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록페스티벌 봇물, 빛좋은 개살구 걱정된다

등록 2010.06.27 08:39:00수정 2017.01.11 12:05:15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영국 록그룹 ‘뮤즈’<사진>, 영국 트립합밴드 ‘매시브 어택’, 스코틀랜드 인디 팝그룹 ‘벨 & 세바스천’ 등이 경기 이천으로 집합한다.  공연기획사 나인팩토리가 7월30일부터 8월1일까지 이천 지산 포레스트 스키리조트에서 열리는 여름 음악 축전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 2010’의 1차 라인업을 16일 알렸다.  뮤즈와 매시브어택, 벨&세바스천을 비롯해 ‘문샤이너스’, ‘스키조’, ‘3호선 버터플라이’ 등 국내 인디밴드들과 듀오 ‘유앤미블루’ 출신의 이승열이 참가한다.  지산밸리 록페스티벌은 자연친화적 페스티벌을 표방하며 지난해 여름 첫선을 보였다. 당시 영국 그룹 ‘오아시스’, 미국 그룹 ‘위저’, 영국의 하우스음악그룹 ‘베이스먼트 잭스’ 등과 국내 록그룹 ‘김창완 밴드’, 인디밴드 ‘장기하와 얼굴들’ 등이 공연했다.  티켓은 23일 오후 5시부터 인터파크(ticket.interpark.com)에서 예매할 수 있다. 1일권 9만9000원, 2일권 14만3000원, 3일권 17만6000원이다. 조기 예매권은 3일권 티켓 3000장에 한해 20% 할인된다. 02-3443-9969/realpaper7@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록 페스티벌이 백화제방(百花齊放)이다. 하지만 겉만 화려할 뿐이라는 지적이다. 록음악 팬층이 두껍지 못한 현실에서 록페스티벌이 너무 잦은 것도 문제라는 여론이 만만찮다. 과도하게 경쟁하다보니 록페스티벌의 고갱이인 출연진의 면면이 허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지닌다.

 올 여름 대형 록페스티벌만 3개다.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 그리고 올해 처음 개최되는 한국판 ‘우드스탁’이다.

 인천 펜타포트는 국내 록페스티벌의 원조라 할 수 있다. 1999년 ‘트라이포트 록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으로 출발, 몇 년 간 열리지 못하다가 2006년부터 인천 펜타포트라는 이름으로 재개됐다. 그러나 지난해 인천 펜타포트를 함께 치러온 두 공연기획사가 이견을 드러내면서 한 기획사가 분리해 나갔다. 이어 경기 이천 지산포레스트 스키리조트에 지산 밸리를 차렸다. 작년에는 인천 펜타포트와 지산밸리의 행사 일정이 겹치면서 팬들의 불만을 샀다. 올해는 1주 간격이다.

 인천 펜타포트는 7월 23~25일 인천 드림파크에서 펼쳐진다. 미국 록밴드 ‘후바스탱크’와 제임스 머피의 솔로 프로젝트 ‘LCD 사운드시스템’, 일본 록밴드 ‘키시단’ 등이 온다. 하지만 팬들을 만족시킬 만한 대형 록밴드는 보이지 않는다.

 지산밸리의 라인업은 상대적으로 돋보이는 편이다. 영국의 록밴드 ‘뮤즈’<사진>를 비롯해 영국 트립합 밴드 ‘매시브 어택’, 스코틀랜드 인디 팝그룹 ‘벨 & 세바스천’, 미국의 인디 팝밴드 ‘뱀파이어 위크엔드’, 영국의 사이키델릭 록밴드 ‘쿨라 셰이커’ 등이 눈길을 끈다. 또 영국의 일렉트로닉 팝 듀오 ‘펫 샵 보이스’,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코린 베일리 래(31), 미국 뉴욕의 싱어송라이터 다이앤 버치(27) 등도 주목해야 할 뮤지션들이다. 다만, 이들은 록 뮤지션이 아니므로 페스티벌의 중심에서는 약간 비껴나 있는 느낌이다.

 한국판 ‘우드스탁’이라 불리며 올해 초부터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른 ‘스리 데이스 오브 피스 & 뮤직 위드 아티 콘펠드, 더 스피리트 오브 우드스탁 네이션(3-Days of Peace & Music with Artie Kornfeld, The Spirit of Woodstock Nation)’의 라인업은 실망스럽다.

 8월 6~8일 경기 파주시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벌어지는 이 페스티벌은 우드스탁의 창시자 아티 콘펠드(67)가 참여한다는 사실로 화제를 모았다. 그런데 ‘도어스’ 출신 레이 만자렉과 로비 크리거, 1990년대 헤비메틀 밴드 ‘스키드 로’ 말고는 이렇다 할 뮤지션이 없다. 그나마도 향수를 자극할 뿐 트렌드에서는 멀찌감치 떨어진 존재들이다.

 콘펠드도 의심받고 있다. 이름만 빌려줬을 뿐이라는 의혹이다. 콘펠드는 최근 서울 기자회견에서 유명 뮤지션들과 계속 접촉 중이라고 알렸다. 확정이 아니라 접촉이다. 페스티벌 날짜는 얼마 남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가수 서태지(38)가 주최하는 록페스티벌 ‘ETPFEST(Eerie Taiji People Festival)’는 올 한해를 건너 뛴다. 서태지컴퍼니는 “서태지의 9집 준비 등 여건상 페스티벌을 준비하는 것이 마땅치 않아 개최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실제로는 다른 록페스티벌과의 출연진 섭외 경쟁에서 뒤져 마땅한 뮤지션을 구하지 못해 행사를 접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한편, 각 페스티벌의 1일권 티켓값이 10만원에 육박하는 등 록을 좋아하는 젊은층에게는 부담스럽다는 불만도 일고 있다. 인천 펜타포트 측은 돌연 입장권 가격을 평균 25%가량 할인하기도 했다.

 해외 뮤지션의 내한 공연을 기획하는 업계 관계자는 “록페스티벌이 우후죽순 격으로 생기면서 각 공연기획사가 출혈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단순히 외양에 치우쳐 페스티벌의 규모를 키우기보다는 다소 작더라도 팬들에게 만족을 주는 행사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