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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만원만 내면 세무조사 땡?…외국법인 185곳 자료제출 거부

등록 2022.10.12 10: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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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김주영 의원, 국세청 국정감사 자료 분석

다국적법인 불응해도 과태료 최대 2천만원이 전부

최근 3년간 과태료 납부 법인 76%가 다국적법인

수백억원 원천징수조사 회피하려 과태료 내기도

기재부, 과태료 상한 2천만원→1억원으로 올려야

"1억원으로도 국세청 질문·조사 무력화될 수 있어"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김성진 기자 = 다국적 기업과 해외법인 등이 국세청의 질문·조사에 불응하고 과태료로만 때우는 등 제도를 악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국세청의 질문조사 및 자료제출 요구 거부로 과태료를 부과한 건은 328건에 달했다. 부과한 과태료는 44억원이었다.

특히 외국법인에 대한 과태료 부과가 185건으로 56.4%를 차지했다. 과태료 부과에 이의를 제기해 법원 통보까지 간 경우 중에서는 무려 80.4%가 외국법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납세의무자의 연간 수입금액별로 보면 1000억원 이상인 경우가 건수로는 171건(52%), 과태료 액수로는 77.3%(34억원)를 차지했다. 매출 규모가 큰 다국적 기업이 조사 거부도 심했던 셈이다.

국세청은 국세기본법 제88조에 의거해 세무조사와 자료제출 요구 등을 포함한 질문·조사에 대해 거부할 경우 최고 2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그러나 시행령에 따르면 매출규모 '1000억원 이상'이 과태료 분류기준의 마지막 단계이기 때문에, 아무리 대기업이어도 최대 2000만원의 과태료밖에 부과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다국적 기업과 대기업의 악용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관련 자료가 국외에 있어 자료수집이 어려운 역외탈세 조사의 경우 자료제출 요구를 거부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실제로 최근 3년간 과태료를 납부한 법인 243곳 중 76%에 해당하는 185곳은 외국법인이었다.

국세청이 밝힌 사례에 따르면 A 다국적기업의 경우 국내법인이 수백억원에 달하는 원천징수세액 조사를 회피하기 위해 과태료 2000만원만 부담하는 방식으로 질문·조사에 불응하기도 했다.

이에 국세청은 2019년부터 이에 강력 대응하기 위해 과세 쟁점별·기간별 질문·조사에 대한 불응 행위를 각 1건의 위반행위로 보고 과태료를 부과했다. 하지만 법원은 하나의 세무조사 과정에서 1건의 과태료만 인정하고 있다.

다국적 기업이 질문조사·자료제출 요구를 100번 거절해도 국세청이 부과할 수 있는 과태료는 최대 2000만원에 불과한 것이다.

독일, 영국 등은 거부에 대해 고액의 벌금, 징역형 등을 부과해 엄정히 대응하고 있다.

독일은 정보제공과 문서 제출 불응 시 2만5000유로(한화 약 3468만원) 이하의 이행강제금을 시정될 때까지 반복적으로 부과한다. 고의적으로 거짓을 진술하는 경우에는 5년 이하 징역형에 처한다.

영국은 제출 의무를 위반한 경우 최초 300파운드(한화 약 47만원)를 부과하고, 제출 시까지 매일 60파운드(한화 약 10만원) 벌금 또는 2년 이하 징역형을 부과한다.

기획재정부도 이런 한계를 반영해 '2022년 세제개편안'에서 과태료 상한을 2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하고, 시정 요구에 불응할 시 2억원의 과태료를 추가 부과하는 안을 내놨다.

다만 악의적 역외탈세 등을 시도하는 다국적기업, 대기업과 소기업을 구분하고 과태료 부과 기준을 세분화해 소기업 보호와 조사권 실효성 제고를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달 27일 한국세무사회가 주최한 포럼에서는 신재현 세무사가 소기업에게는 최소 500만원이던 과태료가 최소 2500만원으로 상향됨에 따라 세무조사 부담이 커지고 최소한의 질문조사 거부권을 침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악의적으로 세무조사를 거부하는 다국적기업과 대기업의 경우 부담세액에 비하면 1억원의 과태료도 약소해 국세청의 질문·조사권이 무력화될 수 있다"며 "소기업에게는 갑작스러운 과태료 5배 인상이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매출규모에 따라 과태료 구간을 세분화하는 등의 방안을 통해, 소기업은 보호하면서도 악의적 역외탈세와 외국대기업의 조사거부에 엄정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김주영의원실 제공) 2022.09.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김주영의원실 제공) 2022.09.2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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