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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지주사 아닌 지배회사 택한 이유는?

등록 2018.03.29 16: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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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지주사 아닌 지배회사 택한 이유는?

금융계열사 매각·M&A 걸림돌 해소
 일감몰아주기 논란도 피해갈 수 있어
 
【서울=뉴시스】한주홍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이 현대모비스를 최상위 지배회사로 두는 출자구조 개편을 통해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방안을 택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을 깨고, 오너일가의 지분 배입을 통해 지배회사 체제로 탈바꿈하겠다는 방안을 전격 제시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28일 사업 및 지배구조 개편방안을 발표하고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분할합병, 지배구조 개편 차원의 그룹사와 대주주간 지분 매입·매각을 통한 순환출자 완전 해소를 추진키로 했다.

 당초 증권가는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 등 오너 일가가 29.99%의 지분을 가진 현대글로비스를 지주사로 올리는 방안,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를 인적분할한 후 투자회사끼리 합병해 지주회사로 출범시키는 방안 등을 유력한 시나리오로 봤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이 같은 시장의 예상을 깨고 현대모비스의 핵심부품 부문을 분리해 지배회사로 만드는 '정공법'을 택했다. 이 과정에서 정 회장 일가가 부담해야 하는 양도소득세만 1조원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이 이런 비용 부담을 안으면서도 정공법을 택한 이유는 지주사 체제에 따른 금융계열사 논란, 일감몰아주기 이슈 해소, 사회적 평가 등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통해 현대모비스를 지배 회사로 전환하면 지주회사 체제에 따른 금융 계열사 논란을 피하면서 향후 대규모 기업 인수·합병(M&A)의 걸림돌도 제거할 수 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가 되려면 총 자산이 5000억원을 초과하고 자산 중 자회사의 지분가액이 자산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50% 이상이어야 한다. 존속 모비스의 총자산 중 자회사 요건을 충족시키는 현대차의 지분가액은 22%로 지주회사 요건에 해당되지 않는다.

 지주사로 지정되는 경우 적용되는 금융계열사 소유제한 규제나 증손자회사 지분 규제 등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지주사로 전환되면 5년 이내에 현재 보유하고 있는 현대캐피탈, 현대카드, 현대커머셜, 현대라이프생명, 현대차투자증권 등 금융계열사 지분을 전량 외부 매각해야 한다.

 SK증권의 권순우 연구원은 "현대캐피탈, 현대카드, 현대커머셜 등은 현대·기아차 판매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사업구조 개편과 무관하게 영위해야 할 핵심 사업 부문"이라며 금융계열사 보유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또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 등에 필수적인 M&A를 자유롭게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내에서 자회사 등이 공동 투자해 타기업을 인수하는 건 불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향후 기업의 성장에 필요한 대규모 M&A가  어려워진다.

 일감몰아주기 논란에서 해소됐다는 것도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수확이다. 모비스와 글로비스 합병 뒤 탄생할 합병글로비스에 대한 오너 일가의 지분은 기존 29.9%에서 15.8%로 대폭 줄어든다. 향후 정 부회장이 글로비스 지분을 전량 매각하면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다.

 하나투자증권의 송선재, 오진원 연구원은 "지주회사 전환 시 얻게 되는 혜택과 비용을 동시에 고려했을 때 실익이 크지 않다는 판단이었을 것"이라며 "대표적으로 그룹 내 금융계열사 지분에 대한 매각이나 절연 이슈가 존재하고 계열사 지분 소유 규제를 얻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향후 지주회사 관련 규제 강화 가능성 역시 상존한다는 측면 또한 고려대상이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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