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0억 먹튀' 배경은…'이자 10%' 특별이벤트 있었다
대부업자, 전주시장 상인 상대 3% 이자로 시작, 계속 올려
처음엔 이자 꼬박꼬박 주자 상인들 맡긴 액수 점점 커져
경찰이 범인 붙잡고 보니 업자 계좌에는 현금 거의 없어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 전주 400억 원대 투자 사기 행각을 벌인 대부업자 대표 A 씨(47세)가 8일 전북 전주시 덕진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전주지방법원으로 이동하기 위해 경찰관들에게 안내를 받으며 유치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2020.06.08.pmkeul@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0/06/08/NISI20200608_0016385719_web.jpg?rnd=20200608110918)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 전주 400억 원대 투자 사기 행각을 벌인 대부업자 대표 A 씨(47세)가 8일 전북 전주시 덕진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전주지방법원으로 이동하기 위해 경찰관들에게 안내를 받으며 유치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email protected]
전북 전주의 전통시장 상인 등을 상대로 투자금 수백억원을 가로챘다가 잠적한 대부업체 대표가 경찰에 붙잡혔다.
사기범이 경찰에 붙잡혔다는 소식에 시장 상인들은 피해 회복에 대한 일말의 희망을 가졌으나 경찰이 확보해 분석한 개인·법인 계좌에는 투자금이 거의 남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향후 재판을 통한 처벌과는 별개로 상인들의 투자금 회수까지는 민사소송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해 시일이 더 걸릴 전망이다.
◇"높은 이자 준다니까 넣었죠"…특별 이벤트에 너도나도 속았다
시장 인근에 자리한 제2금융권에서 수년 동안 일하며 시장 상인들과 친분을 쌓아오던 A(47)씨는 은행을 그만두고 나서 2018년 전주에 한 대부업체를 차렸다.
이 대부업체는 지난해 가을부터 '특별 이벤트' 명목으로 투자자를 모았다. 하루 1만원씩 100일 동안 투자금을 넣으면 103만원을 주겠다는 것.
범행 끝무렵에는 참여자들이 늘자 시중 은행 금리를 훌쩍 뛰어넘는 4개월에 이자 10% 제공 상품을 제안했고, 이를 믿은 상인들은 수천만∼수억원 상당을 대부업체에 맡긴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를 당했다는 한 상인은 "매일 1만원을 넣었는데 정확히 100일 후에 103만원을 입금한 것을 확인하고 3000만원, 5000만원씩 추가로 맡겨 이달 초엔 3억원가량 됐다"고 하소연했다.
손쉽게 이자를 받는 모습을 본 인근 상인들도 너도나도 예·적금을 해약해 거액을 맡겼다. 아들 결혼식을 위해 마련해 놓은 자금 2억원을 건네거나 시중 은행에서 저리로 대출받고 친인척 등에게 돈을 빌려 5억∼10억원을 예치한 이들도 있었다.
심지어 대부업체 직원들 중 상당수도 가족이나 지인의 돈 수백만∼수천만원을 예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A씨에 피해를 봤다고 고소장을 접수한 사람은 현재까지 71명에 달한다. 피해 규모는 430억원이다.
투자금이 소액이거나 소송이 번거롭다는 이유로 고소하지 않은 상인들도 있어 피해액은 수사가 진행될수록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피해 상인들은 "A씨가 지역 은행에서 수년 동안 일하며 시장 상인들과 친분을 쌓아왔고, 은행을 그만둔 뒤 대부업체를 차렸다"면서 "A씨를 믿고 돈을 맡겼고, 약속한 이자도 꼬박꼬박 받았기 때문에 의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대부업체 대표 수원서 검거…법원 "도주 우려" 영장 발부
전주지법 이의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8일 오후 특정 경제 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부장판사는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도주 우려가 있다"며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법원으로 가기 전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낸 A씨는 모자를 쓰고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다. 그는 혐의를 인정하느냐, 왜 그랬느냐, 피해자들에게 할 말은 없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차량에 몸을 실었다.
경찰은 최근 고소장이 잇달아 접수되자 사건 전담팀을 꾸려 잠적한 A씨의 행방을 쫓는데 주력한 결과 지난 6일 오후 경기도 수원의 한 숙박업소에서 A씨를 검거했다.
앞서 A씨는 지난해 11월 인천에서도 비슷한 수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가 사기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지만, 최근 열린 공판에 출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이 접수한 고소장 내용을 토대로 범행 동기 등 관련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수사 중인 사안이라 자세한 것은 말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상인들 피해 회복은…사기범 통장 '텅텅 비어'
"몇 날 며칠을 잠도 못 자고 뜬눈으로 지새웠습니다. 경찰에 붙잡혔다는 소식에 기쁩니다만, 제 돈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430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투자금을 가로챈 A씨가 붙잡혔지만, 사실상 피해액 회수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경찰이 사기범의 법인 및 개인 은행 계좌를 분석한 결과 투자금이 거의 남아있지 않아서다. 현재까지 집계된 피해액에 비해 잔고가 상당히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의 계좌 등을 확보해 상세 명세를 분석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현재까지 확보한 A씨의 계좌에는 돈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추가 수사를 통해 범행 동기와 공범 여부, 투자금이 어디에 쓰였는지 등을 밝혀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