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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진 서울시무용단장 "놋, 춤으로 선 넘고 갈등 풀고"

등록 2019.03.26 18: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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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진 서울시무용단 단장 ⓒ세종문화회관

정혜진 서울시무용단 단장 ⓒ세종문화회관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우리 삶에 선이 많이 그어져 있어요. 그 사회적인 선 그리고 갈등들을 넘는 노력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현재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었고, 그래서 우리들의 자화상이죠."

서울시무용단이 5월 23, 24일 세종대극장에서 창작무용극 '놋-N.O.T'을 공연한다. 놋은 제주의 방언으로 얼굴을 가리킨다. N.O.T는 '노 원 데어(No One There)?'의 머리글자로 '거기 아무도 없어요'라는 뜻이다.

 지난 1월 서울시무용단장이 된 한국무용가 정혜진(60)의 첫 안무작으로 눈길을 끈다. 소녀의 여정을 통해 이 시대의 다양한 갈등 속에서 소통하지 못하는 우리의 이야기를 한국적 춤사위로 그려낸다.

정 단장은 26일 서울시무용단 연습실에서 "선을 넘는 것이 정말 어려운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라고 말했다.

'놋'은 치매에 걸린 여든살 할머니가 열살 소녀가 돼 6·25동란 당시 헤어진 아빠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다. 70년의 세월을 건너 뛴 세상은 혼란의 연속이다. 스마트폰으로 인한 대화 단절, 듣는 음악조차 다른 청년층과 기성세대, 미투운동 속 사회의 갈등이 소녀가 본 이 사회에 그어진 선들이다.
서울시무용단 '놋' ⓒ세종문화회관

서울시무용단 '놋' ⓒ세종문화회관

정 단장에게 선이 화두가 된 것은, 지난해 4월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을 넘는 모습을 본 뒤부터다. "선을 그렇게 쉽게 넘을 수 있는데 왜 그토록 오래 넘지 못했는가에 대해 생각하게 됐죠."

정 단장은 2012년 뉴욕대학교 방문 연구교수 이후 서울예술단의 예술감독을 맡았다. '윤동주, 달을 쏘다.' '잃어버린 얼굴 1895' '푸른 눈 박연' '뿌리 깊은 나무' 등 드라마성이 강한 가무극 6편을 제작하면서 호평을 들었다.

지난해 '조선의 악녀' '희대의 요부'로 통한 장녹수를 톺아본 정동극장의 '궁:장녹수전'도 그녀의 안무작이다. 서울예술고, 이화여대에서 무용을 전공한 정 단장은 최현의 고풍, 한영숙의 살풀이와 승무, 김천흥의 춘앵무, 박병천의 진도북춤과 강강술래, 김수악의 진주검무 등을 사사했다.

 정 단장은 서울시무용단이 "전통무용을 잘하고 창작 능력이 있다"고 평했다. "무용수들의 마음이 잘 모아져 달려가는 방향성도 빨라요"라고 봤다.
정혜진 단장, 오경택 연출 ⓒ세종문화회관

정혜진 단장, 오경택 연출 ⓒ세종문화회관

'놋'의 연출은 최근 뮤지컬 '레드북'과 '다윈 영의 악의 기원'으로 호평을 들은 오경택이 맡았다. 오 연출은 '궁:장녹수전'으로 정 감독과 호흡을 맞췄다. 그는 "연극과 뮤지컬의 연출을 맡아왔지만 무용 역시 무대예술이라는 공통점이 있어요. 춤에 있어 드라마적인 요소를 중시하는 정혜진 안무가와의 작업은 큰 시너지 효과가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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