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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신 택시기사 故방영환 협박한 회사대표 징역 1년6월

등록 2024.03.28 14:26:38수정 2024.03.28 16:3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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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신 택시기사 폭행·협박 등 혐의 1심 선고

法 "사안 무겁고 죄질 나빠 엄한 처벌 불가피"

고인의 동료 기사·유족들 방청석 가득 채워

앞서 검찰은 "죄질 불량"으로 징역 5년 구형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임금 체불에 항의하고 완전월급제 도입을 주장하다 분신해 숨진 택시기사 고(故) 방영환씨를 폭행 및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운수회사 대표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지난 2월27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엄수된 택시노동자 방영환 열사 노동시민사회장 영결식에서 참석자들이 헌화하는 모습. 2024.02.27.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임금 체불에 항의하고 완전월급제 도입을 주장하다 분신해 숨진 택시기사 고(故) 방영환씨를 폭행 및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운수회사 대표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지난 2월27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엄수된 택시노동자 방영환 열사 노동시민사회장 영결식에서 참석자들이 헌화하는 모습. 2024.02.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홍연우 기자 = 임금 체불에 항의하고 완전월급제 도입을 주장하다 분신해 숨진 택시기사 고(故) 방영환씨를 폭행 및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운수회사 대표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0단독 손승우 판사는 이날 오후 2시께 근로기준법 위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모욕, 상해, 특수협박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해성운수 대표 정모(52)씨에 대해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손 판사는 "피고인에 대한 모든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된다"며 "특히 방씨가 사망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근로자에 대해 상해 범행을 반복하는 등 근로관계 관련 범행으로 13회, 폭력 관련 범행으로 5회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금 지급 의무는 근로관계의 가장 기본적 의무에 해당함에도 (고인의) 해고 무효 소송 상고심 확정 판결 이후에도 별다른 이유 없이 임금 지급을 거부해 피해자가 상당한 생활고를 겪은 것으로 보이고, 이런 상황에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즉,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의 처벌 전력에서 알 수 있듯 사용자 의무를 저버리는 것과 동시에 폭력 성향이 합쳐져 나타난 것이다. 범행 경위와 방법 등에 비춰 사안이 가볍지 않고 죄질이 나쁘다. 아울러 현재까지도 범죄사실을 대부분 부인하고, 유족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해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고인이 생전 제기한 민사 소송 등이 인용되지 않은 사정을 고려할 때 사망에 대한 책임을 전적으로 피고인에게 지우는 것은 적당하지 않아 보이고, 일부 피해자와 합의해 그들이 처벌을 불원하는 점 등 모든 양형 요소를 정합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고인의 동료 택시기사들과 딸 희원(32)씨 등이 법원 방청석을 가득 메웠다. 이들은 정씨에 대한 선고가 내려질 때까지 숨죽이며 기다리다 그에게 실형이 선고되자 "똑바로 살아" 등을 외치기도 했다.

앞서 정씨는 지난달 29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열심히 사회를 위해서 살겠다"고 울먹인 바 있다. 같은 날 검찰은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클 뿐만 아니라 죄질 또한 상당히 불량하다"며 정씨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검찰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해 3월24일 해성운수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던 방씨의 턱을 손으로 밀치고, 4월10일에는 고인 및 함께 집회중이던 노동당 당원 등에게 폭언과 욕설을 한 혐의를 받는다. 뿐만 아니라 8월24일에는 1인 시위 중인 방씨에게 화분 등을 던지려고 위협하는 등 집회를 방해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지난해 추석 연휴 이틀 전인 9월26일 오전 8시30분께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해성운수 분회장인 방씨가 스스로 몸에 불을 붙이는 사건이 발생했다. 전신 60% 이상에 3도 화상을 입고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겨진 고인은 분신 열흘 만인 지난해 10월6일 오전 6시18분께 사망했다.

방씨의 장례는 사망 144일 만인 지난 27일 노동시민사회장으로 엄수됐으며 고인은 전태일 열사 등이 묻힌 경기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 민족민주열사묘역에 안장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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