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한효주와 한복패션은 좋다, 영화 '해어화'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4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해어화(解語花)' 언론시사회에서 배우 유연석(왼쪽부터), 배우 천우희, 배우 한효주, 박흥식 감독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2016.04.04. [email protected]
193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한국 대중가요의 시대가 열렸다. 기존의 판소리와 잡가 등 전통음악들을 제치고 재즈와 만요, 신민요, 유행가(트로트)와 같은 새로운 장르들이 인기를 모았다. 1936년을 전후로 광복 이전까지 황금기를 누린다.
이때 권번 기생들이 가요를 부르며 대중가요계에 활력을 더했다. 권번은 기생학교로 요즘으로 치면 연예기획사에 해당된다. 1940년대 전후 ‘대정권번’과 ‘한성권번’, ‘한남권번’, ‘조선권번’이 조선을 대표하는 4대 권번으로 이름을 떨쳤다.
권번에 소속된 기생은 예의범절, 서화, 기조, 창, 가야금, 유행가, 일본 노래 등 가무와 풍류는 물론이고 예능과 교양을 겸비한 교양인으로 대우 받았다. 권번의 기생이 되기 위해서는 정해진 수업 과정을 거쳐 시험에 통과해야 했는데, 실력에 따라 일패(一牌)와 이패(二牌), 삼패(三牌) 기생으로 나뉘었다.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4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해어화(解語花)' 언론시사회에서 배우 천우희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04.04. [email protected]
권번의 선생 산월(장영남)의 딸인 소율(한효주)은 어릴 적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권번에서 자란 연희(천우희)와 둘도 없는 친구다. 둘 간의 비극은 소율이 어려서부터 사모하던 당대 최고의 작곡가이자 역시 기생의 아들인 윤우(유연석)가 자신의 노래를 부를 가수로 연희를 점찍으면서 시작된다.
소율을 사랑한 윤우는 처음에는 연희를 자신의 노래를 부를 가수로 생각하나 어느 순간 마음을 뺏긴 자신을 발견한다. 우정과 사랑을 모두 잃은 소율은 이때부터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 그들에게 상처 입히고 자신 역시 변해간다.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4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해어화(解語花)' 언론시사회에서 배우 한효주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04.04. [email protected]
‘곱다’는 감탄사가 절로 나는 각양각색 한복부터 소율의 방에 품격을 더하는 소품 등 화려한 미술과 의상이 볼거리다. 적어도 여자 관객이라면 밑단을 레이스로 처리한 저고리며 파격적 색상을 적용한 치마 등 다양한 디자인의 한복에서 눈을 떼지 못할 것이다.
둘도 없는 친구에서 연적이 되는 한효주와 천우희의 연기호홉도 돋보인다. 특히 한효주는 연기력과 대중성을 모두 갖춘 20대 연기자로 정평이 나있었지만 이번 영화로 100억원에 육박하는 시대극도 이끌수 있는 주역임을 증명해낸다. 새삼 한효주를 다시 보게 된다.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4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해어화(解語花)' 언론시사회에서 배우 유연석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04.04. [email protected]
다소 유치할 수 있는 장면도 사랑스럽게 풀어내는 한효주는 세 남녀 사이에서 빚어진 비극 이면의 복잡한 감정을 설득력 있게 전한다. 후반부 노인 분장은 다소 허를 찌르나, 마지막 소율을 위한 노래가 흘러나올 때면 그녀의 뜨거웠던 열망과 깊은 회한이 느껴진다.
물론 위태로운 점도 있다. 세 남녀가 빚어내는 비극의 드라마가 예상가능한 시나리오대로 흘러간다는 점이다. 구태의연한 전개로 스토리에 대한 긴장감이 떨어진다. 호흡도 느린 편이라 속도에 길들여진 젊은 관객들이 고비를 잘 참아낼지 우려된다.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4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해어화(解語花)' 언론시사회에서 박흥식 감독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6.04.04.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