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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스 해외부동산 펀드, 분배금 또 묶이나…가격 하락 진통

등록 2024.04.23 10:5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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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아마존 물류센터 투자' 이지스 281호A, 캐시 트랩 발동

자산 매각 지연, 만기 연장도 추진

이지스 해외부동산 펀드, 분배금 또 묶이나…가격 하락 진통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약 2300억원의 공모 자금이 묶인 '이지스글로벌공모부동산투자신탁281호A(이지스 281호)'가 만기를 3개월도 채 안 남기고 자산 가치 하락에 진통을 겪고 있다. 2분기 연속 환헤지 비용을 이유로 투자자들에게 돌아가는 분배금을 유보한 데 이어 이번엔 부동산 담보 대출 조기 상환 가능성에 대비해 잉여 현금이 묶이게 됐다.

23일 금융투자업계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이지스281호 펀드에 대해 '캐시 트랩(Cash Trap)'이 발동됐다고 전날 공시했다. 캐시 트랩이란 발생하는 현금을 투자자 분배금 등 목적으로 유출하지 못하고 별도 계좌에 유보해야 하는 의무를 말한다.

캐시 트랩이 발동된 이유는 자산 가치가 하락해서다. 빌딩 가격이 일정 수준 아래로 내려가자 이를 담보로 돈을 빌려준 대주단이 돈을 돌려받지 못할 것을 우려해 잉여 현금에 대한 통제권을 가져간 것이다.

펀드 설정 당시인 2019년 7월 운용사는 영국 브리스톨, 프랑스 파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소재한 총 3곳의 아마존(Amazon) 물류센터에 투자하면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60%로 대출을 받았다. 당시 빌딩 감정평가 및 매입가 대비 60%에 해당하는 3262억원 상당이다.

하지만 매입한 빌딩의 자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포트폴리오의 LTV는 지난해 말 현지 감정 평가 기준 67.8%까지 올랐다. 캐시 트랩이 발동되는 기준은 포트폴리오 기준 LTV가 65%를 초과할 때 등이다. 70%가 넘으면 채무불이행(EOD) 사유가 된다.

운용사는 "캐시 트랩 발동시 발생하는 운용 이익, 운용 중 필요한 비용 집행, 계좌 간의 자금 이체에 대한 제약이 있을 수 있으며 그 결과 펀드의 이익금 분배가 제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캐시 트랩 발동 사유가 2분기 동안 지속되면 캐쉬 트랩 계좌에 유보된 금액은 대출금 조기 상환에 사용될 수 있다"고도 했다.

캐시 트랩이 해소되기 전까지 임대료 수익 등으로 발생하는 분배금이 유보될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이미 펀드는 환헤지 계약 연장 비용 등에 따라 2기 연속 배당금 지급을 패싱한 상황이다.

7월12일 펀드 만기 전에 자산 매각에 성공하고 대출을 갚는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운용사는 현재 만기 연장을 고민하고 있다. 기한 내 마땅한 매각처를 찾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다.

지난해 말 기준 아마존 물류센터들의 감정평가액은 전년 대비 영국이 13.36%, 프랑스가 8.56%, 스페인이 8.26%씩 하락했다. 이를 다시 펀드 장부가에 재반영한 결과 펀드 보유 외화 지분증권들의 가치는 전년 대비 각각 26.7%, 18.5%, 18.6%씩 하락했다.

대출의 만기는 8월이다. 대주단과 협상이 잘 되지 않아 대출금을 조기 상환하거나 8월 이후 대출을 연장하지 못할 경우엔 더 높은 이자로 자금을 조달해와야 한다는 리스크가 있다. 이 경우에도 리파이낸싱 비용을 이유로 배당금이 유보될 가능성이 있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캐시 트랩은 대주단이 계약상 자동적으로 이행하는 것 뿐이며, 대주단과 협상을 통해 대응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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