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대로 찾아냈다, 영화 '신세계'속 별의별 디테일

기업의 탈을 쓴 국내 최대 범죄조직 골드문의 후계자 쟁탈전이 중심 소재다. 경찰청 ‘강 과장’(최민식)은 8년 전 조폭 세계에 심어놓아 이제 골드문 내 서열 5위로 성장한 경찰관 ‘이자성’(이정재)을 이용, 그의 직계 보스인 서열 2위 ‘정청’(황정민)을 움직여 골드문을 손아귀에 넣으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이자성은 상당히 소심하고 나약한 모습을 보인다. 경찰도 조폭도 아닌 어정쩡한 자신의 위치, 그것도 언제 발각돼 목숨을 잃게될 지 모르는 벼랑 끝 처지에 괴로워한다. 게다가 자신을 장기판의 말처럼 부리는 강 과장의 작전에 따라 ‘브라더’라고 부르며 믿고 아껴주는 정청을 이용해야 하는 것도 미안하고 죄스럽다. 정청이 이자성에게 “독해져야 산다”고 충고할 정도다. 경찰로서 폭력조직에 숨어든 지 어언 8년, 숱한 역경을 딛고 이제 모든 것을 이룰 수 있게 됐는데 왜 그럴까.

영화에는 바둑을 두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이자성이 접선하는 경찰청 수사기획과 요원 ‘신우’(송지효)는 기원을 운영하는 바둑강사로 위장하고 있다. 이자성은 신우와 바둑을 두는 척하면서 골드문의 주요 정보를 넘기고, 강 과장의 지령을 받는다.

서로 다른 남성미로 중무장한 각양각색 캐릭터들이 넘쳐나는 것은 여성은 물론 남성 관객들에게도 볼거리다. 이들이 입는 정장들은 주연과 조연은 물론 엑스트라까지 모두 의상팀이 캐릭터에 맞춰 제작했다. 150벌이 넘는다. 그런데, 숨겨진 디테일은 따로 있다. 극중 대립각을 형성하는 정청과 ‘이중구’(박성웅)다.

반면, 박성웅이 연기한 이중구는 정청과 180도 다른 럭셔리 분위기다. 조직 폭력배에서 기업인으로 신분을 세탁한 골드문 상무이사라는 지위, 골드문 내 최대 계파인 ‘재범파’의 최상위 서열이지만 ‘굴러온 돌’ 정청에 눌린 서열 3위의 열등감을 역설적으로 표현한다. 키187㎝ 78㎏의 당당한 체격에 클래식한 정장을 쫙 달라붙게 차려입고 액세서리를 시계부터 벨트까지 명품 일색으로 두른다. 화이트 셔츠 소매도 풀어놓기는 커녕 꼭 채우고 명품 커프스 링크로 멋을 냈다. 술 또한 위스키나 와인이며 부하들과 아침을 먹을 때도 최고급 레스토랑에서 거들먹거리면서 한우 안심 스테이크를 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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