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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기업, 對한국 투자 47% 감소…"前정권 '탈일본' 정책 영향"

등록 2024.02.26 10:27:17수정 2024.02.26 10:4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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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 2019년 4093억엔→2023년 2169억엔 감소

중국투자도 20% 감소…투자 증가율 1위는 싱가포르

[도쿄=AP/뉴시스]일본 기업에 의한 아시아내 투자가 가장 많이 증가한 국가는 싱가포르인 반면, 한국과 중국은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도쿄 신주쿠 일대 기업. 2024.02.26.

[도쿄=AP/뉴시스]일본 기업에 의한 아시아내 투자가 가장 많이 증가한 국가는 싱가포르인 반면, 한국과 중국은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도쿄 신주쿠 일대 기업. 2024.02.26.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일본 기업에 의한 아시아내 투자가 가장 많이 증가한 국가는 싱가포르인 반면, 한국과 중국은 대폭 감소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6일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가 일본은행이 집계하고, 재무성이 정리한 국제수지 관련 통계로 국가·지역별 통계를 비교한 결과, 아시아 전체로는 지난해 투자액이 17조3000억엔(약 153조3212억원)으로, 지난 10년간 가장 규모가 컸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직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1.7배 늘어난 것이다. 코로나의 영향이 크게 나타난 2020년에는 9조엔까지 투자액이 떨어졌다. 2019년부터 2023년에 걸쳐 일본 기업의 전 세계 투자액은 1.2배 증가했으며 아시아를 향한 투자 증가가 두드러졌다.

일본 기업의 투자가 가장 많이 증가한 국가는 싱가포르로 2019년 3조3133억엔(약 29조3618억원)에서 2023년 10조8543억엔(약 96조1886억원)으로 3.3배 증가했다.

싱가포르 정부가 추진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정책이 주효해 연구개발(R&D) 거점의 집적지가 되고 아시아 사업을 전개하는 데 허브 지역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싱가포르에는 인공지능(AI)과 반도체, 헬스케어 등의 기업이 세계에서 몰려들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본의 대표적인 유업 기업인 유키지루시메그밀크는 싱가포르에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의 통괄 거점이 되는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신칸센 운영업체인 JR동일본은 기업벤처캐피탈(CVC)을 설립해 광고와 물류의 디지털화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을 동남아시아에서 찾아 출자하기 위한 거점으로 삼고 있다.

베트남은 같은 기간 4009억엔(약 3조5526억원)에서 8333억엔(약 7조3845억원)으로 2.1배 증가해 투자 증가율이 2번째로 높았다.

풍부한 노동력이 경제를 끌어올리는 '인구 보너스(생산가능인구가 늘고 부양비가 낮아져 경제성장률이 높아지는 현상)'는 고비를 넘겼다고 여겨지지만, 국민의 평균 연령이 30대 초반으로 일본보다 10세 이상 젊고, 인구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소비시장 확대를 노린 소매업과 노동력을 구하는 제조업의 진출이 두드러졌다.

베트남에는 유니클로가 2019년 말에 첫 출점한 후 현재까지 22개로 확장했다. 무인양품도 2020년 11월에 첫 점포를 개설해 현재 8개 점포까지 늘렸다.

3위는 인도로 5229억엔(약 4조6338억원·2019년)에서 9970억엔(약 8조8352억원·2023년)으로 91% 증가했다. 모디 정부의 제조업 진흥책에 따라 반도체와 자동차, 전지 등 세계 굴지의 제조 거점이 잇달아 생겨났고, 투자 유치에서 금융업의 역할이 커지면서 미쓰비시UFJ은행이 2022년에 경제특구에서 일본은행 최초로 지점을 개설했다.

반면 한국은 큰 폭으로 감소하며 투자 증가율이 10위를 기록했다. 2019년 4093억엔(약 3조6271억원)에서 2023년 2169억엔(약 1조9221억원)으로 47% 줄었다.

윤석열 정권 들어 한일 관계는 개선되고 있지만, 문재인 전 정권이 실시한 소재·부품의 '탈(脱)일본' 정책 등의 영향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또 경제 한파로 한국 기업들의 설비 투자가 부진해, 일본 기업이 한국 이외의 국가나 지역에 투자를 돌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짚었다.

중국에 대한 투자는 20% 감소했지만 투자액 자체는 2023년에도 1조엔을 넘어섰다. 중국에 대한 일본 기업의 투자는 1조6433억엔(약 14조5625억원·2019년)에서 1조3162억엔(약 11조6656억원·2023년)으로 줄었고 투자 증가율은 9위였다.

또 해외에 있는 일본 법인의 거점 수는 중국이 압도적으로 많다. 일본 외무성이 집계한 2022년 일본계 기업 거점수에 따르면, 중국은 3만1324곳으로 아시아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최다였다.

다만 1990년대 이후 노동력과 원자재 등의 비용이 낮다는 이유로 일본의 제조업체들이 중국 거점을 늘렸지만 이러한 이점은 사라지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지적했다.

기업 활동의 자유를 줄이는 시진핑 정권의 시책에 대한 불안도 있고, 대신 베트남과 필리핀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탈(脱)중국'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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