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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고통스러운 보복' 선택지 고심…"석유 시설 등 검토"

등록 2024.04.16 10:45:06수정 2024.04.16 12:3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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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내각, 고통스럽지만 확전 피할 대응 결정

석유 등 국유 시설, 군 시설 표적 공격 선택지

핵 시설은 공격 안 할 듯…대응 연기할 가능성도

[가자지구=AP/뉴시스] 15일(현지시각) 이스라엘 남부, 가자지구 국경 인근에 주둔 중인 이스라엘 군인이 무장병력수송장갑차(APC)에 국기를 부착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보복 공격에 고통스러운 재보복을 예고했지만, 어려운 셈법에 놓였다. 2024.04.16.

[가자지구=AP/뉴시스] 15일(현지시각) 이스라엘 남부, 가자지구 국경 인근에 주둔 중인 이스라엘 군인이 무장병력수송장갑차(APC)에 국기를 부착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보복 공격에 고통스러운 재보복을 예고했지만, 어려운 셈법에 놓였다. 2024.04.16.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이스라엘이 이란에 '고통스러운 보복'을 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대응 방식을 놓고 고심 중이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란의 대대적인 공격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동시에 전면전으로 치달을 확전은 막기 위한 어려운 선택지 앞에 놓이게 됐다.

이스라엘 전시내각은 15일(현지시각) 회의를 열어 이란의 공격에 대한 대응 방법과 시기를 논의했다.

이스라엘 채널12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시내각이 이란에 분명하고 고통스러운 보복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이 이 정도 규모의 공격을 가하면 결코 무반응으로 넘기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취지다.

또 향후에도 자국 영토가 공격받을 경우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에 나서겠다는 이란의 경고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기로 했다. 다만 확전은 피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선 그었다.

이란에 강력한 메시지를 주는 동시에 미국 등 대(對)이란 연합을 해치지 않은 선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게 된 이스라엘은 복잡한 셈법에 빠졌다.

미국 주재 이스라엘 대사를 지낸 마이클 오렌은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중요한 건 우리가 만든 지역 및 국제 협력 기회를 훼손하지 않는 방식으로 현명하게 대응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대응 공격에서 미국이 상당 역할을 한 만큼 바이든 행정부의 판단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은 일단 이스라엘의 대응 공격은 돕지 않을 것이며, 중동에 주둔 중인 미군 자산 보호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 소통 고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은 이스라엘의 잠재적 대응에 대한 의사 결정에 관여하지 않는다며 "이란 공격에 대응할지 여부와 방법은 이스라엘이 결정할 문제"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고통스러운 보복' 선택지 고심…"석유 시설 등 검토"

이에 이스라엘에선 전선을 확대하지 않는 선에서 보복에 나설 선택지들을 검토 중이다. WSJ에 따르면 여기에는 사이버 공격과 이란 석유 기반 시설 등 주요 국유 시설에 대한 표적 공격이 포함된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과거 이란의 핵 프로그램 관련 인사와 인프라를 공격하고도 이란으로부터 대응 공격을 받지 않았던 전례를 언급한다. 이스라엘은 2020년 이란 영토에서 최고 핵 과학자 모센 파크리자데를 살해한 바 있으며, 이란은 이에 소극적으로 대응해 여론 반발을 산 바 있다.

이란을 직접 공격하기보다 레바논과 예멘, 이라크 등의 대리 세력 중 한 곳을 타격해 간접 대응하는 선택지도 있다.

이란 핵 시설 공격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란의 주요 핵 시설이 지하 깊숙이 위치한 만큼 미국 지원과 도움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오렌 전 대사는 미국이 이스라엘의 반격을 승인한 적이 없다며 "방어에서 반격으로 전환하면 미국의 지원을 잃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테헤란=AP/뉴시스] 15일(현지시각) 이란 테헤란의 팔레스타인 광장 건물벽에 걸린 반이스라엘 현수막 앞에서 시위대가 대형 이란 국기를 흔들고 있다. 2024.04.16.

[테헤란=AP/뉴시스] 15일(현지시각) 이란 테헤란의 팔레스타인 광장 건물벽에 걸린 반이스라엘 현수막 앞에서 시위대가 대형 이란 국기를 흔들고 있다. 2024.04.16.

이스라엘 싱크탱크 국가안보연구소의 시마 샤인은 이스라엘의 광범위한 정보를 기반으로 볼 때 사전 선정된 이란 내 군사 목표물을 공격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 역시 미국의 지원이 필요한 만큼 재보복이 단기간에 이뤄질 가능성은 낮춰 봤다. 또 이란의 민간 및 경제 시설은 피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스라엘이 대응을 미루는 방안도 거론된다. 대응은 하겠지만 즉각적으로 하진 않겠다는 취지다.

워싱턴 근동정책연구소의 에후드 야리 연구원은 이란이 향후 이스라엘에 대응 및 보복할 이유를 제공할 것이라며 "이 시점 이스라엘은 무언가 해야 할 게 분명하지만, 지금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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