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 탈당파에 영입 나선 새로운미래…'세불리기' 총력
'비명계 공천 학살' 본격화, 김영주 등 현역 5명 탈당
민주당 공천 내전 틈타 '이삭줍기'… "100개 지역구 후보 낼 것"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낙연, 김종민 새로운미래 공동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새로운미래 당사에서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02.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 하위 평가 20% 통보를 받은 비명계의 탈당 움직임이 가시화된 가운데 제3지대 신당인 새로운미래가 공천 논란을 틈타 영입전에 나서고 있다. 세불리기에 나선 모양새다. 민주당 탈당파들의 성향 상 이준석 개혁신당 보다는 새미래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하위 평가 결과에 불만을 가진 이들이 탈당해 신당에 입당할 경우 선거보조금(원내 5석) 기준을 충족하는 데다 거대 양당에 이은 '기호 3번'을 확보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탈당 의원들을 흡수해 100개 지역구에 후보를 내겠다는 구상도 이같은 흐름에 맞물린다. 거대 여야 중심의 선거 구도가 오는 4월 총선에서 바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총선 공천 결과에 반발해 탈당한 민주당 의원은 현재까지 5명이나 된다. 하위 평가 20%를 통보 받은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지난달 19일 탈당을 선언한 후 같은달 22일 이수진 의원이 서울 동작을 경선에서 배제됐다며 탈당했다. 특히 김 부의장은 국민의힘의 영입 대상이기도 하다.
초선 박영순 의원과 4선 설훈 의원도 지난달 27일과 28일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하위 10%를 통보 받았다며 민주당을 탈당했다. 울산 북구에서 재선을 지낸 이상헌 의원은 민주당이 야권 연대 차원에서 자신의 지역구에 윤종오 진보당 의원을 내기로 한 것에 반발해 28일 탈당했다.
친문계 좌장격인 홍영표 의원도 탈당 가능성을 열어뒀다. 하위 10%에 속한 홍 의원은 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가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부평을에 영입 인재인 박선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과 이동주 비례대표 의원의 경선을 결정하자 이에 반발하며 탈당을 시사했다.
홍 의원은 "전략공천으로 지정할 이유가 없는 멀쩡한 지역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묶더니 경선도 없이 저를 배제했다"며 "새로운 정치를 고민하는 분들과 뜻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홍 의원을 중심으로 비명계 의원들이 집단 탈당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원외 인사지만 친문계의 구심점으로 꼽히는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탈당 가능성도 제기된다. 임 전 실장은 출마를 준비 중인 서울 중·성동갑에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전략공천 되자 "정치는 생물"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임 전 실장의 지역구 퇴근길 인사에는 송갑석·윤영찬 등 비명계 의원들이 동행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가 현역 의정활동 평가 '하위 20%' 개별통보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김영주·박용진·윤영찬·송갑석·박영순·김한정 의원(왼쪽부터) 하위권 통보 사실을 직접 공개하며 심사 공정성에 문제 제기를 했다. 2024.02.2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비명계 의원들의 탈당 움직임에 새로운미래는 이들과 잇따라 접촉하며 세불리기에 시동을 걸었다. 이낙연 공동대표는 최근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민주당은 죽었고 그 자리에 이재명당이 남아있다"며 "친명 아니면 전멸시키는 문화는 이제까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 공동대표는 "어떤 사람은 '새미래'는 민주당의 망명정부다. 망해가는 민주당을 잠시 바깥에서라도 지키고자 하는 그런 망명정부다' 이런 말을 한다"며 "(비명계와 연대해) 힘을 더 키우자, 민주당의 전통적인 가치를 지키는 세력을 더 공고하게 하자는 취지라고 받아들인다"고 공개 구애했다.
김종민 공동대표도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 내 공천 갈등으로 인해 많은 의원이 탈당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며 "여러 의원들과 상의하고 있고, 아마 이번주가 지나면서 전체적인 흐름이나 방향이 정해질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새로운미래는 하위 평가 20%를 통보 받은 이들을 비롯해 아직 경선 여부를 확인하지 못한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추가 탈당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하위 10% 결과에 반발한 박영순 의원이 새로운미래로 당적을 옮긴데다 설훈 의원도 입당 여부를 고민 중이기 때문이다.
새로운미래 측 통화에서 "두 공동대표를 중심으로 비명계 의원들을 접촉하고 있다"며 "입당에 관심을 갖고 고민하고 계신 분들이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지역구 의원이 선거를 앞두고 당적을 옮기는 것이 쉽지 않는 문제이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는 게 당의 분위기"라고 했다.
현재 새로운미래는 김종민 공동대표와 박영순 최고위원 등 총 2명의 현역 의원을 확보했다. 추후 새로운미래가 탈당 의원들을 흡수해 녹색정의당(6명), 개혁신당(4명)보다 더 많은 현역 의원을 확보한다면 정당 기호 3번을 차지해 유리한 구도에 설 수 있다.
공직선거법 150조에 따르면 정당 기호는 국회 의석수가 많은 순서대로 부여되는데 21대 국회 기준으로는 민주당(163명), 국민의힘(113명), 녹색정의당(6명) 등의 순이다. 이준석 전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은 양향자, 이원욱, 조응천, 양정숙 등 4명의 현역 의원을 보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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