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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이 빠진다"…저축은행, 여수신 26개월만 최저

등록 2024.04.18 06:00:00수정 2024.04.18 06: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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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잔액 103.7조…21년 말 이후 최저치

적자 전환에 금리 경쟁보다 건전성 관리

"예금이 빠진다"…저축은행, 여수신 26개월만 최저


[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지난해 9년 만에 적자를 낸 저축은행들이 몸집을 줄이고 있다. 여신과 수신 규모가 줄어들면서 약 2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을 기록했다. 당분간 여수신을 늘려 사업 규모를 확장하기보다는 건전성을 관리하는 데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18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상호저축은행의 수신잔액은 2월 말 기준 103조726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보다 5360억원 줄었다.

저축은행 수신잔액은 지난해 9월 117조8504억원에서 5개월 연속 감소하면서 2021년 12월(102조4435억원) 이후 26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을 기록했다.

여신도 줄었다. 여신잔액은 2월 말 기준 102조3301억원으로 2021년 12월(100조5883억원)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지난해 2월부터 1년째 감소세를 지속 중이다.

저축은행권은 지난해 9년 만에 적자를 낸 바 있다. 전국 79개 저축은행은 지난해 5559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건전성도 악화했다. 연체율은 6.55%로 전년 말보다 3.14%포인트 급등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7.72%로 전년 말 4.08%보다 3.64%포인트 올랐다.

이에 여수신을 늘려 규모를 확장하는 대신 건전성 관리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들은 예금 금리를 높여 경쟁력을 확보하기보다 이자비용 발생을 줄이려 노력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공시된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정기예금(12개월) 평균 금리는 전날 기준 연 3.71%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1일에는 4.19%였다.

시중은행과의 금리 격차도 크지 않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전날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연 3.45~3.55%다. 은행권과 저축은행권의 최고 금리는 연 4.05%로 동일하다. 일반적으로 저축은행들은 수신 확보를 위해 은행권보다 0.5~1%포인트가량 높은 금리를 제공해왔다.

지난해 저축은행들은 높은 이자비용 탓에 어려움을 겪었다. 2022년 유치한 고금리 예적금으로 인해 지난해 이자비용이 전년 대비 2조4000억원가량 증가했다. 이는 저축은행 손실 확대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은행권과 금리 격차를 줄이면서 고금리 수신을 털어냈다.

부실채권 관리를 위해 신규 대출 영업도 자제하는 분위기다. 저축은행권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이 건전성을 관리하기 위해 신규 대출을 줄이는 추세"라며 "기존 부실채권도 해소해야 하는데 지금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신규 대출을 내줄 경우 부실 대출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저축은행은 올해 부실채권을 정리하며 정상화에 주력할 예정이다. 저축은행중앙회는 개인사업자대출의 민간매각을 추진하고 부실화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의 효율적 정리를 위해 경·공매 활성화 방안을 마련했다.

한편 저축은행의 몸집 줄이기가 수익성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리스크 관리를 위해 전체적으로 여수신 규모가 축소되면서 자산이 줄어들면 수익도 감소하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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