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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담보도 개인 보증도 무용지물"…홈플러스 '연명 금융'에 MBK 책임론

등록 2026.05.23 07:00:00수정 2026.05.23 07:2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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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메리츠에 1000억 수혈 요청…담보 고갈·보증 주체 두고 평행선

김광일 '개인 보증'에 "실효성 없다" 거절…MBK 연대 보증 재차 촉구

투자 취약층 피해…전단채피해자 "대주주 책임 없는 브릿지론 반대"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사진은 지난 10일부터 문을 닫은 서울 중랑구 홈플러스 면목점 모습. 2026.05.10.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사진은 지난 10일부터 문을 닫은 서울 중랑구 홈플러스 면목점 모습. 2026.05.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의 1000억원 규모의 긴급 자금지원(브릿지론) 요청에 메리츠금융그룹이 부정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가운데 홈플러스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책임론이 점차 커지고 있다.

유동성 고갈로 벼랑 끝에 몰린 홈플러스가 선순위 채권자인 메리츠에 연명 자금을 요청하고 나선 상황에서 정작 사태의 최종 책임자인 MBK는 전면에 나서지 않은 채 채권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23일 유통업계와 금융권 등에 따르면 익스프레스 매각대금을 담보로 향후 필요한 운영자금 대출을 둘러싼 홈플러스와 메리츠금융그룹의 입장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당초 홈플러스 측은 현시점에서 급격한 유동성 고갈로 인한 부도나 자산의 공중분해를 막기 위해 메리츠에 긴급 자금 수혈을 요청했다. 앞서 메리츠가 투입한 1조2000억원 규모의 자산이 부실화되는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추가 자금을 융통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을 위한 골든타임을 벌어줘야 한다는 논리에서다.

그러나 메리츠금융그룹은 MBK파트너스와 경영진의 연대보증 등을 조건으로 내걸며 이를 거절했다. 이같은 판단에는 홈플러스 자산 가치의 불확실성 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금융그룹은 지난 2024년 대출 당시 담보로 잡았던 4조8000억원 규모의 홈플러스 부동산 자산 가치가 현재 3분의 1 수준으로 폭락했다고 내부적으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투자은행(IB) 업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 등 임원들은 최근 더불어민주당 홈플러스 문제 해결 태스크포스(TF) 소속 일부 국회의원과 진행한 비공개 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부 판단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다급해진 홈플러스는 김광일 MBK 부회장이 개인 자격으로 이행보증을 서겠다며 재차 자금 융통을 요청했지만 메리츠 측은 이를 재차 거절했다. 사모펀드 운용 법인 등의 연대책임이 배제된 채 임원 개인을 앞세운 보증안은 실효성이 없다는 게 메리츠 측의 판단이다.

MBK 측은 자신들의 입장도 녹록치 않다는 점을 피력하고 있다. 이미 4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을 투입하겠다고 밝혔고 지급 보증과 DIP 대출 등에 대한 이자 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연대보증 등은 직접 지원이 아닌 간접 지원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지만 김병주 MBK 회장의 자택을 담보로 잡히면서까지 사재 400억원을 투입했기에 추가적인 보증은 어렵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중후순위 채권자들과 전자단기사채(전단채)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를 가중시킬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설령 메리츠의 요구 조건대로 최우선 변제권을 확보하는 브릿지론이 집행되더라도 기존 채권자들의 변제 순위는 강제로 밀려나게 된다. 향후 핵심 자산을 매각해 현금이 유입되더라도 독점적 선순위 빚을 갚는 데 먼저 소진되는 구조상 하위 투자자들로서는 자산 회수 가능성을 차단하는 장벽이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홈플러스 딜의 정점에 서 있는 MBK의 태도를 두고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앞서 홈플러스를 포트폴리오로 둔 MBK파트너스의 '3호 블라인드 펀드'는 홈플러스 법인의 천문학적인 손실에도 불구하고 다른 투자 자산들의 잇단 매각이 성공하면서 연 15%대의 높은 내부수익률(IRR)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운용 과정에서 수취한 매년 1.5% 수준의 관리보수와 막대한 성과보수를 합산하면 MBK 측이 챙긴 보수 수익만 1조원 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홈플러스가 "이번 대출의 혜택이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에게도 돌아가며, 홈플러스의 회생 계속과 정상화를 위한 대출은 배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펀드 운용 수익은 취한 MBK가 정작 손실을 본 홈플러스 법인이 단기 자금을 융통하지 못해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법인 차원의 보증을 외면하는 것은 전형적인 책임 회피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전단채 투자 피해자들은 메리츠의 홈플러스에 대한 대출 지원에 반대하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전단채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는 최근 입장문을 통해 "홈플러스처럼 이미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회사가 법원의 허가 아래 운영자금 명목으로 돈을 빌린다면, 이름이 브릿지론이든 DIP든 실질적으로는 기존 회생채권보다 앞서는 선순위 자금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피해자 입장에서는 간판만 다를 뿐, 또 하나의 새로운 선순위 빚이 생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비대위는 "최대주주 MBK가 져야 할 책임을 왜 채권자인 메리츠에 떠넘기느냐"며 "메리츠가 김광일 부회장 개인의 이행보증이 아닌 MBK 법인과 김병주 회장의 보증을 요구하는 것은 이 사태의 책임 주체가 누구인지를 묻는 최소한의 절차"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회생의 책임은 홈플러스를 인수하고 지배해 온 최종 책임자에게 물어야 한다"며 "홈플러스가 진정 회생을 말하려면 MBK와 김병주 회장 등 책임 주체가 먼저 출연이나 보증에 나서야 한다"고 거듭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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