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총만 문제 아니다…'해외 직구' 밀수 총기도 심각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19일 오후 6시30분께 서울 강북구 번동 오패산터널 인근에서 강간 등 전과 9범이자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중인 성모(46) 씨가 번동파출소 김모(54) 경위를 향해 총을 난사, 김 경위는 병원으로 실려갔으나 결국 사망했다. 이날 밤 서울 강북경찰서에서 경찰이 피의자로부터 압수한 사제 총기를 공개하고 있다. 2016.10.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현섭 이재은 기자 = 역시 경로는 인터넷이었다.
'오패산 경찰관 총격범' 성병대(46)씨는 21일 오전 11시40분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총기 만드는 방법은 어떻게 알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유튜브에서 폭약 원리를 배워서 만들었다"고 대답했다.
사건 직후 언론과 경찰의 예상대로 인터넷을 통해 사제총의 제작법을 알게 된 것이다.
성씨 사건의 충격으로 사제총에 관심이 집중돼 있지만 사실 인터넷을 통한 민간인 총기 습득과 그에 따른 사건·사고 가능성의 '화약고'는 총기 밀수 문제로 봐도 무리가 없다.
유튜브 등에서 간단한 검색만으로 사제총 제작법이 소개된 동영상을 쉽게 찾을 수 있듯이 해외 총기 판매 사이트 역시 인터넷에서 어렵지 않게 접속할 수 있는 실정이다.
총기 밀수 시도는 수년 전부터 꾸준히 일어나고 있다.
새누리당 박명재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로 몰래 들여오다 적발된 불법 총기류는 2011년 160정, 2012년 141정, 2013년 140정, 2014년 170정, 2015년 180정으로 최근 5년 간 791정에 달한다.
이 가운데 총기 부품류와 모형 총포 등을 제외한 실제 살상용 완제품 총기는 2011년 12정, 2012년 28정, 2013년 18정, 2014년 4정, 2015년 7정으로 총 69정이다.
특히 올해는 8월까지 통계만 해도 이미 246정(실제 총기 7정)으로 최고치였던 지난해보다 66정이나 많다.

【전주=뉴시스】정경재 기자 = 지난 7일 전북경찰청 고속도로 순찰대에 의해 검거된 나모(29)씨의 차량에 M16 모형소총이 실려 있다. 2016.02.10.(사진=전북경찰청 제공)
총기를 분해해서 장난감 총 부품이라고 하면 적발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또 지난해 12월25일에 대전 유성구 한 도로가에 난입해 운전자에게 총상을 입힌 신모(58)씨는 국내에서 유통될 수 없는 스페인 총을 소지하고 있었다.
박 의원은 "과거에는 폭력조직원 같은 특정 부류의 사람들이나 총기를 은밀히 구입했다"며 "하지만 인터넷과 SNS 문화가 발달하고 '해외 직구' 등 구매가 쉬워지면서 일반인들로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이 이달 3일부터 일부 국가에 도입한 중고 거래 서비스 마켓플레이스에서는 문을 연 지 하루 만에 총기를 포함한 금지품목들이 매물로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관세청과 수사기관 간의 업무협조가 잘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 교수는 "특히 관세청의 경우 밀수된 정보가 있으면 빨리 경찰에 알리고 수사협조를 요청해야 한다"며 "현재 경찰은 마약은 엄격하게 단속하고 있는데 총기도 마약과 똑같은 수준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국제화 시대가 되다보니 총기 밀반입 건수가 과거에 비해 많아지고 있다"며 "금속탐지기 등 검문시스템을 강화해 출입국관리소에서 걸러내는 방법이 핵심이다. 현재는 랜덤(Random·무작위) 방식으로 검색을 하고 있는데 그 간격을 좁히는 방법도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경찰청은 21일 무허가 총기 제조 및 소지행위의 처벌 형량을 현행 10년 이하의 징역보다 늘리고 현행 최고 30만원인 불법무기 신고 포상금을 높이는 등 관련 규정을 바꿀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6월 불법무기 일제단속 결과 ▲공기총 불법소지(8명) ▲타정총·분사기 등 불법소지(53명) ▲인터넷에 총기 등 판매글 게시(106명) ▲모의총포 소지(80명) ▲공기총 보관명령 위반(11명) 등 총 259명이 적발됐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