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파견 광주의료진, 30분 추가근무로 의료부족 해소"
조선대병원 정정기·김성연 간호사 9일부터 대구서 활동
"머리를 압박하는 고글 때문에 두통이 가장 힘들어요"
"환자들 유일하게 대화 할 수 있는 의료진 방문 반겨"
고글 오래 쓰고 있어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환자가 급증한 대구지역에서 의료활동을 하고 있는 광주 조선대학교병원 정정기(왼쪽)·김성연 간호사. (사진=정정기 간호사 제공). 2020.03.15. [email protected]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환자가 급증한 대구지역에서 의료활동을 하고 있는 광주 조선대학교병원 정정기·김성연 간호사는 15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현지 의료진의 속사정을 전했다.
이들은 "방호복을 착용하고 2시간 근무가 원칙이지만 의료진이 없어 30~40분씩 더 근무를 하고 있다"며 "대구에 있는 의료진 모두는 서로를 배려하는 모습이 몸에 배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의료진의 본래 역할인 활력징후 파악은 기본이지만 이곳에서는 환자 식사까지 챙겨야 한다"며 "복귀한 뒤 2시간 쉬고 다시 투입되는 일이 반복 될 정도로 의료진이 부족한 실정이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지난 9일부터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확진환자 치료를 담당하고 있다.
정 간호사는 중환자실, 김 간호사는 일반 병실에 배치돼 매일 수십여명의 환자를 돌보고 있다.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환자가 급증한 대구지역에서 의료활동을 하고 있는 광주 조선대학교병원 정정기(왼쪽)·김성연 간호사. (사진=정정기 간호사 제공). 2020.03.15. [email protected]
김 간호사는 "레벨D급의 방호복과 고무장갑을 3겹 이상 착용하기 때문에 손에 감각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며 "무엇보다 가장 힘든 것은 오랫동안 고글 착용으로 인해 나타나는 두통이다"고 말했다.
정 간호사는 "고글이 이마와 눈 부위를 압박하고 있어 벗으면 두통이 심하다"며 "피부에 자극이 없는 밴드를 사용해도 그 때 뿐, 쓰러질 지경이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방호복을 입을 때 지퍼가 벌어지거나 고글이 깨져 있는 등 불량품도 가끔있어 갈아 입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확진자를 치료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견디고 있다"고 현지 사정을 이야기했다.
열악한 환경에서 의료 활동을 하고 있지만 이들은 자신의 건강보다 환자를 더 걱정했다.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환자가 급증한 대구지역에서 의료활동을 하고 있는 의료진들이 식당에서 한줄로 앉아 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정정기 간호사 제공). 2020.03.15. [email protected]
그러면서 "대부분의 환자들이 의료진의 통제에 잘 따라주고, 버텨주고 있어 오히려 환자들에게 고맙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2주간의 활동을 마치면 광주로 돌아와 2주간의 자가격리 뒤 다시 병원으로 복귀할 예정이지만 현지 의료진들과 친분을 맺을 수 없어 아쉬운 마음을 비쳤다.
정 간호사는 "병원에서 식사를 할 때도 마주보지 않고 나란히 앉아야 하고 숙소로 복귀해도 밖에 돌아다닐 수가 없다"며 "타지역 의료진과 교류를 하고 싶어도 여건상 할 수가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김 간호사는 "허락을 받고 대구에 왔지만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고 속으로 걱정하고 있을 부모에게 가장 미안하다"고 이야기 한 뒤 다시 환자들 곁으로 돌아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