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이정도면 굿!…영화 '기생수 파트1'

왕년에 만화책 좀 본 사람이라면 이와아키 히토시의 '기생수'를 '또렷하게' 기억할 것이다. 이 기묘하고 오묘하면서도 충격적인 만화는 한번 읽기 시작하면 다음 권에 이어질 이야기가 궁금해 도저히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 환상과 현실을 교차하고, 스릴러와 블랙 코미디를 결합해 간결한 그림체로 탄생시킨 이야기는 만화의 천국의 일본에서도 새로웠다.
'기생수'가 영화로 재탄생했다. 야마자키 다카시 감독의 영화 '기생수 파트1'이다.
소심한 고등학생인 신이치(소메타니 쇼타)는 어느 날 정체불명의 생명체로부터 자신의 오른손을 공격당한다. 인격을 가진 이 괴생물은 신이치의 오른손에 기생하며 공생을 제안하고, 자신의 존재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팔을 잘라내야 한다는 이 '오른쪽이'의 말에 신이치는 어쩔 수 없이 현실을 받아들인다. 이 생명체가 등장한 이후 원인을 알 수 없는 살인사건이 연달아 이어진다. 신이치는 이 살인이 오른쪽이 동족의 행동임을 알게 된다.
다카시 감독은 원작의 거대한 그림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생수 파트1'을 액션 스릴러물의 형태로 재주조했다. 영화는 '인간이란 과연 어떤 존재인가'라는 원작 만화가 던지는 철학적인 질문들을 최소화하고, 신이치와 오른쪽이가 다른 '기생수'들을 제거해가는 과정으로 직행한다. 만화책으로 치자면 1~5권(기생수는 모두 10권이다)의 이야기를 2시간이 채 안 되는 러닝타임에 담아내기 위한 복안인 것으로 보인다.
'기생수 파트1'의 전략은 성공적이다. 원작 만화가 정적인 분위기에 섬뜩함을 더했다면 영화는 상대적으로 동적인 분위기에 액션 영화로서의 박진감을 가득 더했다. 신이치는 오른쪽이와 함께하는 생활에 빠르게 적응해가고, 영화 중반부터는 오른쪽이와 함께 인간의 모습을 한 기생수와의 전투에 나선다. 다른 기생수들(기생수들은 원래 인간의 뇌를 장학해 몸 전체를 조종한다)이 인간을 잡아먹는 모습을 연달아 보여주면서 극에 긴장감을 쌓아가다가 후반부 학교에서 신이치와 다른 기생수들이 맞부딪히는 시퀀스를 통해 극적 카타르시스를 폭발시키기도 한다.

연기도 좋다. 자칫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보일 수 있는 변형 괴생물 이야기를 그럴듯한 것으로 보이게 하는 건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력 덕분이다. 요 키미코, 후카츠 에리 등 이미 일본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들이 중심을 잡아주고 하시모토 아이, 히가시데 마사히로 등 젊은 배우들도 과하지 않은 연기로 영화를 뒷받침한다.
극을 이끌어가는 신이치를 연기한 소메타니 쇼타의 연기는 주목해야 한다. 쇼타는 기생수와 살아가야만 하는 인물의 다양하면서도 극적인 감정 변화를 설득력 있게 그리는 데 성공한다. 성격의 변화를 보여주는 장면에서는 이전까지 보여준 적 없는 강렬한 눈빛을 선사하며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기도 한다.
원작의 열렬한 팬이라면 '기생수 파트1'이 못내 아쉬울 수 있다. 하지만 이 정도면 원작의 훌륭한 각색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만화 '기생수'를 보지 않은 관객은 처음에는 '이게 뭐지?' 하며 당황하다가 극에 빠져드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기생수 파트2'는 일본에서 4월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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