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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전지-수원정]이수정 "민주, 수원에 소홀" vs 김준혁 "윤 정권과 싸울 개혁 일꾼"

등록 2024.03.1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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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벨트' 젊은 선거구서 '정치 신인' 맞대결

3선 박광온 꺾은 김준혁 vs 인지도 높은 이수정

현역 프리미엄 없는 '경합지'…여론조사 접전 양상

[서울=뉴시스] 경기 수원정에 출마하는 이수정 국민의힘 후보와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후보. 2024.03.16.

[서울=뉴시스] 경기 수원정에 출마하는 이수정 국민의힘 후보와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후보. 2024.03.16.


[서울=뉴시스] 김지은 최영서 기자 = 여야 정치권이 선거전에 본격 돌입한 가운데 경기도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수원 벨트'가 총선 희비를 가를 승부처로 떠올랐다. 지난 총선에선 민주당이 5개 지역구 모두 석권했지만 지난 대선 이후 민심이 요동치며 격전지로 주목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수원정(영통구)은 평균 연령이 38.7세로 동탄신도시가 자리한 화성을(34.7세)과 함께 젊은 표심이 어디로 기울지 관심이 쏠리는 지역이다. 고가의 아파트가 모여 있는 광교신도시를 비롯해 삼성전자 본사인 수원 삼성디지털시티가 있는 매탄지구, 상업시설이 몰린 영통지구까지 수원 내 부촌으로, 30~40대 학부모가 많아 교육열이 제일 높은 지역이기도 하다.

국민의힘은 수원 벨트 탈환을 위해 일찌감치 인지도가 높은 범죄심리학자 출신 이수정 경기대 교수를 출격시켰다. 민주당에선 친명(친이재명)계 김준혁 한신대 교수가 3선 중진에 직전 원내대표를 지낸 박광온 의원을 꺾고 본선에 올랐다. 현역 프리미엄이 사라진 데다 여·야 모두 '정치 신인'이 등판해 치열한 격전이 예상된다.

실제 여론조사도 초접전 양상이다. 경인일보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11~12일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수정 교수 지지율은 40.6%, 김준혁 교수는 43.4%를 기록했다. 경기일보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에서도 이 교수는 40.2%, 김 교수는 42.2%로 박빙이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예비후보자 등록이 진행중인 13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수원정 선거구에 출마하는 이수정 경기대학교 교수가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있다. 2023.12.13. jtk@newsis.com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예비후보자 등록이 진행중인 13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수원정 선거구에 출마하는 이수정 경기대학교 교수가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있다. 2023.12.13. [email protected]



◇'한동훈 영입1호' 이수정 "민주, 수원에 소홀…이젠 격전지"

'그것이 알고싶다'로 전국에 이름을 알린 이수정 교수는 지난해 12월 빨간 점퍼를 입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취임 후 처음으로 열린 인재 영입 환영식에서다.

이 교수는 당의 헌신 요구에 따라 민주당 강세 지역인 수원정에 출사표를 던졌다. 수원정은 이 교수가 25년을 몸담은 경기대학교 후문이 위치한 곳이기도 하다.

국민의힘은 경기 남부 벨트가 전체 수도권 선거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수원 탈환에 총력을 쏟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 교수와 김준혁 민주당 전략기획부위원장이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조사되자 지도부는 수원정이 '해볼 만한 지역'이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한다.

이 교수는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열심히 하다 보면 험지의 냉랭한 기운이 조금이나마 변하지 않겠나"라며 "점점 반응이 따뜻해진다는 게 느껴진다. '이수정이 이렇게 열심히 하니 이제 여긴 험지가 아니다 격전지다. 꼭 바꿔달라'라는 말씀에 다시 힘을 내게 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수원정의 정치적 성향은 진보보다는 중도에 더 가깝다고 평가했다. 상대 후보인 친명계 김 교수에 대해서는 '이재명 당대표 방탄 프레임'을 부각했다.

그는 "수원정 지역 정치 성향은 매우 '합리적'"이라며 "국회의원 선거는 특정 정당에서 오랫동안 이겨왔지만, 직전 대선과 지방선거를 보면 확실히 공약과 인물을 중시하시는 성향도 있는 걸 알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정치에 대한 인식은 부정적인 것으로 보인다. 10년 동안 믿어줬는데, 민주당이 제대로 해놓은 게 없다는 걸 아시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약간의 정치무관심과 정치혐오도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를 향해서는 "지역구 국회의원이면 당연히 지역 주민을 위해서 일을 해야 하는데, 그동안 지역구에 소홀히 해왔기 때문에 주민들의 불만이 많이 쌓여있다"며 "그런데 이번에 나오시는 분은 심지어 출마 목표가 정권심판과 '당대표 보호'처럼 지역과 무관한 정쟁 같아서 걱정스럽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유권자들에게 "지난 10년간 누굴 찍으셨든 바뀌는 게 없었다. 여러분의 목소리가 제대로 대변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4년을 저와 함께하신다면, 여러분들의 숙원을 풀어드리겠다. 진심으로 만든 진정성 있는 공약을 실천해 삶의 질을 높이고,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 안전한 사회, 약자 보호가 담보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서울=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수원정 후보인 김준혁 한신대 교수. (사진=김준혁 캠프 제공) 2024.03.16

[서울=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수원정 후보인 김준혁 한신대 교수. (사진=김준혁 캠프 제공) 2024.03.16



◇김준혁 "나는 수원인…지역 발전 위한 추진력 갖춰"

현역인 박광온 의원을 제치고 민주당 후보가 된 김준혁 교수는 당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정조를 오랫동안 연구해온 역사학자로, 전국적 인지도는 높지 않지만 광교신도시 추진단을 비롯해 수원화성·행리단길 관광상품화를 위한 도시재생사업 등 지역에서 폭넓게 활동하며 이름을 알려왔다. 이러한 기반으로 지난 수원시장 선거 당내 경선에선 이재준 후보(현 수원시장)와 함께 결선에 올라 주목받았다.

김 후보는 현역 의원을 제치고 공천을 따낸 요인을 묻는 말에 "새로운 역할에 대한 여러 사람의 기대라고 생각한다"며 "박광온 의원이 해온 훌륭한 정치에 더해, 현재 윤석열 정부와 맞서 싸울 개혁 일꾼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신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을 잘 아는 정치인에 대한 기대, 수원 지역 발전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추진력을 갖춘 사람이라는 평가도 반영됐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치권에선 일반 여론조사 50%·지역 권리당원 투표 50%를 합산하는 경선 방식으로 인한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권리당원은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이 많은 데다 응답률도 높아 결국 친명계 인사가 유리한 구조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2021년 '이재명에게 보내는 정조의 편지', 올해 초 '왜 이재명을 두려워 하는가' 등 저서를 펴낸 대표적 원외 친명계 인사로 꼽힌다.

김 후보는 이에 대해 "경쟁력으로 경선에서 이긴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나는 '수원인'이다. 수원에서 평생을 거주하고 일하며 지역의 현안과 대안을 오랫동안 고민하고 준비했다"며 "이런 점에서 많은 시민도 김준혁이란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고 본다"고 일축했다.

수원정은 진보 진영이 20년간 승리한 민주당 텃밭으로 분류되지만, 지난 대선 이후 지형이 바뀌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대선에서 2400여표, 지선에서 1800여표 차이로 국민의힘 손을 들어줬다.

김 후보는 "현장에서 느낀다. 많은 중도층 시민이 윤석열 정부 폭정을 경계하며 민주당을 응원하고 있다"며 승리를 자신했다. 이어 "지지율만을 보면 국민의힘 지지율이 40%에 이르지만, 민주당을 포함해 개혁신당이나 새로운미래 등의 지지율을 합치면 여당 반대 목소리가 더 높다"고 짚었다.

이 교수를 향해서도 "훌륭한 학자고, 국민의힘 인재영입 1호이기도 하다"면서도 "정책적 역량의 차이가 날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그는 "김준혁의 정치는 '실용정치'다. 좌우 이념을 떠나 국민을 위해서 실용적으로 일하려고 한다"며 "좋은 정책으로 진영 논리를 뛰어넘고, 혁신적인 방향으로 누구나 존중받으며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힘주었다.

◇3호선 연장 핵심 공약으로…"집권여당이 사업 속도" vs "차량기지 확보가 우선"

두 후보는 모두 핵심 공약으로 '교통망 확충'을 내세웠다. 서울지하철 3호선을 경기남부까지 연장해 '광교~원천~매탄~영통' 등 지역구를 관통하도록 힘을 쏟겠다는 취지다.

경인일보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수원정 지역구에서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으로 44.3%가 3호선 연장 등 교통망 확대를 꼽았다. '재건축 재개발 정비사업'(15.2%), '교육환경 개선'(13.0%), '문화체육시설 확충'(10.2%) 등이 뒤를 이었다.

이 교수는 집권여당 후보로서 김동연 경기지사와 이재준 수원시장의 협조 없이도 중앙정부가 수원에 직접 예산을 투입해 지원할 수 있다는 걸 강조한다. 김 교수는 사업의 쟁점은 '차량 기지창' 건설이라며 민주당 후보들과 연대함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의지를 내비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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