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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온 '폴링워터 : 감괘'...2톤 물에 튀기는 칼군무 격렬

등록 2022.10.12 16: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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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무용단 1막8장 무용극…초연 1년반만에 재공연

대극장에 가로18m 수조 설치…무용수 50명 환상적 무대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서울시무용단 '폴링워터 : 감괘' 출연 무용수들이 1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무용단연습실에서 공개 시연을 하고 있다. 2022.10.12.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서울시무용단 '폴링워터 : 감괘' 출연 무용수들이 1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무용단연습실에서 공개 시연을 하고 있다. 2022.10.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1. 여성 무용수가 바닥에 흥건한 물을 헤치며 천천히 걸어 나온다. 날갯짓하듯 우아하게 두 팔을 쭉 뻗어내고, 찰랑거리는 물을 살포시 만져본다. 그리고 내면을 바라보듯 물에 나를 비춰본다. 이윽고 또다른 '나'들이 나타난다. 웅장한 음악으로 변하면 남자 무용수들은 물을 가르고 튀기며 역동적인 몸짓으로 전진한다.

#2. 구슬픈 음악이 흘러나오고 꿈에서 깬 남자 무용수는 한탄하듯 물을 휘젓고 내리친다. 세상은 여전히 물속에 잠겨있다. 거센 비바람이 몰아치듯 달려 나가는 무용수들 사이에 남자는 비틀거리다가 싸울 태세를 갖춘다. 격정적인 음악으로 전환되고, 미끄러지고 물보라를 일으키며 운명에 맞서는 군무가 펼쳐진다.

무용수의 몸짓에 따라 물과 물방울이 춤을 춘다. 고요한 물은 무용수의 손끝과 발끝에서 흘러내리고, 다시 격렬하게 튀어 오른다. 초연 1년반 만에 돌아온 서울시무용단의 '폴링워터 : 감괘'가 오는 21일과 22일 총 3회 공연으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오른다.

물을 중심으로 세상의 이치를 춤으로 풀어낸 1막8장의 옴니버스 창작무용극이다. 대극장 무대에는 가로 18m, 세로 12m 크기의 대형 수조가 설치되고 2톤 가량의 물이 매회 사용된다. 50여명의 무용수는 물 위에서 역동적이고 감각적인 칼군무를 선보인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서울시무용단 '폴링워터 : 감괘' 출연 무용수들이 1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무용단연습실에서 공개 시연을 하고 있다. 2022.10.12.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서울시무용단 '폴링워터 : 감괘' 출연 무용수들이 1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무용단연습실에서 공개 시연을 하고 있다. 2022.10.12. [email protected]

'감괘(坎卦, ☵)'는 역학(易學)에서 자연계와 인간계의 본질을 설명하는 기호로 사용하는 팔괘(八卦) 중 하나다. 하나의 양(陽)이 두 음(陰)에 빠져있는 형상으로, 험난한 운명과 물을 상징한다.

태초의 어둠 속, 알에서 깨어나 서툰 날갯짓을 하는 새의 절제된 몸짓으로부터 생명의 근원인 물이 태동하며 극이 시작된다. 만물이 물과 함께 자유롭게 노닐고, 사람들은 물을 지배하고 소유하려 하며 고통이 시작된다. 만겁의 기다림과 운명의 폭풍을 거쳐, 만물이 제자리를 찾아간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서울시무용단 '폴링워터 : 감괘' 출연 무용수들이 1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무용단연습실에서 공개 시연을 하고 있다. 2022.10.12.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서울시무용단 '폴링워터 : 감괘' 출연 무용수들이 1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무용단연습실에서 공개 시연을 하고 있다. 2022.10.12. [email protected]

정혜진 서울시무용단 단장은 12일 세종문화회관 연습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물은 생명의 근원이자 고난과 고통을 뜻한다. 아직 날지 못하는 새가 날기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을 표현한다"며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계속 헤쳐 나갈 수 있는 인간의 의지와 힘, 지혜를 표현한 작품"이라고 밝혔다.

오경택 연출도 "'감괘'의 형상은 새의 몸통과 날개를 상징한다. 인간들의 세상을 멀찍이 바라보고 있는 새가 그들의 고통에 공감하고 아파하며 희망을 노래하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서울시무용단 '폴링워터 : 감괘' 출연 무용수들이 1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무용단연습실에서 공개 시연을 하고 있다. 2022.10.12.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서울시무용단 '폴링워터 : 감괘' 출연 무용수들이 1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무용단연습실에서 공개 시연을 하고 있다. 2022.10.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서울시무용단 '폴링워터 : 감괘' 연출 오경택(왼쪽부터), 지도단원 전진희(안무가), 단장 정혜진, 안무가 김성훈, 지도단원 한수문(안무가)가 1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무용단연습실에서 공개 시연을 마치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2022.10.12.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서울시무용단 '폴링워터 : 감괘' 연출 오경택(왼쪽부터), 지도단원 전진희(안무가), 단장 정혜진, 안무가 김성훈, 지도단원 한수문(안무가)가 1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무용단연습실에서 공개 시연을 마치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2022.10.12. [email protected]


 일반적인 무대가 아닌, 물 위에서 춤추며 색다른 멋을 선사한다. 정 단장은 "물이 더해지면서 에너지를 더욱 채워준다"며 "물을 튀겼을 때 어느 정도 높이가 되고 파문이 일어날지 고려해 전체 작품이 잘 보일 수 있도록 했다. 물도 하나의 출연 요소인 만큼, 그 역할이 크다"고 했다.

안무를 맡은 아크람칸무용단 출신의 김성훈도 "물의 효과에 따라 움직임이 더 극대화될 수 있도록 동작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체력적인 소모도 많을 수밖에 없다. 물의 저항으로 인해 움직임이 느려지기 때문에, 안무의 속도와 무게감에 더욱 신경 쓰고 있다. 연습실에도 무대와 동일한 조건의 수조를 설치해 연습하고 있다. 실제 공연의 3분의1 가량 물을 채워 오후에 두 시간 정도 압축적으로 연습한다.

정 단장은 "물의 저항력 때문에 춤을 춘 후 무용수들의 체력 소모가 크다. 체온 유지와 컨디션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며 "미끄러지지 않도록 신발도 5~6번이 바뀌었고,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빨리 마르는 소재의 의상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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