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은진, 7년만의 연극 무대…"이게 무대의 맛"
헨리에타 레빗 일대기 그린 '사일런트 스카이'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립극단 연극 '사일런트 스카이' 배우 안은진(헨리에타 레빗 역)이 9일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4.12.09. [email protected]
드라마와 영화에서 활약하고 있는 배우 안은진이 7년 만에 국립극단 '사일런트 스카이'로 연극 무대에 섰다. 여성에게는 투표권조차 허용되지 않았던 시대를 살았던 천문학자 '헨리에타 레빗'의 인생과 업적을 담아낸 작품이다.
안은진은 "드라마는 중요한 부분을 가까이 촬영할 수 있지만 무대연기는 멀리서 전체를 봐야 하니까 표정과 말 말고도 몸이 주는 힘과 감각을 빨리 찾아야 했다"며 "(전)미도 언니에게 전화해 몸의 표현을 확장시키고 싶다고 했더니 좋은 솔루션을 줘서 도움을 받았다"고 전했다.
남성 연구자들에게만 망원경 사용이 허용되던 시절, 레빗은 세페이드 변광성의 광도와 주기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레빗 법칙'을 발견했다. 이를 토대로 에드윈 허블이 1929년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허블의 법칙'을 입증하면서 레빗은 우주 팽창 발견에 중요한 초석을 다진 천문학자로서 사후에 그 업적을 제대로 인정받았다.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실존인물을 주인공으로 하는 연극이기에 낯선 캐릭터가 주는 신선함이 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립극단 연극 '사일런트 스카이' 윤색·연출 김민정(왼쪽부터), 배우 홍서영(마거릿 레빗 역), 안은진(헨리에타 레빗 역), 박지아(윌러미나 플레밍 역), 조승연(애니 캐넌 역), 정환(피터 쇼 역)이 9일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4.12.09. [email protected]
안은진은 "캐릭터를 연구하는데 있어 우주, 하늘, 별의 이야기와 가까워지는 것부터 먼저 시작했다"며 "과학이 전해주는 위로와 울림이 있구나를 느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여성이건 남성이건 한 인간으로서 모두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며 "남녀노소 위로받을 수 있는 작품이기에 많은 분들이 찾아오고 계신 것"이라고 했다.
여성들의 연대가 빛나는 작품이다. 레빗 이외에도 항성 분류법의 기준을 마련한 '애니 캐넌'(조승연), 하버드 천문대의 1세대 인간 컴퓨터이자 광도 측정가 '윌러미나 플레밍'(박지아)이 존재감 큰 역할로 등장한다.
[서울=뉴시스] 연극 '사일런트 스카이' 공연 모습. (사진=국립극단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박지아는 "윌러미나는 아들을 혼자 키우는 스코틀랜드 출신 이민자로 생활력과 책임감이 강한 여성"이라며 "작품에 몰입하지 못해고 개인적인 일로 힘들때마다 '윌러미나도 나와 같이 없는 시간을 쪼개가며 일 하면서도 많은 업적을 이뤄낸 대단한 여성이구나' 하면서 제 상황을 윌러미나와 동일시하기도 했다"고 했다.
뮤지컬 무대에서 주로 활동한 홍서영은 작곡가의 꿈을 품은 헨리에타의 동생 마거릿 역을 연기한다. 헨리에타는 마거릿의 피아노 연주를 듣다가 별의 밝기와 음계 간 유사성을 파악해 '레빗 법칙'을 발견했다.
홍서영은 직접 피아노를 연주했다고 한다. 그는 "작품 안에 음악이 녹아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간단한 피아노 연주 몇 개로 시작했다가 점점 범위가 넓어져서 준비를 많이 했다"며 "미스 터치 하나 없게 하려고 연습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연극 '사일런트 스카이' 공연 모습. (사진=국립극단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연극은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오는 28일까지 공연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