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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물고기들에 먹이 던져주면 안 됩니다"…이유는?

등록 2024.05.24 09:00:00수정 2024.05.24 09: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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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민 "물고기 먹이 가판대에서 판매하라"

관리처 "자연성을 상실해 결국 굶어 죽는다"

"녹조류 충분…자유롭게 이동 가능한 환경"

먹이 탓에 수질 악화 우려도…먹이 주면 제지

[서울=뉴시스]청계천 잉어. 2024.05.24. (사진=서울시설공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청계천 잉어. 2024.05.24. (사진=서울시설공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청계천에 사는 물고기들이 굶주리는 것 같다며 먹이를 직접 던져줘야 한다는 시민 목소리가 나왔지만, 서울시는 이 행위가 오히려 물고기들과 청계천에 해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모씨는 지난 21일 서울시설공단 온라인 민원 창구 '시민의 소리'에 청계천 물고기들에게 먹이를 주고 싶다는 글을 올렸다.

이씨는 "청계천에 커다란 붕어들이 많이 있는데 먹이를 줄 수 있게 물고기 먹이를 가판대에서 1000원 정도로 판매를 하거나 도보하는 곳에 비치해 놓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그는 "물고기들이 먹이가 없다"며 "동물들을 갖다 놓기만 하고 먹이도 못 주게 하고 그들 보고 알아서 살아가라는 것은 너무나 잔인한 행태"라고 주장했다.

[서울=뉴시스]청계천 피라미. 2024.05.24. (사진=서울시설공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청계천 피라미. 2024.05.24. (사진=서울시설공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에 서울시설공단 청계천관리처는 이씨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물고기들은 청계천관리처가 풀어놓은 게 아니었다. 관리처는 "청계천에 서식하는 어류들은 한강과 중랑천에서 서식하다 상류인 청계천을 따라 올라온 어류들"이라며 "저희가 직접 풀어준 물고기가 아니며 자연적이고 생태적으로 청계천으로 유입돼 정착해 살아가는 물고기들"이라고 설명했다.

2022년 생태 점검 결과 청계천에 사는 어류는 피라미를 비롯해 버들치, 돌고기, 모래무지, 잉어, 가물치 등이었다.

2019년 어류 조사 때는 8과 27종이 관찰됐다. 피라미가 62.3%로 가장 많았고 참갈겨니가 9.7%를 차지했다.

[서울=뉴시스]청계천 붕어. 2024.05.24. (사진=서울시설공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청계천 붕어. 2024.05.24. (사진=서울시설공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청계천 물고기들을 위한 먹이는 충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리처는 "청계천에는 물고기들이 먹고 살기에 충분한 녹조류며 수많은 수서 생물들이 함께 서식하고 있다"며 "먹이가 부족하다면 얼마든지 하류로 내려가 중랑천이나 한강으로 돌아갈 물길이 연결돼 있어 자유롭게 이동이 가능한 생태적인 자연 환경이 만들어져 있다"고 소개했다.

나아가 청계천 방문객이 먹이를 주면 오히려 물고기들이 굶어 죽을 수 있다.

관리처는 "자꾸 사람이 먹이를 줘 물고기들이 자연적으로 먹이 활동을 하지 않으면 생태적으로 도태되고 자연성을 상실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에는 사람이 먹이를 주지 않으면 굶어 죽을 수도 있다"고 했다.

선의로 던져준 먹이 탓에 청계천 수질이 악화될 우려도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방문객이 먹이를 주다가는 관리처로부터 제지를 당한다.

관리처는 "가끔 먹이를 주는 시민들을 먹이를 주지 않도록 계도하고 있음을 알려드린다"며 "과도한 먹이 투척이 오히려 수질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이 또한 물고기 생육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음을 알려드린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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