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號 바른미래, 당내 통합-제3당 위상 회복 과제
국민-바른 갈등 회복해야…손학규도 '공천파동' 당사자
임시봉합된 정체성 갈등, 해결 못하면 재차 '뇌관'
시너지 못 본 통합…손학규, 반전 계기 마련할까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전국청년위원장 선출대회에서 새 당대표로 선출된 손학규 후보가 인사를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국민-바른 갈등, 고질적 문제…손학규도 당사자
바른미래당은 통합 이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에서 각각 박주선 전 공동대표와 유승민 전 공동대표를 내세워 구성원 간 화합을 도모해 왔다.
그러나 통합 직후 지방선거를 준비하며 실질적인 통합 작업은 지연됐고, 지방선거 과정에서도 통합 파트너였던 안철수 전 의원과 유 전 대표가 공천 문제 등으로 갈등을 노출하며 오히려 두 당 출신들 간 감정의 골만 깊어졌다.
지도부 방향키를 쥐게 된 손학규 신임 대표 역시 지방선거 당시 송파을 재보선 공천 파동 당사자로 당내 갈등에서 자유롭지 않은 입장이다. 특히 유 전 대표는 손 대표의 송파을 공천에 '원칙'을 강조하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이때문에 스스로 당내 갈등에서 온전히 자유롭지 못한 손 대표가 통합 이후 깊어져온 양당 출신들 간 감정의 골을 어떻게 메울 수 있을지 우려와 기대가 공존하는 상황이다.
아울러 손 대표의 경우 전당대회 과정에서도 안 전 의원 측근들의 지원으로 '안심(安心)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는 손 대표의 향후 당내 통합 과정에 만만찮은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는 이와 관련해 "당내 통합은 무엇보다도 최선결 과제"라며 "통합을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를 비롯한 당내 개혁에서부터 하겠다"고 했다.
◇진보와 보수? 중도와 보수?…정체성 갈등 '뇌관'
민주 진영에서 출발한 국민의당과 보수 진영에서 출발한 바른정당 간 정체성 갈등 역시 상존하는 뇌관이다. 당초 통합 파트너였던 안 전 의원과 유 전 대표는 지난 1월 '통합 공동선언' 당시 '건전한 개혁보수와 합리적 중도'를 당 정체성으로 공개 거론했었다.
아울러 유 전 대표의 경우 바른미래당 출범 직후부터 '개혁보수' 정체성을 강조해 왔고, 지방선거 참패로 인한 대표직 사퇴의 변에서도 '보수'라는 단어를 7번이나 거론하며 보수 정체성을 굽힐 수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한 바 있다.
유 전 대표는 또 통합 직후인 지난 3월말 자유한국당과의 지방선거 조건부 연대를 거론한 바 있으며, 2022년 대선 전에는 보수 후보 단일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보수 진영이라는 뿌리를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반면 국민의당 시절부터 함께 해온 호남 중진들의 경우 바른미래당이 자유한국당과 함께 '범보수'로 분류되는 데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온 게 사실이다. 특히 자유한국당과의 연대 내지 통합은 호남 정서에 정면 배치되는 만큼 이들에겐 극도로 민감한 주제다.
김동철 비대위가 출범 직후 워크숍을 통해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로 당 정체성을 다급히 내세운 것 역시 이와 무관치 않다. 국민의당 출신이자 호남에 지역구를 둔 이들 입장에선 진보 진영과 그 뿌리인 호남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당내외에선 이르면 내년 5월께에는 야권재편 내지 정계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손 대표 체제 하에서 이에 앞서 당 정체성 문제를 명확히 정리하지 않으면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당이 진로 문제로 내홍을 빚으며 또다시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좀처럼 안 나는 '통합 시너지'…지지율 회복할까
통합 전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당 지지율 상승 계기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도 손학규 지도부의 고민거리다. 통합 전 국민의당은 당초 자체 조사를 통해 바른정당과 통합시 지지율이 19% 상당으로 치솟는다는 결론을 도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시너지는 정작 통합 직후엔 현실화되지 않았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지난달 28~30일 실시해 31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바른미래당 전국 지지율은 7%로 더불어민주당(40%)과 자유한국당(12%)은 물론 정의당(12%)에도 한참 밀렸다. 자세한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 참조.
이처럼 한자리수를 도무지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당 지지율은 향후 정계개편 내지 야권재편 과정에서도 바른미래당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당내에선 이러다 자칫하면 정계개편 과정에서 자유한국당의 '흡수 통합' 대상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통상 컨벤션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는 전당대회 역시 이번엔 예정대로 흘러가며 별다른 이슈가 되지 못한 상황에서, 손 대표가 지지율 침체 상황을 극복할 어떤 계기를 마련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아울러 국민의당 시절 캐스팅 보터로서의 황금기를 의석 30석으로 쪼그라든 바른미래당이 재현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이를 위해선 당과 동떨어진 상태로 독자 행보를 걷고 있는 일부 의원들의 포용도 당면과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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