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국내 10대그룹 은퇴 프로그램 '부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고령화가 가장 빨리 진행되는 나라다. 현 추세라면 우리나라는 2026년 인구의 20%가 고령자인 초고령사회로 접어든다. 5명 중 1명이 노인이라는 얘기다.
특히 700만명에 이르는 '베이비붐세대(1955~1963년생)'의 본격적인 은퇴시기가 다가오면서 우리 사회의 '은퇴 공포'가 현실화되고 있어 기업들의 은퇴 프로그램 마련과 지원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뉴시스가 19일 국내 10대 그룹을 상대로 정년을 앞둔 임직원들을 위한 은퇴 프로그램 운영 실태를 파악한 결과 삼성, 현대차, LG, 포스코, 현대중공업, 롯데 등 6개 그룹에서 노후생활 컨설팅이나 창업 재취업 지원 등과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8월 '경력컨설팅센터'를 설립해 운영중이다. 직업상담사, 창업컨설턴트 등 전문가들로부터 임직원들이 재무설계, 건강관리, 인간관계 등 노후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 생애설계교육을 진행하고, 퇴직 후 창업 컨설팅까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삼성전자 경력개발센터는 서울 뿐만 아니라 수원, 기흥, 구미에서도 운영되며 현재 임직원 뿐만 아니라 퇴직임직원까지 이용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55세 이상 재직자 또는 퇴직자 가운데 희망자를 대상으로 창업 및 재취업 교육을 시행중이다. 연금 및 금융 정보를 소개하는 재테크 강의도 진행된다.
LG화학에서도 정년 퇴직 사원에 대해 퇴직 이후 제 2의 인생설계를 위해 창업 지원 및 전직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포스코는 직원들의 은퇴 이후 귀농 희망자를 위한 '포스코 에코팜'을 운영하고 있다. 경북 포항에 위치한 폐교를 개조해 만든 '포스코 에코팜'은 실습농장을 갖추고 친환경농법 등 영농정착 지원 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해 423명이 수료하는 등 인기를 얻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은퇴후 삶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를 주제로 오리엔테이션을 열고 은퇴 설계를 위한 상담과 재취업, 귀농, 창업 등 분야별 심층 교육 과정을 진행한 바 있는데 올해도 관련 프로그램을 계획중이다.
롯데그룹도 지난 2008년부터 퇴직 임원들을 대상으로 취업·창업컨설팅 등 재취업 교육 등 전직지원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SK그룹의 경우 임원 퇴직후 상무급 1년, 전무급 2년, 부사장 3년간 각각 고문대우로 근무를 연장하고 있으며, 별도의 은퇴프로그램 대신 퇴직 희망 직원들에게 비공식적으로 '아웃플레이스먼트(전직) 지원책'을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 대한항공, LG디스플레이·LG전자, 포스코의 경우 정년 연장, 임금피크제 도입 등 정년 후 연장근무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반해 GS그룹과 한화그룹은 별도의 은퇴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장기적인 경력 개발과 관리에 대한 임직원들의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어 앞으로 회사 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은퇴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도 있다. 자칫 퇴직을 조장한다는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아직은 팽배하기 때문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직원들에게 퇴직이나 이직을 조장하는 것처럼 비춰질 수도 있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 퇴직자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힘들다"며 "이직이나 퇴직을 희망하는 직원들에게 기회를 주는 지원은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
10대그룹의 한 관계자도 "정년 퇴직자도 있고 자발적 퇴직자도 있는데 그룹 차원에서 이들을 전부 관리하기 힘들다"며 "장기 근속자에 대해 감사패 등 감사 표시를 하는 것은 있지만 정년 퇴직 이후 지원은 딱히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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