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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로 나온 수의사들 "동물병원 폐업 느는데 수의대 신설은 예산낭비"

등록 2022.12.22 15:19:03수정 2022.12.22 15: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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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수의사회·시도수의사회 등 22일 결의대회

"특정분야 수의사 부족 처우개선해 해결해야"

"정부 수의대 신설보다 기존 수의대 지원해야"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대한수의사회 관계자들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부산대 수의대 신설 저지 및 동물진료권 확보를 위한 전국 수의사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2022.12.22.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대한수의사회 관계자들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부산대 수의대 신설 저지 및 동물진료권 확보를 위한 전국 수의사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2022.12.2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수의사계가 부산대의 수의과대학 신설 추진을 저지하기 위해 집단행동에 나섰다. 지난 9일 수의대 신설 저지 결의 성명을 발표한 후 국회 앞 1인 시위에 돌입한 데 이어 집회를 열고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대한수의사회 중앙회·17개 시도 수의사회·한국동물병원협회·한국수의과대학협회 등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수의사·학생 등 1000명 가량(주최 측 추산)이 모인 가운데 '전국 수의사 결의대회'를 열고 "부산대는 수의대 신설 추진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허주형 대한수의사회 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수의대가 신설된다고 해도 수의 전문인력 불균형이 해소되거나 전문 인력이 양성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오히려 국가예산을 낭비할 뿐만 아니라 다른 수의과대 신설의 신호탄이 될 수 있어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동덕여대, 공주대, 서남대, 목포대, 한남대, 중앙대 등 13곳이 수의대 신설을 희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대는 수의대를 신설해 지역 간 수의사 인력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부산지역 학생들은 수의사가 되기 위해 다른 지역 수의대로 진학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가축전염병 관리에 필요한 가축방역관을 늘리고, 수의사 연구인력을 보충해 낙후된 부산·경남의 바이오·의약품 관련 산업을 활성화하려면 수의대 설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의계는 국내 수의사 수는 이미 공급초과 상태라며 수의과대학 신설을 반대하고 있다. 이날 결의대회에서는 대한수의사회 중앙회, 17개 시도 수의사회, 한국동물병원협회, 한국수의과대학협회 등 33개 단체가 참여한 결의문이 채택됐다.

대표자로 나선 문두환 대한수의사회 산업동물 부회장·이진환 한국수의과대학학생협회 회장은 결의문을 통해 "부산대는 어려움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수의계의 현실을 외면한 채 무리하게 수의과대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우리나라는 수의사 공급 과잉 국가로 자가진료마저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어 동물병원 폐업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며 "또 수의사 면허를 취득하고도 다른 분야에 종사하는 수의사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는 캐나다, 호주 등 보다 수의사 한 명이 담당하는 가축이나 반려동물 수는 적은 반면 이들 국가보다 수의과대학의 수는 더 많다"면서 "반려동물 선진국인 미국이나 영국과 비교하면 담당 동물의 수 차이는 더욱 커진다"고 알렸다.

특정 분야 수의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면 수의과대학 신설이 아닌 처우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들은  "산업동물, 공무원 등 특정 분야에서의 수의사 부족은 열악한 환경과 처우에 기인한다"면서 "부산대가 주장하는 수의과대 신설로는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 분야에 대한 처우 개선이 없다면 동물방역과 식량안보, 공중보건을 지키기 위한 수의사들은 점점 부족해질 수밖에 없다"며 "정부와 국회는 사명감으로 버티고 있는 이들의 처우개선에 앞장설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정부는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수의과대 신설보다 기존 수의대 교육 강화에 투자해야 한다"면서 "사회가 원하는 수준 높은 수의사 양성 체계를 갖추고 동물의료체계 정비, 필수 분야 처우 개선 등 수의사가 각 분야에 고르게 진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수의계는 부산대의 수의대 신설 시도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계속 추진될 경우 강력히 저지할 것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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