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스라엘 군부대 첫 제재 단행 예정…"인권 위반"[이-팔 전쟁]

액시오스 보도…블링컨 국무장관 며칠 내 발표 예정

제재 확정되면 해당 부대 미군으로부터 지원 못 받아

[브뤼셀=AP/뉴시스] 미국 정부가 처음으로 이스라엘 군부대를 대상으로 제재를 단행할 예정이라고 액시오스가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사진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지난 4일 나토 75주년을 맞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외무장관 회의 후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2024.04.21.

[서울=뉴시스] 권성근 기자 = 미국이 처음으로 이스라엘 군부대를 대상으로 제재를 단행할 예정이라고 미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가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액시오스는 미국 소식통들을 인용,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며칠 내 이스라엘군 '네짜 예후다' 대대 제재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네짜 예후다는 초정통파 유대인들로 구성된 특수부대로 소속 군인들은 모두 남성이다. 이 부대는 요르단강 서안 지구 점령지에서 팔레스타인 인권을 유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제재가 이뤄지면 네짜 예후다 대대와 소속 부대원들은 미군으로부터 어떤 형태의 지원이나 훈련을 받지 못한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이는 1997년 패트릭 레이히 상원의원이 제정한 법에 근거한다. 이 법은 인권 침해가 의심되는 해외 안보기관, 군·경찰 부대에 미국의 원조와 국방부의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난 18일 미 탐사 전문 매체 프로퍼블리카에 따르면 레이히 법에 따라 인권침해 혐의를 조사해 온 국무부 특별위원회가 몇 개월 전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에게 요르단강 서안에서 활동 중인 다수의 이스라엘 군과 경찰 부대의 미국 지원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블링컨 국무장관은 다음날 이탈리아에서 관련 질문에 국무부 조사 결과를 토대로 결정을 내렸다며 "앞으로 며칠 내 이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미 당국자는 네짜 예후다 대대에 관한 제재는 지난해 10월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침공하기 이전에 발생한 사건들과 서안 지구에서 발생한 여러 사건을 근거로 한다고 설명했다.

[가자지구=AP/뉴시스] 15일(현지시각) 이스라엘 남부, 가자지구 국경 인근에 주둔 중인 이스라엘 군인들이 병력수송장갑차(APC) 주변에 모여 얘기를 나누고 있다. 2024.04.16.

국무부가 네짜 예후다 부대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 것은 2022년 말이다. 국무부는 당시 네짜 예후다 부대원들이 팔레스타인 민간인 폭력 사건에 여러 차례 연루됐다는 정보를 접한 후 조사를 진행했다.

2022년 1월 발생한 80세 팔레스타인계 미국인 오마르 아사드 사망도 이 중 하나다. 

아사드는 늦은 밤 요르단강 서안지구 내 검문소에서 네짜 예후다 대대에 체포됐다. 병사들은 검문을 거부한 아사드에 수갑을 채우고 재갈을 물린 뒤 땅바닥에 내버려뒀다. 추위에 떨던 그는 몇 시간 후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듬해 1월 네짜 예후다 대대는 요르단강 서안에서 골란고원으로 주둔지를 옮겼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이런 결정이 네짜 예후다 부대원들이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에게 폭력을 행사한 여러 사건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도했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군(IDF)에 대한 제재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20일 소셜 미디어(SNS) X(옛 트위터)에 하마스와 싸우고 있는 IDF를 제재하는 것은 "불합리함의 극치이자 도덕의 타락"이라며 "(이스라엘) 정부는 이런 움직임에 맞서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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