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컵라면이었다면"…기내식 쏟아지는 난기류 더 늘었다
최근 대한항공 울란바트르 노선 난기류로 크게 흔들려
승객 등 10여명 다쳐, 착륙 후 치료
올 들어 난기류 1만4820건, 지난해 72% 차지
난기류 갈수록 늘어 '컵라면 중단' 적절했다는 평가
단 일반석만 없앤 것은 형평성 논란 불러
[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2020.07.16. [email protected]
대한항공이 오는 15일부터 안전을 위해 일반석에서 뜨거운 물로 조리해야 하는 컵라면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는데 최근 난기류 발생 빈도가 급증한 것을 감안하면 적절한 대응책이라는 목소리가 많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8시10분께 승객 281명을 태우고 인천공항을 출발한 대한항공 KE197편 항공기가 중국 톈진 공항 북동쪽 상공을 지나다가 중고도 3만4100피트(약 10.4㎞) 지점에서 난기류를 만났다.
약 15초 동안 기체가 위아래로 심하게 흔들리고, 수 초 동안 급강하하는 등 극심한 난기류였다. 공교롭게도 난기류 비행 당시 기내식을 제공하던 중이어서 승객들이 제공받은 기내식과 식기류가 일제히 바닥으로 쏟아졌다. 또 과일 음료가 기내 천장에까지 묻기도 했다.
당시 난기류로 승객과 승무원 10여명이 목과 허리에 통증을 호소했지만 다행히 크게 다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울란바토르 공항 착륙 직후 진료를 받았고, 모두 이상 없이 입국 절차를 마쳤다.
올 상반기 국적 항공사들이 겪은 난기류는 1만4820건으로 지난해 1년 동안 발생한 난기류(2만575건)의 72%에 달한다. 2019년과 대비하면 2배 이상으로 크게 늘었다.
지형적 특성, 기압, 기온, 제트기류, 지구 온난화 등이 난기류 주 원인으로 꼽힌다. 난기류는 특히 기상 레이더로도 70~80% 정도까지만 예측 가능해 완벽한 대응은 어렵다는 게 정설이다.
이번 난기류 사고로 대한항공이 결정한 일반석 컵라면 서비스 중단은 적절한 대응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오는 15일부터 장거리 노선 기내 간식 서비스를 리뉴얼하며 일반석 컵라면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다.
난기류 증가에 따른 안전상 이유다. 컵라면 서비스의 경우, 뜨거운 물 때문에 화상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선 형평성 논란을 제기한다. 컵라면 서비스 중단이 전체 좌석이 아닌 일반석 승객에게만 적용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측은 이에 대해 "일반석의 경우 승무원이 뜨거운 물을 부은 컵라면을 한꺼번에 여러 개 옮겨야 하고, 승객들이 밀집돼 화상 위험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컵라면 서비스를 중단하는 대신 기내식 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해 기존에 제공하던 샌드위치 외에 콘덕, 피자, 핫포켓 등 다양한 기내 간식을 새롭게 선보일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부터는 중장거리 전 노선을 대상으로 난기류 증가 추세에 대비해 객실 서비스를 기존 대비 20분 앞당겨 착륙 40분 전에 마무리하고 있다.
항공기가 고도를 낮추는 시점에 온도차가 커지면서 상승기류 발생이 잦아지므로 본격적인 하강 전에 모든 객실 서비스를 끝내겠다는 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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