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까지 강달러 예상…삼성·SK하닉, 美 공장 부담 가중
환율, 2년 만에 최고치…1400원대 고착
삼성·SK하닉, 美 공장 투자비도 오를 듯
환율 10원 오르면 1000억원 부담 늘어
"美 공장 투자 전략 다시 점검해야"
[서울=뉴시스]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하고 있는 반도체 공장. (사진 = 삼성전자) 2024.07.2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 같은 고환율 기조로 미국에서 반도체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투자비도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원자재값과 인건비 상승에 고환율 악재까지 겹치면서 기업들은 각종 투자를 효율화해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기준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30원을 넘어섰는데 이는 2022년 10월 이후 2년 1개월 만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6.8원 오른 1426원에 거래를 시작하는 등 연일 고환율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안 '투표 불성립'으로 정국이 얼어붙는 등 리스크가 확대된 여파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미국에 반도체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투자비 부담도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달러화 가치 상승으로 미국 현지에서 반도체 장비와 설비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비용이 더 늘어날 수 있다.
삼성전자는 170억 달러(24조3800억원)를 들여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최첨단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다. 2030년까지 총 450억 달러(64조5200억원)를 투자한다. SK하이닉스도 39억 달러(5조6000억원)를 투입해 인디애나주에 첨단 패키징 공장을 세울 예정이다.
원·달러 환율이 10원 상승할 때마다 수 백억원에서 많게는 1000억원이 넘는 추가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최근 미국의 원자재값과 인건비가 급격하게 상승한데다 고환율까지 겹치면서 이들 기업의 투자 부담은 가중될 수 밖에 없다. 특히 TSMC와 인텔 등 경쟁사들도 비슷한 시기 대규모 공장 건설에 나서면서 원자재값 및 인건비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게다가 아직 미국 정부의 반도체 보조금 규모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 정국 불안으로 보조금이 삭감될 우려도 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인텔에 대한 보조금 규모를 기존보다 9000억원 줄였다.
업계에서는 대외적 상황을 고려할 때 국내 기업들이 지금부터 투자 여력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해진 예산 안에서 선별적으로 투자 효율화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SK하이닉스는 3분기 콘퍼런스콜(전화회의)을 통해 수익성에 기반한 투자 효율성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도 적자 폭이 큰 파운드리에서 투자 효율성을 고려해 투자 규모 축소 입장을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정학적 불안에 환율까지 치솟으며 기업들이 투자 전략을 재점검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미국 공장의 효과적인 건립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삼성전자가 미국에 450억 달러(62조3000억원)를 투입하며 대규모 반도체 생산·연구개발(R&D) 단지를 구축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5일 삼성전자에 대한 미국 반도체 보조금 지급 계획(64억 달러)이 발표했다. TSMC도 애리조나주를 거점 삼아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고 있어 미국에서 '텍사스 vs 애리조나'의 첨단 반도체 경쟁 구도가 갖춰질 전망이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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