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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대선 이틀 앞 룰라 "나 아니면 야만"…보우소나루 장남과 접전

등록 2026.10.03 20:05:06

브라질 4일 1차 투표…결선 가상대결은 48%대45% '오차범위 내'

플라비우 "당선되면 부친 사면"…룰라, 군사독재 저항 상징길서 대규모 행진

[리우데자네이루=AP/뉴시스] 재선에 도전하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유세차에 올라 브라질 국기를 흔들고 있다. 2026.10.03.

[리우데자네이루=AP/뉴시스] 재선에 도전하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유세차에 올라 브라질 국기를 흔들고 있다. 2026.10.03.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브라질 대통령 선거를 이틀 앞두고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이 보우소나루 가문의 정권 복귀를 막겠다며 지지층 총결집에 나섰다. 최신 여론조사에서는 룰라 대통령이 유효표 기준 45%로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후보의 40%에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가디언은 2일(현지시간) 룰라 대통령이 리우데자네이루 도심에서 대규모 선거운동 행진을 이끌었다고 보도했다. 룰라 캠프가 '승리의 행진'이라고 이름 붙인 이날 행사는 브라질 군사독재 시절 민주화 운동을 상징하는 칸델라리아 성당에서 시넬란지아 광장까지 이어졌다.

룰라 대통령은 행진 전날 인기 팟캐스트 '플로우'에 출연해 보우소나루 진영을 겨냥해 "내가 이 파시스트들에 맞서지 않았다면 그들은 쉽게 또 선거에서 이겼을 것"이라며 "내가 그들의 앞을 가로막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 아니면 야만"이라고 주장했다.

올해 80세인 룰라 대통령은 네 번째 임기에 도전하고 있다. 그는 플라비우 후보를 비롯한 보우소나루 가문의 정권 복귀를 막기 위해 다시 출마하기로 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행진 출발지인 칸델라리아 성당은 브라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 장소다. 1984년 이곳에서는 대통령 직접선거를 요구하며 100만명이 넘는 시민이 모였고, 당시 30대 정치인이던 룰라 대통령도 연설에 나섰다.

룰라 대통령은 이번 행진에서도 "한 사람의 승리가 걸린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승리가 걸려 있다"며 "민주주의를 공고히 하거나, 아니면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행진은 1968년 군사정권에 반대하는 '10만인의 행진'이 열렸던 시넬란지아 광장까지 이어졌다.

룰라 대통령은 또 “어떤 외국인도 브라질의 것에 손대지 못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이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경제·외교적 압박으로 플라비우 후보에게 유리하게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는 주장에 대한 간접적인 언급으로 해석했다.

선거 판세는 접전이다. 브라질 여론조사기관 다타폴랴(Datafolha)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유권자 25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백지·무효표와 미결정 응답을 제외한 유효표 기준 룰라 대통령은 45%, 플라비우 후보는 40%를 기록했다. 표본오차는 ±2%포인트다.

전체 응답 기준으로는 룰라 대통령이 42%, 플라비우 후보가 38%였다. 결선 가상대결에서는 각각 48%와 45%로 조사돼 다타폴랴는 두 후보가 통계적으로 동률이라고 평가했다.

룰라 대통령은 그러나 1차 투표에서 유효표 과반을 얻어 결선 없이 승리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막판 지지를 호소했다. 브라질 대선은 1차 투표에서 유효표 과반을 얻은 후보가 없으면 득표 상위 두 후보가 결선을 치른다.

룰라 대통령과 맞붙는 플라비우 후보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장남이다. 가디언은 올해 45세인 플라비우 후보가 아버지의 정치적 지지층을 기반으로 정권 탈환을 노리고 있다고 전했다.

자이르 전 대통령은 2022년 대선 패배 이후 벌어진 쿠데타 시도 사건과 관련해 무장 범죄조직 가담, 쿠데타, 민주적 법치질서를 폭력으로 무너뜨리려 한 죄 등 5개 범죄로 징역 27년3개월을 선고받았다.현재는 인도적 사유로 가택수감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플라비우 후보는 대선에서 승리하면 아버지를 사면하겠다고 공언했다. 또 보수 성향 인사 5명을 연방대법원 대법관으로 임명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가디언은 이런 공약을 놓고 브라질의 민주주의 제도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룰라 진영과 지지자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룰라 대통령의 노동자당(PT) 소속으로 연방하원 선거에 출마한 마르셀루 프레이수는 이날 집회에서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선거"라며 보우소나루 가문이 다시 집권하면 브라질의 민주주의 제도와 정치 과정이 위협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집회에 참석한 역사교사와 시민들도 군사독재와 극우 세력의 복귀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나치 독일을 피해 브라질로 온 부모를 뒀다는 74세 노니 오스트로워는 '민주주의는 소중하다'고 쓴 손팻말을 들고 "브라질에 파시즘이 돌아오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플라비우 후보는 온라인 방송에서 자신의 승리를 자신하며 맞섰다. 그는 "브라질은 앞으로 30년, 40년, 50년의 미래를 결정하기 몇 시간 전"이라며 "한 시대가 끝난다. 노동자당 시대의 끝"이라고 주장하고,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 부동층에도 지지를 요청했다.

브라질 대선 1차 투표는 4일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된다. 유효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결선투표는 25일 실시된다.
[벨렝=AP/뉴시스]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선 후보가 2026년 9월14일(현지 시간) 브라질 파라주 벨렝에서 열린 선거 유세 중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자료사진. 2026.09.15.

[벨렝=AP/뉴시스]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선 후보가 2026년 9월14일(현지 시간) 브라질 파라주 벨렝에서 열린 선거 유세 중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자료사진. 2026.09.15.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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