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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역해병,마라톤 결승선 기어서 통과…"전사한 동료들 위해"

등록 2019.04.17 1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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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 아프간서 숨진 동료 기리기 위해 대회 참가

"진정한 명예와 용기 보여주었다" 미국민들 감동

【서울=뉴시스】전 미 해병대원 미카 헌든이 15일 보스턴 마라톤대회 결승선을 향해 기어가고 있다. <사진 출처 : 미 CBS> 2019.4.17

【서울=뉴시스】전 미 해병대원 미카 헌든이 15일 보스턴 마라톤대회 결승선을 향해 기어가고 있다. <사진 출처 : 미 CBS> 2019.4.17

【서울=뉴시스】 유세진 기자 = 보스턴 마라톤 결승선을 기어서 통과한 한 남성이 미국민들의 가슴을 울렸다고 CBS, 워싱턴 포스트(WP) 등 미 언론들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남성은 미카 헌든이라는 이름의 31세 전 미 해병대원이다. 해병대로 4년 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복무했던 헌든은 지난 2010년 1월9일 아프간에서 차량을 타고 이동 중 도로변에 매설됐던 폭탄이 터는 사고를 당했지만 다행히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러나 함께 타고 있던 동료 매슈 밸러드와 마크 후아레즈, 영국 기자 루퍼트 해머는 이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헌든은 당시 동료들이 목숨을 잃은 반면 자신은 살아남은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보스턴 마라톤에 참가한 것도 숨진 동료들의 명예를 기리기 위해서였다. 그는 밸러드와 후아레즈, 해머의 이름을 새긴 표지판을 자신의 운동화에 부착하고 대회에 참가했다.

이번 대회가 생애 3번째 마라톤 풀코스 도전인 헌든은 3시간 이내에 결승선을 통과하는 것이 목표였다. 32㎞ 지점을 통과할 때까지만 해도 이러한 그의 목표는 실현될 수 있을 것같았다.

그러나 그때부터 그의 다리에 쥐가 오기 시작했다. 고통은 갈 수록 더 심해졌고 36㎞ 지점을 지날 무렵 헌든은 더이상 달릴 수 없었고 바닥에 주저앉아야만 했다.

경기 보조요원들이 그에게 완주 포기를 권했지만 숨진 동료들을 위해 대회에 참가한 헌든은 포기할 수 없었다. 헌든은 결국 남은 6㎞ 남짓을 기어서 결승선을 통과했다. 경기 보조요원들이 헌든의 옆에서 다른 선수들이 헌든을 방해하지 않도록 지켜주었다. 헌든은 이날 3시간 38분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한 후 앰블런스에 실려 병원으로 향했다.

【서울=뉴시스】2010년 1월 아프가니스탄에서 차로 이동 중 폭탄이 터져 숨진 동료들의 이름을 적은 표를 부착한 미카 헌든의 운동화. <사진 출처 : 미 워싱턴 포스트> 2019.4.17

【서울=뉴시스】2010년 1월 아프가니스탄에서 차로 이동 중 폭탄이 터져 숨진 동료들의 이름을 적은 표를 부착한 미카 헌든의 운동화. <사진 출처 : 미 워싱턴 포스트> 2019.4.17

그가 기어서 결승선을 통과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은 많은 사람들에 의해 소셜미디어에 퍼졌고 숨진 전우를 위해 포기하지 않고 기어서라도 결승선을 통과한 사연이 알려지면서 많은 미국민들이 헌든에게 감명을 받았다며 찬사를 보냈다.

ESPN과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등 유수한 스포츠 매체들도 헌든이 기어서 결승선을 통과하는 모습을 방영했다.

한 네티즌은 "헌든은 진정한 명예와 용기가 무엇인지를 미국인들에게 보여주었다"며 감사해 했다. 또다른 네티즌은 이 같은 사람에게 어떻게 존경을 보내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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