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제도 국가 미래 결정할 총선, 17일 실시
'대만 단교·中 수교' 소가바레 총리 연임 성공 여부 최대 관심사
中과 中영향력 강화 막으려는 美·濠등 친서방 세력 대리전 양상
2022년 中과 비밀안보협정, 中해군기지 건설·병력주둔 등 허용 우려
[베이징=AP/뉴시스]중국을 방문한 머내시 소가바레 솔로몬제도 총리(왼쪽)가 2023년 7월10일 베이징에서 리창(李强) 중국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남태평양에서 중국이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솔로몬제도가 17일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총선을 실시한다. 2024.04.16.
[멜버른(호주)=AP/뉴시스] 유세진 기자, 우 = 남태평양에서 중국이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솔로몬제도가 17일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총선을 실시한다.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50명의 국회의원을 뽑는 이번 총선은 1978년 독립 이후 가장 중요한 선거라는 관측 속에 솔로몬제도 국민들은 국가 경제와 생활비 급등을 가장 큰 문제로 꼽고 있지만, 국제사회에서는 머내시 소가바레 현 총리가 재선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인지 여부가 최대 관심사이다.
소가바레 총리는 자신이 3번째로 총리직에 올랐던 지난 2019년 대만과의 오랜 관계를 끊고 중국과 수교, 중국이 남태평양에서 해군 거점을 확보할 것이라는 우려를 촉발시켰었다. 국내적으로도 그의 친중국 정책에 반대, 대만과의 관계를 유지할 것을 주장하는 반발 속에 시위와 폭동이 잇따르는 등 혼란을 불렀었다.
소가바레는 이번 총선에서 4번째 총리직 도전이자 1978년 독립 이후 최초로 연임에 도전하고 있다. 그의 연임 여부에 국제사회가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그가 2022년 중국과 비밀 안보협정을 체결한 때문이다. 이 협정의 자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중국이 솔로몬제도에 해군기지를 건설하고 중국 군대와 경찰이 법 집행을 담당하도록 허용하는 등 솔로몬제도 내 중국 군사력을 크게 증가시킬 것이라는 우려로 미국과 호주, 뉴질랜드 등에 충격을 주고 경종을 울렸었다.
이때문에 이번 총선은 소가바레 총리를 지지하는 중국과 그의 친중국 정책에 반대하는 미국 등 서방 진영 간 대리전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소가바레의 친중국 정책에 반대하며 총선에서 승리하면 대만과의 관계를 다시 회복할 것이라고 밝힌 친미·친서방 성향의 피터 케닐로레아 주니어 하원의원이 소가바레 총리의 최대 경쟁자로 꼽히고 있다. 케닐로레아는 "솔로몬제도 국민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빵과 버터'이지 중국과의 관계가 아니다. 국민들은 일상생활에서의 건강, 교육, 교통 문제 등에 신경을 쓴다"고 주장했다.
이번 총선에는 소가바레 총리의 연임 저지를 위해 케날로레아 외에 고든 다아시 릴로 전 총리, 매튜 웨일 야당 대표 등이 도전하고 있다. 이들 야당 세력들이 선거에서 협력을 통해 공동 보조를 취할 수 있을 것인지에 따라 소가바레 총리의 운명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선거 결과를 점치기는 어렵지만 소가바레 총리가 패한다 해도, 중국은 솔로몬제도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강화를 위해 친중국 성향 인물이 새 총리가 되도록 배후에서 노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한편 선거를 둘러싸고 중앙정부의 집중 지원 속에 소가바레 총리의 친중국 정책을 지지하는 과달카날 섬과 친대만 성향의 말레이타섬 간·부족 간 충돌 우려 및 광범위한 빈곤과 높은 청년 실업률로 얼룩진 불안으로 인한 폭력 사태 발생 등도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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