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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쓰는데 나이가 무슨 상관? 80대 이상 작가들의 유쾌한 조언

등록 2024.05.11 08:00:00수정 2024.05.11 08: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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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세 김형석·90세 이시형·87세 고광애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105세 철학자 김형석 연세대학교 명예교수가 지난 9일 오전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열린 '김형석, 백 년의 지혜' 출간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05.09.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105세 철학자 김형석 연세대학교 명예교수가 지난 9일 오전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열린 '김형석, 백 년의 지혜' 출간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05.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조수원 기자 = 평균 연령 93.6세. 한 세기를 살아온 3명의 작가가 자신들의 인생을 담은 책을 집필했다.

올해 104세를 맞은 1920년생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와 90세 이시형 박사, 87세 고광애 작가다. 옛것을 익혀 새로운 것을 안다는 말처럼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지혜를 선물하는 책들이다.

'김형석, 백 년의 지혜'…사랑·자유·평화에 대한 질문과 해답

김 명예교수는 최근 '김형석, 백 년의 지혜'를 출간했다. 100년 넘게 살아오며 얻은 인생의 진리와 깨달음을 담았다.

그는 책을 집필한 이유로 "나이가 들었거나 젊거나 학생이거나 직장에 다니거나 하고 있는 모든 이들의 공통적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대중이 잊어버린 사랑과 자유, 평화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과 해답을 제시한다. 또 교육자로서 다가올 미래를 위해 후손에게 전해줘야 할 정의는 무엇인지 다뤘다.
[서울=뉴시스]이시형의 인생 수업(사진=특별한서재 제공) 2024.05.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시형의 인생 수업(사진=특별한서재 제공) 2024.05.1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시형 "실패라는 말, 90세 정도 됐을 때 하라"

정신과 의사이자 뇌 과학자로 많은 이들에게 삶의 의미를 담은 메시지를 전한 이시형 박사도 '이시형의 인생 수업'이라는 책을 펴냈다. 책은 이 박사의 90년 인생 전반을 다뤘다. 삶을 어떻게 꾸려나갈 수 있을지 알려주는 '인생 수업'인 셈이다.

그는 자신의 인생사를 돌아본 뒤 삶이 모두 '사람'으로 이뤄져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박사는 "우리는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살려지고 있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이 박사는 젊은이들이 '실패한 인생'이라는 말을 쓰는 것에 대해 "그런 말을 하기에 너무 이르다며 실패라는 말은 90세 정도 됐을 때 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책에서 "누구나 다 인생에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기에 지금의 아픔을 그저 그 과정 중 하나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10회 서울노인영화제 시스타(SISFF+STAR) 고광애씨

[서울=뉴시스]10회 서울노인영화제 시스타(SISFF+STAR) 고광애씨

고광애 "넷플릭스로 보는 건 영화 같지 않아서 꼭 영화관을 찾아"

"이 나이에 거창한 미래의 청사진 같은 것이 있을 리가 없다. 그저 또래 친구들과 그리고 모교 사이트에서 알게 된 후배들과 어울려 먹고 마시고 그리고 공연 관람하는 그런 재미를 즐길 따름이다. 과거 얘기는 안 한다. 어제? 어제도 과거는 과거다. 과거, 추억 그런 데 빠져 있다 보면, 80여 년간 쌓인 얘기가 끝이 없게 된다. 먼지 풀풀 나는 그 얘기를 뉘라서, 더구나 젊은이들이 좋아하겠는가."

1950년대에 여성 기자 최초로 한국일보에 입사했던 고광애 작가도 지난 2월 '나이 드는 데도 예의가 필요하다'를 펴냈다.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우리 사회에 유연함과 유쾌함을 더할 가이드북이다.

고 작가는 인생이 어떻다고 말하기보다 혼자서도 잘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좋은 어른이라고 생각했다. 작가가 솔직하게 현실을 털어놓았더니 나이 든 이들은 공감하고 나이 들 이들은 고개를 숙였다. 홀로서기를 잘하자는 다짐으로 쓰기 시작한 일상 이야기가 세대 갈등과 노인 문제 등 고질적인 사회적 이슈를 건드렸다.

저자는 혼자라도 영화관을 찾아 새로 개봉한 영화를 봤고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였다. 그것이 사회와 가족, 나를 위한 배려이자 '예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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