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원정 올 필요없게"…중증진료 역량 높인 '이 병원'[인터뷰]
고려대 안산, 미래 의료 인프라 확충 시동
중증질환 치료역량 강화…지역서 한번에
불필요한 대기 없앨것…'스마트병원' 조성
![[서울=뉴시스] 서동훈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병원장이 지난 16일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제공)](https://img1.newsis.com/2025/12/18/NISI20251218_0002021762_web.jpg?rnd=20251218134540)
[서울=뉴시스] 서동훈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병원장이 지난 16일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제공)
고려대학교 안산병원이 오는 2030년까지 암 중증질환 진료 중심의 신관 건립 등 인프라 확충을 골자로 하는 '마스터플랜'을 가동해 암·로봇수술 분야 첨단치료 역량 강화에 나선다.
서동훈 고려대 안산병원 병원장은 지난 16일 뉴시스와 인터뷰를 갖고 병원의 의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마스터플랜 청사진에 대해 밝혔다.
'마스터플랜'은 암·로봇수술 등 중증질환 치료 역량을 높이고 환자 중심의 '스마트 의료환경'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암에 걸려도 서울로 원정가지 않고도 지역에서 같은 수준의 치료와 관리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서 병원장은 "암이나 중증질환일수록 서울로 가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 병원은 수술 이후의 치료를 생활권에서 책임지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암 치료는 단순히 수술 한 번으로 끝나는 질환이 아니라 방사선 치료, 항암, 표적치료, 재활, 정신건강까지 장기간 치료가 이어질 수밖에 없어 지역 내 치료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환자들이 아파도 전문 지식이 없으면 어느 과에서 치료를 받아야 할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고, 여러 과를 돌다가 지체하는 경우도 있다"며 "신설될 예정인 외래 중심 신관에서는 필요한 진료과가 환자에게 찾아가는 통합형 진료 구조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난 3월 취임한 서 병원장은 1970년생으로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관절 질환과 골반·대퇴부 골절 등 중증 외상 치료 분야에서 뛰어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고려대의료원 대외협력실장, 고대안산병원 진료협력센터장, 홍보실장을 역임하며 의료원과 병원의 대내외 소통을 이끌어 왔다.
다음은 서 병원장과의 일문일답.
-2030년까지 암병원 등 신관을 건립하는 등 마스터플랜 계획을 제시했는데 중점 내용이 무엇인지요?
"고려대 안산병원은 개원 40여 년간 안입원 병동과 연구 기반을 꾸준히 확충해 왔지만, 외래 공간은 당시의 구조를 크게 벗어나지 못해 현재의 의료 환경과는 맞지 않는 부분이 적지 않습니다. 복합질환 증가, 다학제·정밀의료 중심의 진료 방식 등을 감당하기에는 기존 외래 구조가 한계가 있는 상황입니다.
또 현재는 과별로 외래가 분절돼 있어 환자들이 어떤 진료과를 찾아야 할지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래 중심 신관에서는 필요한 진료과가 환자에게 찾아가는 통합형 진료 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마스터플랜은 단순한 시설 확장이 아닌 병원의 미래 경쟁력을 다시 설계하는 중장기 전략입니다. 암·중증질환 진료 중심 신관 건립, 로봇수술·고정밀 방사선치료 장비 확충 등은 모두 중증 환자 치료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한 기반입니다.
![[서울=뉴시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마스터플랜 장기 조감도. (사진=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제공)](https://img1.newsis.com/2025/12/18/NISI20251218_0002021767_web.jpg?rnd=20251218134744)
[서울=뉴시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마스터플랜 장기 조감도. (사진=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제공)
첫째, 암·로봇수술 중심 신관 건립을 포함한 마스터플랜입니다. 노후화된 외래 구조를 환자 중심·질환 중심으로 재편하고, 암·중증질환에 특화된 치료 공간을 새로 구축하려고 합니다.
둘째, 첨단 장비 확충입니다. 이미 트루빔 STx, 바이탈빔 등 고정밀 방사선치료기와 여러 세대의 로봇수술 플랫폼을 갖추고 있고, 앞으로도 다빈치 5 등 최신 장비 도입을 통해 중증질환 치료의 정밀도와 안전성을 더 높일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환자들은 보다 세밀하고 전문화된 치료를 받게 될 것입니다. 질환별로 세분화된 암센터, AI(인공지능) 기반 스마트 진료, 숙련된 전문 인력, 촘촘한 협진 체계가 마련돼 정확한 진단과 빠른 치료가 가능해집니다. 또 이동 동선을 최소화한 환자 경험 중심 설계로, 치료 과정 전반에서 불편함을 줄이고 심리적 부담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고대안산병원은 '중증질환 거점 병원'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요,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나요
"무엇보다 지역 환자들이 중증질환 치료를 위해 서울로 이동해야 했던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입니다. 암, 고난도 수술, 중증응급환자, 고위험 산모·신생아와 같이 시간과 전문성이 생명을 좌우하는 질환에 대해, 생활권 안에서 신속하고 수준 높은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습니다.
우리 병원은이 중증 진료에 집중하고, 회송체계와 협력병원 네트워크를 함께 강화해 나가면, 지역 의료기관은 각자의 역할에 더 집중할 수 있는 의료 전달체계가 구축될 것입니다. 상급종합병원은 중증·필수의료를, 지역 병·의원은 만성질환 관리와 일상 진료를 담당하는 구조가 자리 잡게 되는 것입니다.
중증질환 치료 역량 강화는 의료진과 인프라의 질적 성장을 동반합니다. 이는 결국 지역에 머무는 의료 인력의 전문성을 높이고, 지역 내에서도 연구·교육·진료가 선순환하는 의료 생태계를 만드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환자가 가장 위중할 때 마지막까지 책임질 수 있는 병원'이자 지역 의료기관과 함께 성장하는 '지역 중심의 병원'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암이나 중증질환일수록 서울에서 진료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런 수요를 붙잡아 둘 수 있는 경쟁력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수술 이후의 치료를 생활권에서 책임지는 역할을 견고히 하고자 합니다. 암 치료는 단순히 수술 한 번으로 끝나는 질환이 아닙니다. 방사선 치료, 항암, 표적치료, 재활, 정신건강까지 장기간 치료가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병원의 가장 큰 장점은 서울 대형병원 수준의 치료를 생활권 안에서 받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암센터는 2014년 개소 이후, '진단-치료-재활'까지 한 흐름 안에서 진행되는 원스톱 통합진료 시스템을 구축해 왔습니다. 암센터는 ▲유방내분비외과 ▲혈액종양내과 ▲비뇨의학과 ▲성형외과 ▲정신건강의학과 등 다양한 진료과와의 협력을 통해 진단부터 치료 계획 수립, 추적 검사, 재활까지 전 과정을 포괄적으로 제공합니다.
방사선치료는 장기간·반복적인 내원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생활권 내 치료 접근성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우리 병원이 최신 고정밀 치료 장비를 갖추고 역량을 강화해 온 것은, 경기 서남권 환자들이 멀리 이동하지 않고도 고난도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AI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진료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궁금합니다
"스마트 진료 환경의 핵심은 치료 과정 전반에서 발생하는 시간과 자원의 낭비를 줄여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서울=뉴시스] 서동훈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병원장이 지난 16일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제공)](https://img1.newsis.com/2025/12/18/NISI20251218_0002021770_web.jpg?rnd=20251218134856)
[서울=뉴시스] 서동훈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병원장이 지난 16일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제공)
긴급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더 빠르게, 비교적 안정적인 환자는 표준화된 절차에 따라 효율적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우선순위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이 스마트 진료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검체 이송 로봇이나 통합 모니터링 시스템, 병원 전체 자원을 한 곳에서 관리하는 전광판 등은 건물 설계 단계부터 동선과 구조가 고려돼야 효과적으로 작동합니다. 신관 건립 과정에서부터 스마트병원 개념을 반영해, 공간·동선·시스템이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환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 마스터플랜을 추진하면서 애로점이 있다면 설명해 주세요
"마스터플랜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과제는 대규모 중장기 투자가 필요한 만큼 재정의 안정성과 지속 가능성을 균형 있게 확보하는 일입니다. 의료 환경 변화와 제도적 변수 속에서도 병원 운영의 안정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한다는 점이 쉽지 않은 부분입니다.
최근 전공의 복귀로 진료 운영이 점차 정상화되면서 병원 운영 전반도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반 위에서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면서도 중증·필수의료 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도 지속해 나가고자 합니다."
-내년 2월 경기도 상급종합병원 최초로 '다빈치5'를 도입한다고 들었습니다. 도입 배경과 기대 효과가 있다면
"로봇수술은 중증·고난도 질환에서 수술의 안전성과 환자의 회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적 진화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고령 환자나 합병증 위험이 높은 환자일수록 수술의 정밀도와 안정성은 치료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다빈치 5는 새롭게 적용된 포스 피드백 기능을 통해 집도의가 수술 중 조직의 탄성과 저항감을 실제 손으로 느끼듯 인지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수술의 정밀성과 안정성을 한 단계 끌어올려, 고난도 수술에서도 보다 안전하고 일관된 결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제6기 상급종합병원 지정 평가를 앞두고 경기 남부권 상급종합병원 지정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습니다
"경기 남부권은 의료 인프라 확충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병원 간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상황입니다. 최근 경기 남부권역에서는 용인세브란스병원, 중앙대광명병원 등 주요 의료기관들이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배곧서울대병원도 개원을 앞두고 있어 중증환자 치료 중심의 의료 수요 확보 경쟁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6기 상급종합병원 평가를 앞두고 우리 병원은 선제적으로 회송체계 구축, 전문 인력 확보, 교육 기능 강화 등의 기반 조성에 나서고 있습니다. 중환자실 병상과 수술실을 추가 확보해 공공성 및 중증응급의료 지표 개선에 힘썼으며, 신설된 간호교육 전담인력 확보도 이미 평가 기준을 충족했습니다.
앞으로는 강화된 지정 기준에 부합하도록 ▲전문진료 질병군 비율 ▲경증 환자 회송 ▲지역내 소아 응급환자 대응력 향상을 목표로, 진료 프로세스 개선, 필수의료 분야 인력 확충, 협력병원 회송체계 고도화에 집중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경기 서남권 중증·필수의료의 핵심 거점 병원으로서의 역할을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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