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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색병·페트 ‘OUT’...“와인·화장품까지 적용, 산업 특성 이해못하는 규제”

등록 2019.11.20 15: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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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담금 30% 징수,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자 부담

‘브랜드’로 승부거는 화장품, 투명병 쓰면 글로벌서 경쟁력 상실

위스키 와인 수출국 설득 어려워... 주요수출국들 대응 움직임도

【청주=뉴시스】인진연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가 25일 충북 청주산업단지 내 LG생활건강 청주공장에서 열린 뷰티산업 현황방문에서 화장품을 살펴보고 있다. 2019.01.25inphoto@newsis.com

【청주=뉴시스】인진연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가 25일 충북 청주산업단지 내 LG생활건강 청주공장에서 열린 뷰티산업 현황방문에서 화장품을 살펴보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미영 기자 = 정부의 규제로 인해 가격 인상은 물론 수출길까지 막힐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환경부는 12월25일부터 '자원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 개정안을 시행한다. 개정안은 제품별로 ▲재활용 최우수 ▲재활용 우수 ▲재활용 보통 ▲재활용 어려움로 분류한다. 어려움 등급을 받을 경우 최대 30% 환경부담금을 가산한다. 환경부담금 추가 징수가 가격 인상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기존 유색 페트병과 무색병, 갈색병, 녹색병을 제외한 이외의 색상은 재활용이 어려운 재질로 분류했다. 투명, 갈색, 녹색병에 해당하지 않는 와인병과 위스키병 등이 재활용 어려운 재질에 해당한다. 이 같은 규정은 주류는 물론 제약과 화장품, 식품 등의 산업에 공통으로 적용된다. 

현재 주류 및 음료업계는 페트병은 투명 페트병으로 교체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위스키나 와인 등을 취급하는 수입 주류업체나 화장품 업계는 발만 구르고 있는 상황이다. 병 색깔로 재활용 용이 등을 규정하는 것은 한국이 유일하게 시행하는 규제다.

환경부는 자원 재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업계는 산업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일괄 잣대에 불만을 표하고 있다. 시장 특성과 현장 목소리를 반영하지 않은 일방적인 행정이라는 의견도 많다.

위스키나 와인은 우선 수입국 회사에 이 같은 국내 규제에 따른 용기 교체를 설득해야 한다. 세계 유일의 정책에 글로벌 회사가 이를 수용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서울=뉴시스】22일 서울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고객이 위 리저브 당글레 와인 2종을 살펴보고 있다. ‘위 리저브 당글레 레드와인’은 그르나쉬, 쉬라의 환상적인 블렌딩으로 부드럽고 둥글게 감싸는 풀바디의 탄닌과 로즈마리 월계수 향이 은은하게 느껴지며, ‘위 리저브 당글레 화이트와인’ 그르나쉬 블랑 40%와 배르멘토 30%, 마르산느 30%로 생동감 있고 풍부한 과실향과 우아한 꽃 향이 입안에 가득 퍼지는 듯한 느낌을 준다. 2019.10.22. (사진=롯데마트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22일 서울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고객이 위 리저브 당글레 와인 2종을 살펴보고 있다. ‘위 리저브 당글레 레드와인’은 그르나쉬, 쉬라의 환상적인 블렌딩으로 부드럽고 둥글게 감싸는 풀바디의 탄닌과 로즈마리 월계수 향이 은은하게 느껴지며, ‘위 리저브 당글레 화이트와인’ 그르나쉬 블랑 40%와 배르멘토 30%, 마르산느 30%로 생동감 있고 풍부한 과실향과 우아한 꽃 향이 입안에 가득 퍼지는 듯한 느낌을 준다. 2019.10.22. (사진=롯데마트 제공) [email protected]


특히 와인의 경우 관리가 까다로운 품목이다. 산화와 변질을 초래하는 직사광선이 투명되지 않도록 짙은색 병을 사용하고 있어 현실적으로 투명병 사용은 불가하다는 게 수입업계의 목소리다.

칠레, 호주 등 대한국 주류 수출 국가들도 환경부에 의견서를 제출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EU는 세계무역기구(WTO)와 무역상기술장벽협정(TBT)에 한국 정부의 이 같은 규제가 사실상 무역장벽에 해당한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장품 업계도 고민이 깊다. 법 취지는 공감하나 사실상 산업 특성상 수용하기 어려워 환경부담금을 내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한 업체 관계자는 “규제대로 하면 우리 회사 제품의 95% 이상이 ‘재활용 어려움’으로 표시해나가야된다”면서 “이걸 어떻게 한꺼번에 다 바꿀 수 있겠느냐”고 하소연 했다.

화장품의 경우도 와인과 마찬가지로 투명한 용기를 사용하면 자외선 등 외부환경으로 인해 내용물이 변질될 위험성이 높다. 또 화장품은 소비자들이 용기 모양, 색상 등을 통해 ‘브랜드’를 인식하는 대표 품목이다.

그런데도 용기 색깔을 모두 투명으로 바꾸면 상품명 표시 외에 차별화에 제약이 커져 핵심 마케팅 수단을 빼앗기게 되는 셈이다.

수출도 마찬가지다. 화장품은 ‘한류의 첨병’으로서 산업 및 문화에 기여한 바가 큰 품목이다. 그런데 투명병에 상품명 라벨 외의 차별성이 없는 제품을, 무엇보다 ‘재활용 불가’ 표기가 붙은 제품을 해외에서 사가겠느냐게 업계의 목소리다.

업계 관계자는 “재활용 가능 용기로 바꿀 경우 글로벌 제품들과 경쟁력도 떨어져 교체는 생각조차 할 수가 없다”면서 “환경부담금을 내는거 외엔 사실상 방안이 없다. 그러면 그 비용은 결국 가격 인상으로 연결돼 소비자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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