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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불안하다' 금·국채가격 급등…달러는 하락

등록 2017.01.18 17:22:40수정 2017.01.18 18: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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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롯데백화점이 29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골든듀 매장에서 수탉이 디자인된 골드바를 선보이고 있다.  2017년 정유년 붉은 닭의 해를 맞아 출시된 골드바는 37.5g, 100g 두 가지 종류와 3.7g 무게의 팬던트로 출시되었다. 2016.12.29.  jc4321@newsis.com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롯데백화점이 29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골든듀 매장에서 수탉이 디자인된 골드바를 선보이고 있다.

2017년 정유년 붉은 닭의 해를 맞아 출시된 골드바는 37.5g, 100g 두 가지 종류와 3.7g 무게의 팬던트로 출시되었다.  2016.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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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뉴시스】 박영환 기자= 미국 달러화 상승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구두 개입의 영향으로 한풀 꺾였고, 금값과 미국 10년물 국채 값은 급등했다.

 트럼프의 선거 승리 이후 강세를 보여 온 달러화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 반면, 시들시들하던 금과 미 국채는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17일(현지시간)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주요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재는 달러인덱스가 이날 뉴욕 시장에서 1.3% 하락했다고 밝혔다. 달러 인덱스는 일본 엔화, 유럽연합(EU) 유로화, 영국 파운드화, 캐나다 달러, 스웨덴 크로네, 스위스 프랑을 비롯한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평균적인 가치를 산정하는 지표다.

 달러화는 이로써 작년 12월7일 이후 한 달 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또 지난해 11월 8일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거침없이 내달리며 거둬들인 상승분의 절반가량을 다시 반납했다. 달러화는 1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등 트럼프 행정부 경기 부양안을 향한 기대감이 높아지며 상승 흐름을 유지해왔다.

 달러화 가치가 이날 급락한 데는 트럼프 당선인 ‘구두 개입’의 영향이 컸다. 그는 앞서 지난 13일자 WSJ 인터뷰에서 달러화 가치가 너무 높아 미국 기업들이 중국 기업과 경쟁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그는 “그것이 우리를 죽이고 있다(It's killing us)"며 달러 강세에 대해 강한 우려를 피력했다.

【뉴욕=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1일(현지시간)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대선 승리 이후 첫 기자회견 중 취재진 쪽을 손가락으로 가르키고 있다. 2017.01.12

【뉴욕=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1일(현지시간)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대선 승리 이후 첫 기자회견 중 취재진 쪽을 손가락으로 가르키고 있다. 2017.01.12


 미국채와 금은 하락세로 반전한 달러와 엇갈리는 흐름을 보였다. 미국채 10년물 이자는 이날 연 2.33%로 전장(13일)에 비해 0.07%포인트 하락(가격 상승)했다. 지난 3일 2.46%에 비해서는 무려 0.13%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미 국채 10년물 이자는 작년 12월 16일 2.6%까지 급등(가격 하락)하기도 했으나, 27일 2.57%, 28일 2.51%를 기록한 이후 30일까지 사흘 연속 떨어졌다.

 금값도 연일 급등하고 있다. 금은 이날 뉴욕 코멕스(COMEX)에서 전장에 비해 무려 16.7달러 상승한 온스당 1212.9달러를 기록했다. 올들어 최대 상승폭이다. 금값은 트럼프 당선 이후 줄곧 하락했으나, 같은 달 15일 상승세로 반전한 뒤 등락을 거듭해왔다. 하지만 12월 23일 이후 상승 흐름이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금은 올 들어서도 이러한 상승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금값은 ▲지난 3일 1160.40달러 ▲4일 1163.80달러 ▲5일 1179.70달러 ▲6일 1171.90달러 ▲9일 1183.50달러 ▲10일 1184.20달러 ▲11일 1195.60달러 ▲12일 1198.90달러 ▲13일 1195.30달러 ▲1212.9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이틀을 제외하곤 모두 상승했다.

 금값이 트럼프 당선 이후 하락세에서 벗어나 슬금슬금 오를 때만 해도, 이 귀금속의 인플레이션 헤지 기능에 주목하는 분위기였다.  미국 경제가 회복하고 있는 가운데 법인세·소득세를 깎아주고, 여기에 공항을 정비하고, 낡은 교각을 수리하는 등 인프라에 1조달러를 쏟아부으면 물가가 급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투자자들이 금을 사들이고 있다는 뜻이다.

【서울=뉴시스】안지혜 기자 =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금거래소에서 금 시장은 4만5510원(종가 기준)에 마감했다.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안지혜 기자 =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금거래소에서 금 시장은 4만5510원(종가 기준)에 마감했다. [email protected]


 하지만 이러한 기류도 달라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금과 국채값 상승은 트럼프 회의론이 확산된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나랏돈이 부족해 시퀘스터(예산 자동삭감)까지 도입한 미국이 다시 빚을 내 경기 부양의 군불을 땔 수 있을 지, 저축률이 투자율을 앞서는 상황에서 법인세를 깎아준다고 해서 미국 기업들이 투자를 늘릴 지 트럼프 공약의 실효성을 투자자들이 꼼꼼하게 따져보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주요 글로벌 펀드 중에서는 안전 자산인 국채나 금을 다시 사들이는 곳들이 늘어나고 있다. 트럼프 내각 출범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좀처럼 걷히지 않고 있다고 보고 자산 포트폴리오 재배분에 나선 것이다. 세계 최대의 채권펀드인 핌코는 최근  '인컴 펀드(Income fund)' 등 주요 소속펀드들이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에서 승리한 작년 말 이후 주식, 하이일드 채권을 비롯한 고위험 자산의 투자 리스크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계 자산운용사인 콜럼비아스레드니들도 이러한 흐름에 합류했다. 이 펀드의 진 타누조 매니저는 "(투기 등급 회사채인) 정크 본드 보유 규모를 최근 수 주 간 줄이고, 재무부 채권을 사들였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공표한 확장적 재정 정책이 투자자들의 기대치에 부합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산운용사인 퍼트넘 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의 탐 매닝 최고경영자도 “인프라 지출, 법인세 개혁, 탈 규제가 기대치에 못미친다면 우리는 내년 울퉁불퉁한 길에 진입하게 될 지모른다”고 경고했다. WSJ도 “투자자들이 최근 그들의 열정(enthusiasm)을 누그러뜨리고(dialing back)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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