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나름대로 찾아냈다, 영화 '신세계'속 별의별 디테일

등록 2013.03.04 06:21:00수정 2016.12.28 07:05:26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이정재(40) 최민식(51) 황정민(43) 그리고 박성웅(40)이 출연한 영화 ‘신세계’(감독 박훈정)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21일 개봉, 곧 관객 300만명을 넘어선다.  ace@newsis.com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이정재(40) 최민식(51) 황정민(43) 그리고 박성웅(40)이 출연한 영화 ‘신세계’(감독 박훈정)가 흥행하고 있다. 3일 누적 관객 250만명을 넘겼다. 개봉 11일만이다. 곧 관객 300만명을 넘어선다.

 기업의 탈을 쓴 국내 최대 범죄조직 골드문의 후계자 쟁탈전이 중심 소재다. 경찰청 ‘강 과장’(최민식)은 8년 전 조폭 세계에 심어놓아 이제 골드문 내 서열 5위로 성장한 경찰관 ‘이자성’(이정재)을 이용, 그의 직계 보스인 서열 2위 ‘정청’(황정민)을 움직여 골드문을 손아귀에 넣으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이자성은 상당히 소심하고 나약한 모습을 보인다. 경찰도 조폭도 아닌 어정쩡한 자신의 위치, 그것도 언제 발각돼 목숨을 잃게될 지 모르는 벼랑 끝 처지에 괴로워한다. 게다가 자신을 장기판의 말처럼 부리는 강 과장의 작전에 따라 ‘브라더’라고 부르며 믿고 아껴주는 정청을 이용해야 하는 것도 미안하고 죄스럽다. 정청이 이자성에게 “독해져야 산다”고 충고할 정도다. 경찰로서 폭력조직에 숨어든 지 어언 8년, 숱한 역경을 딛고 이제 모든 것을 이룰 수 있게 됐는데 왜 그럴까.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이정재(40) 최민식(51) 황정민(43) 그리고 박성웅(40)이 출연한 영화 ‘신세계’(감독 박훈정)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21일 개봉, 곧 관객 300만명을 넘어선다.  ace@newsis.com

 이자성의 혈액형에 비밀이 숨겨져 있다. 영화 속에서 살짝 공개되는 이자성의 경찰 인사기록 카드의 스쳐지나가는 혈액형란에 ‘A’라고 적혀 있다. 이자성의 소심함, 나약함, 선함, 동정심 모두가 그 알파벳 하나로 정리된다. 이자성의 그런 모습을 제대로 표현해 ‘재발견’이라는 격찬을 받는 이정재의 혈액형은 그러나 B형이다.

 영화에는 바둑을 두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이자성이 접선하는 경찰청 수사기획과 요원 ‘신우’(송지효)는 기원을 운영하는 바둑강사로 위장하고 있다. 이자성은 신우와 바둑을 두는 척하면서 골드문의 주요 정보를 넘기고, 강 과장의 지령을 받는다.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이정재(40) 최민식(51) 황정민(43) 그리고 박성웅(40)이 출연한 영화 ‘신세계’(감독 박훈정)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21일 개봉, 곧 관객 300만명을 넘어선다.  ace@newsis.com

 첫 기원 신에서 이자성은 블랙 재킷을 벗고 화이트 셔츠차림으로 흑돌을 쥔다. 블랙 원피스차림으로 백돌을 잡은 신우와 승부를 겨룬다. 이자성이 바둑을 두며 내뱉는 “빠져나갈 길 없네”라는 대사가 이자성이 처한 상황을 의미한다면, 백색 옷의 이자성이 흑돌인 것과 흑색 옷의 신우가 백돌인 것은 ‘백=선’, ‘흑=악’인 실제 현실과 달리 선악 구분이 모호한 영화 속 현실을 상징한다고 유추할 수 있다.

 서로 다른 남성미로 중무장한 각양각색 캐릭터들이 넘쳐나는 것은 여성은 물론 남성 관객들에게도 볼거리다. 이들이 입는 정장들은 주연과 조연은 물론 엑스트라까지 모두 의상팀이 캐릭터에 맞춰 제작했다. 150벌이 넘는다. 그런데, 숨겨진 디테일은 따로 있다. 극중 대립각을 형성하는 정청과 ‘이중구’(박성웅)다.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이정재(40) 최민식(51) 황정민(43) 그리고 박성웅(40)이 출연한 영화 ‘신세계’(감독 박훈정)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21일 개봉, 곧 관객 300만명을 넘어선다.  ace@newsis.com

 황정민은 첫 등장에서 화이트 더블 블래스트 재킷에 블랙 바지 그리고 슬리퍼라는 파격적 코디네이션을 통해 정청이 자유롭고 낭만적인 인물임을 드러낸다. 돈과 권력을 모두 가졌지만 ‘중국산 짝퉁 명품’을 스스럼 없이 착용하는 점도 이런 이미지를 부추긴다. 화이트 셔츠 소매 단추도 풀어놓고 다닌다. 화교라는 설정이긴 하지만 허름한 동네 중국집에서 수하들과 스스럼 없이 어울리며 고량주를 사발로 즐긴다.

 반면, 박성웅이 연기한 이중구는 정청과 180도 다른 럭셔리 분위기다. 조직 폭력배에서 기업인으로 신분을 세탁한 골드문 상무이사라는 지위, 골드문 내 최대 계파인 ‘재범파’의 최상위 서열이지만 ‘굴러온 돌’ 정청에 눌린 서열 3위의 열등감을 역설적으로 표현한다. 키187㎝ 78㎏의 당당한 체격에 클래식한 정장을 쫙 달라붙게 차려입고 액세서리를 시계부터 벨트까지 명품 일색으로 두른다. 화이트 셔츠 소매도 풀어놓기는 커녕 꼭 채우고 명품 커프스 링크로 멋을 냈다. 술 또한 위스키나 와인이며 부하들과 아침을 먹을 때도 최고급 레스토랑에서 거들먹거리면서 한우 안심 스테이크를 썬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