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법원 "트럼프 납세자료 제출 3건, 내년 3월 심리"(종합)
6월30일 이전에 최종 결정, 美 대선 영향 가능성 주목
대법관 2명 트럼프가 지명…9명 중 5명이 보수성향
내년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재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여부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현지시간) AP, CNN, CNBC 등에 따르면 미 연방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납세자료 제출 관련 사건 3건을 내년 3월에 심리하겠다고 밝혔다. 최종 선고는 2020년 대선 선거운동이 한창인 내년 6월30일 이전에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 개인 변호사인 제이 세큘로우는 성명을 통해 이번 결정을 환영하면서 "이 사건들은 중요한 헌법상 문제들을 제기한다"며 "서면 또는 구두로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별도의 논평을 내지 않았다.
대법원에 걸려 있는 관련 사건은 총 3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주 맨해튼 검찰과 민주당이 주도하는 미 하원 정보위원회 및 금융서비스위원회, 정부감독개혁위원회(HCOGR)로부터 각각 금융자료 제출을 요구받고 있다.
맨해튼 검찰 요구는 지난 2016년 대선 기간 트럼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의혹과 관련돼 있다.
대선 전 전직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와 플레이보이 모델 출신 캐런 맥도걸 등 여성 2명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성관계를 주장했는데 이를 막으려고 거액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트럼프그룹이 연방 선거자금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사이러스 밴스 주니어 맨해튼 검사는 이에 트럼프 대통령 측 회계법인 '마자스 USA'에 트럼프 대통령과 법인의 8년 간 금융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이 사건은 지방검사가 대통령에 대한 형사사건 조사에 착수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하원 HCOGR은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분식회계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마자스 USA에 납세 자료 제출을 요구한 상태다. 사업가 시절 10년치 금융기록을 보기 위함이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은 올해 초 트럼프 대통령이 부동산 절세 목적으로 자산 가치를 축소하거나 부풀리는 등 분식회계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증언한 바 있다.
하원 정보위원회 및 금융서비스위원회도 트럼프 대통령의 해외 돈세탁 의혹과 관련해 납세 기록을 원하고 있다. 이 곳은 트럼프 대통령 대출기관인 도이체방크과 캐피털원에 자료 제출 소환장을 발부했었다.
이 2개 은행은 1990년대 초부터 시작된 기업파산과 채무불이행 사태 이후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출을 해 준 몇 안 되는 은행이다. 도이체방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출해 준 자금 규모는 수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자료 제출 요구에 모두 응하지 않았고 '면책특권' 등을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각각 진행된 모든 사건이 1, 2심에서 전부 패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법원에 상고했고, 대법원은 자료 제출을 명령한 각 항소법원 판결에 임시유예 결정을 내린 뒤 최종적으로 재판 기일을 내년으로 정했다.
현지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대법관 2명이 포함된 대법원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도 주목하고 있다.
미 대법관 9명은 보수 성향 5명, 진보 성향 4명으로 분류된다. 특히 이 중 보수 성향의 닐 고서치 대법관과 브렛 캐버노 대법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했다.
CNBC는 "이번 재판은 임기 중 가장 세간의 이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며 "보수 성향 대법관이 다수가 된 새로운 대법원을 시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AP도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대법관 2명이 포함된 대법원이 의회의 공식 요청을 거부할 대통령의 권한을 재증명할 중대한 의미를 지닌 사건을 결정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과거 미 대법원은 대통령이 연루된 사건에서 자료를 공개하라는 판결을 내려왔다.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에겐 워터게이트 사건과 관련해 특검에 백악관 테이프를 넘기라고 했고,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 대해선 성희롱 사건 재판을 진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닉슨 전 대통령 이후 납세자료를 공개하지 않은 첫번째 미국 대통령이다. 2016년엔 국세청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거부했고 당선 후 공개하겠다고 했지만 이 역시 지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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