 자신마저 참는다면 택시 현장은 영원히 바뀌지 않는다며 자기가 앞서서 싸우겠다고 늘 얘기하곤 했다"고 회고했다.

이 위원장은 "당일 분신 소식을 가장 먼저 들은 사람이 나다. 가족이 아니라서 상태가 어떤지 제대로 알 수도 없었다"며 "가는 길도 보지 못해 안타까움이 크다"고 전했다.

이어 "뒤늦게 장례를 치르게 된 지금까지도 임금체불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며 "사용자를 용서하지 않고 끝까지 가면 강력한 처벌이 이루어지리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평소 고인과 아주 가깝게 지냈다는 남성화 공공운수노조 조직쟁의실장은 "분신 전날에도 함께 술을 마셨다"며 "고인은 항상 시골에 내려가서 어르신들을 위해 트랙터나 경운기를 운전하며 살고 싶다고 했었다. 자기가 하던 싸움을 끝내고 해결한 뒤에 가겠다고 했다. 그만큼 택시 기사들의 처우 개선에 책임감이 있었던 사람"이라고 술회했다.

남 실장은 "나중에 다시 만나게 된다면 그날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묻고 싶다. 같이 힘을 내서 싸워나갈 수도 있었을 텐데, 후회가 많이 된다"고 토로했다.

엄길용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고인은 사회를 조금이라도 나은 곳으로 변화시키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여겼을 것"이라며 "장례를 치르고 나서라도 택시 노동자들의 안전, 완전월급제 등 고인이 이루고자 했던 것들이 이 사회에 정착될 때까지 노조 차원에서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택시기사 고(故) 방영환 씨 빈소가 마련되어 있다. 방씨는 지난해 9월 26일 완전월급제 시행 등을 요구하며 분신을 시도하고 열흘 뒤인 10월 6일 숨졌다. 2024.02.25.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택시기사 고(故) 방영환 씨 빈소가 마련되어 있다. 방씨는 지난해 9월 26일 완전월급제 시행 등을 요구하며 분신을 시도하고 열흘 뒤인 10월 6일 숨졌다. 2024.02.25. [email protected]



방씨의 장례는 노동시민사회장으로 오는 27일까지 3일장으로 치러지며,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엄길용 공공운수노조 위원장, 이백윤 노동당 대표 등이  공동장례위원장을 맡는다.

상주는 딸 희원(32)씨이며, 호상은 김종현 택시지부장, 박상길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 전장호 노동당 서울시당 위원장이다.

장례 이틀째인 오는 26일 오후 7시에는 공공운수노조 주관으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추모문화제가 진행된다.

발인은 27일 오전 8시30분이며, 장지는 전태일 열사 등이 안장돼 있는 경기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 민족민주열사묘역이다.

발인 뒤 오전 10시께부터 유족과 장례에 참여한 시민사회단체들이 서울지방고용노동청과 서울시청으로 행진할 계획이다. 이어 오전 11시에는 서울시청 앞에서 영결식을 열고, 오후 1시에는 방씨가 다녔던 해성운수 앞에서 노제가 진행된다.

한편 앞서 검찰은 지난달 25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방씨를 협박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해성운수 대표 정모(52)씨에게 징역 5년을 구형한 바 있다.

정씨는 지난해 3월24일 해성운수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던 방씨의 턱을 손으로 밀치고, 4월10일에는 고인 및 함께 집회 중이던 노동당 당원 등에게 폭언과 욕설을 했으며, 8월24일에는 1인 시위 중인 방씨에게 화분 등을 던지려고 위협하는 등 집회를 방해한 혐의 등을 받는다.

심리를 맡은 서울남부지법 형사10단독 최선상 판사는 추가 증거조사와 심문이 필요하다며 지난 15일 예정됐던 1심 선고를 연기하고 오는 29일 4차 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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