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원 원장 "관광수지 적자 해법은 지역 콘텐츠 강화"[문화人터뷰]
한국문화관광연구원장 취임 1년
"현장 소통·컨설팅 교육 강화할 것"

김세원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원장.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세계적으로 K-팝과 K-드라마가 인기인데 왜 관광수지는 여전히 적자일까요?"
최근 서울 방화동 문광연 집무실에서 만난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김세원(63) 원장은 관광수지 적자의 해법으로 '지역관광 콘텐츠 강화'를 꼽았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세계적으로 K-컬처의 영향력이 커졌지만 2001년 이후 20년 이상 이어져 온 관광적자는 여전하다. 올 상반기 우리나라 관광수지 적자는 46억5000만달러(약 6조3000억원)에 이른다. 2018년 이후 5년 만에 최대폭이다.
김 원장은 "우리 관광지는 너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며 "일본의 경우 지방마다 특색 있는 관광지와 프로그램이 있어 홍보가 활발하고 지역국제공항이 많은데, 우리는 지역 고유의 콘텐츠들이 덜 알려졌다"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일본 돗토리현 사카이미나토시 요괴마을, 난쟁이의 도시로 꾸며진 폴란드의 고도시 브로츠와프, 스위스의 작은 도시 다보스에서 열리는 '다보스포럼'을 대표적인 지역콘텐츠 성공사례로 꼽았다.
"사카이미나토시는 인구 3만5000명 정도의 쇠락한 시골마을이었지만 이곳에서 태어난 인기만화 '게게의 기타로' 작가 미즈키 시게루의 세계관을 기반으로 '요괴마을'로 꾸민 후 2010년에 372만명의 관광객이 찾아왔어요. 지금도 연 평균 172만명이 방문하고 있죠."
김 원장은 '다보스'에 대해서는 "마이스(MICE:회의·포상·박람회·전시회)의 대표적 성공 사례"라고 설명했다.
"스위스 다보스는 인구가 1만명이 안 되는 작은 마을이었어요. 원래 결핵요양원이 이곳에 있었는데 결핵이 퇴치되고 난 후에는 역할을 잃었죠. 클라우스 슈밥이 다보스포럼을 열기 시작하면서 이 마을에는 매년 세계적인 정·재계 유명인사들이 모여들었죠. 마을은 세계적으로 유명해졌고, 관광객들도 모여들었습니다. 위치는 중요하지 않았어요. 다보스는 교통이 불편해서 오히려 좋아요. 넘어진 김에 쉬다 가자는 식으로 머무르며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요."
김 원장은 앞으로 지역의 관광 역량을 키우기 위해 정책 연구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컨설팅과 교육을 강화할 계획이다.
"200여 명의 저희 연구원 직원 중 80% 이상이 문화관광 분야 석·박사입니다. 오랜 기간 연구하며 경험을 축적해왔죠. 지자체에서 지역관광 업무를 다루는 공무원들은 최신 트렌드와 정보를 쉽게 찾기 힘든데, 저희 연구원이 우수사례를 공유하고, 교육과 컨설팅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려 합니다. 최근에 전국 지자체 관광담당 공무원 130명과 여수를 찾아 워크숍을 가졌는데, 그것보다 더 확장된 형태가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관광아카데미나 대학원대학(특정분야 전문가 양성을 위해 석박사 과정만 두는 대학교) 형태로 추진도 생각 중입니다."
지난해 10월 취임 이후 줄곧 직원들에게 '현장'을 강조하고 있다. '문화가 있는 현장, 예술로 소통하는 KCTI'를 추진하며 직원들과 함께 금나래 아트홀, 스페이스 K, 청와대 개방 1주년 기념 전시 공간, 서울세계무용축제 등을 방문했다.
"최인훈 소설가의 '광장'이라는 작품을 보면 보면 '광장'과 '밀실' 이야기가 나옵니다. 연구에 집중할 때는 '밀실'에 있어야겠죠. 하지만 때로는 '광장'에 나와야 해요. 밀실에 계속 있으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살아남기가 쉽지 않고, 철 지난 이야기를 하게 될 가능성이 많아져요. 저는 그 광장이 현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경험이 녹아들어 살아 숨쉬는 현실과 맞닿은 정책 연구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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